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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력망에 꽂는다"… 日 경제산업상 "대미 패키지 3차 후보는 '소형 원자로·전력'"

아카자와 경제산업상 "美 AI 전력난 공동 대응… 차세대 SMR 다시 유력 옵션 부상"
원전 사고 배상 책임 선긋기 "日 정부는 금융기관 역할… 책임 면책 서면 보장받을 것"
총 5,500억 달러 중 1·2차 1,090억 달러 집행… 트럼프의 '천문학적 요구' 뚫은 협상 막전막후 공개
일본 경제산업상 아카자와 료세이가 2024년 10월 1일 일본 도쿄에 있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관저에 도착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경제산업상 아카자와 료세이가 2024년 10월 1일 일본 도쿄에 있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관저에 도착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인프라 폭증으로 미국 전역에서 극심한 전력 부족 사태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미·일 관세 협정에 따라 일본이 약속한 총 5,500억 달러(약 74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금융 지원 패키지의 차기 핵심 타깃으로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를 비롯한 차세대 전력 산업이 전격 낙점됐다.

미국과의 고위급 관세 협상을 총괄 지휘했던 아카자와 료세이(赤沢亮正) 일본 경제산업상(무역장관)은 닛케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차기 대미 3차 투자 후보군의 최우선 순위로 전력망과 차세대 원전을 지목하며, 미국 내 전력 공급 안정을 위해 양국이 원자력 르네상스에 공동보조를 맞출 것임을 공식화했다.

특히 원전 사고 발생 시 일본 측이 지게 될 수 있는 천문학적 배상 책임 우려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는 자금을 집행하는 금융기관 역할에 불과하며, 사고 책임을 일절 지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을 서면으로 확실히 보장받겠다"고 선을 그었다.

9월 13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인터뷰 보도에 따르면, 아카자와 경산상은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후속 투자 협상 진행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확실한 분야는 전력"… SMR·가스발전 이어 차세대 원전 재부상


아카자와 장관은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투자 프로젝트의 가장 확실한 분야는 단연 전력 부문"이라며 "우리는 미국 내 전력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안전성과 설치 유연성이 뛰어난 차세대 원자로인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가 다시 주요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음을 확인했다.

이는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무탄소 기저부하인 원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요구와 완벽히 맞아떨어진다.
원자력 투자에 수반되는 방사능 누출 사고 배상 책임 문제에 대해 아카자와 장관은 확고한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프로젝트의 자금을 중개하고 대출·보증을 제공하는 일종의 '금융기관'으로 기능할 뿐"이라며 "일본 측이 원전 사고 책임을 질 가능성은 전혀 없으며, 이를 미국 정부와의 공식 서면 합의로 명문화해 리스크를 원천 차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양국 정부는 지난주 장관급 협의를 통해 전력망 외에도 첨단 AI 연산 인프라 및 반도체 공급망 관련 협력 프로젝트도 함께 검토 대상에 올린 상태다.

5,500억 달러 중 20% 집행 완료… "수익성 입증은 美 정부 몫"


미국과 일본은 지난 2025년 7월, 일본산 대미 수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면제·유예받는 대가로 미국 내 전략 프로젝트에 총 5,500억 달러(약 740조 원) 규모의 투자 및 정책금융을 투입하기로 전격 합의한 바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집행 실적은 총 2차례에 걸쳐 약 1,090억 달러(전체 약속의 약 20%) 수준이다.

1차 패키지(2026년 2월)는 천연가스(LNG) 화력발전소, 텍사스 연안 원유 수출 터미널 인프라, 반도체 방열용 산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제조 시설 등으로 확정되었으며, 2차 패키지(2026년 3월)는 소형 모듈 원자로(SMR) 초도 실증 사업 및 대규모 천연가스 발전 복합단지 조성 사업 포함되었다.

아카자와 장관은 3차 투자 패키지의 최종 확정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날짜를 못 박지 않았다.

그는 "충분한 상업적 수익성이 있고 일본 국익에도 명확히 부합하는 양질의 프로젝트를 발굴해 제시할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 정부에 있다"며 "미국 측 제안의 타당성을 꼼꼼히 실사해야 하므로 최종 결정까지는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의 천문학적 요구에 버텼다"… 쌀 개방 카드로 돌파구 연 막전막후


아카자와 장관은 최근 관세 협상 비화를 담은 저서를 출간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치열했던 담판 과정을 생생히 털어놓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최종 타결된 5,500억 달러보다 '훨씬 더 큰 천문학적 액수'의 투자 패키지를 집요하게 요구했다"고 회고했다.

특히 2025년 7월 트럼프와의 70분간 단독 담판 당시, 3분의 2가 넘는 시간 동안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몰아붙이자 수십 번이나 발언권을 요청하며 결사적으로 일본의 입장을 방어했다고 썼다.

아카자와는 "만약 내가 거기서 침묵했다면 트럼프는 '그럼 합의된 것으로 알겠다'며 협상을 끝내버렸을 것이고, 우리는 일방적인 굴욕적 합의를 떠안아야 했을 것"이라며 "결국 관세 없는 최소시장접근(MMA) 쿼터 내에서 미국산 쌀 수입을 확대하는 우회 카드를 전격 제시함으로써 협상의 교착 상태를 깨뜨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장관과의 인간적 유대감이 파국을 막은 일등공신이었다고 평가했다.

루트닉 장관은 2001년 9·11 테러로 친형을 잃었고, 당시 일본 운수성 관료였던 아카자와 장관은 520명이 사망한 1985년 일본항공(JAL) 123편 추락 참사 수습을 지휘했던 공통의 비극적 트라우마를 공유하며 두터운 신뢰를 쌓았다는 후문이다.

아카자와 장관은 "루트닉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열 번 넘게 설득해 양해를 구해낸 것이 협정 타결의 결정적 열쇠였다"고 감사를 표했다.

일본의 대미 전력·원전 투자 집중 전략은, 향후 ‘천문학적인 관세 장벽을 피하기 위해 약속한 5,500억 달러 대미 투자금을 AI 전력난에 허덕이는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SMR 및 발전소 인프라에 집중 투입함으로써 경제적 반사이익과 동맹 안보를 동시에 챙기려는 치밀한 실리 외교’인 동시에 ‘사고 면책 서면 보장을 지렛대 삼아 일본 중공업 원전 메이저들의 글로벌 시장 재진출 활로를 미국의 안방에서 열어젖히려는 전략적 원전 굴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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