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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의 80%는 청정에너지로"… 中, '동수서산' AI 데이터센터에 '그린 규제' 칼 뺐다

네이멍구·구이저우·간쑤 등 서부 8대 연산 허브 신규 하이퍼스케일 센터에 전격 적용
가동 전력 80% 이상 풍력·태양광·수력 직결 의무화… PUE 1.15 이하로 '액랭' 도입 강제
기가와트(GW)급 AI 클러스터 탄소 배출 선제 차단… 글로벌 ESG 부합하는 '저탄소 AI 거점' 구축

2026년 9월 9일, 중국 동부 장쑤성 양저우에서 연못 위에 태양광 패널이 보인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9월 9일, 중국 동부 장쑤성 양저우에서 연못 위에 태양광 패널이 보인다. 사진=AFP/연합뉴스


인공지능(AI) 초대형 모델 학습과 연산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면서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전력 먹는 하마'로 전락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국가 핵심 디지털 전략인 '동수서산(東數西算·동부의 데이터를 서부에서 연산)' 연계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에 대해 사상 가장 강력한 '친환경 전력 의무화 가이드라인'을 전격 발표했다.

앞으로 네이멍구, 구이저우, 간쑤 등 서부 지역 8대 국가 데이터센터 허브에 신설되는 모든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는 소비 전력의 최소 80%를 현지 풍력, 태양광, 수력 등 청정 재생에너지로 의무 충당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력효율지수(PUE)를 1.15 이하로 강력히 제한함으로써, 전통적인 공랭식 에어컨을 퇴출하고 고효율 액체 냉각(Liquid Cooling) 설비 도입을 의무화했다.

중국의 경제 중심지인 동부 연안의 송배전망 과부하를 덜어내는 동시에, AI 인프라 확장에 따른 탄소 배출 증가를 사전에 차단하고 글로벌 ESG 규격에 부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넷제로 그린 AI 클러스터'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9월 13일(현지시각) 중국 관영 일간지 차이나데일리 홍콩(China Daily Hong Kong)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에너지국(NEA)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국가데이터국과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동수서산 허브 녹색 전력 통합 연계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즉각 시행에 돌입했다.

서부 8대 허브에 '재생에너지 80%' 의무화… 송전망 대신 '현지 직접 소비'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서부 지역에 집중 조성되는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 시설의 전력원을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완전히 묶어두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지정한 서부 8대 국가 연산 허브(네이멍구, 구이저우, 간쑤, 닝샤 등)에 신규 구축되는 AI 데이터센터는 전체 사용 전력의 최소 80% 이상을 현지 녹색 전력망 직결 또는 녹색 전력 장기 구매계약(PPA)을 통해 조달해야 인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중국 서부 내륙의 만성적인 전력 문제였던 '신재생에너지 출력 제한(기풍·기광, 발전된 전기를 소화하지 못해 버리는 현상)'을 데이터센터라는 막대한 전력 수요처를 통해 현지에서 직접 흡수·소화(소납)하는 일거양득의 구조를 완성하기 위함이다.

동부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AI 추론 및 비실시간 대규모 모델 사전 훈련 데이터를 초고속 광통신망을 통해 서부 사막 및 고원 지대로 전송하고, 서부의 풍부한 풍력·태양광·수력 전력으로 처리함으로써 동부 연안의 화석연료 발전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게 된다.

PUE 기준 1.15로 대폭 강화… 고효율 '액체 냉각' 도입 의무화

에너지 소비 효율에 대한 잣대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가이드라인은 신설 데이터센터의 전력효율지수(PUE) 상한선을 '1.15 이하'로 못 박았다.

PUE는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소비량을 순수 IT 서버 장비 전력 소비량으로 나눈 수치로, 1.0에 가까울수록 냉각이나 조명 등에 낭비되는 전력이 적다는 의미다.

통상적인 글로벌 공랭식 데이터센터의 PUE가 1.4~1.6 수준에 머무는 점을 고려할 때, 1.15는 에어컨 방식으로는 도달이 불가능한 극한의 고효율 수치다.

이에 따라 화웨이, 알리바바, 텐센트, 차이나텔레콤 등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자들은 서버 랙에 냉각액을 직접 순환시키는 '콜드 플레이트(Cold Plate)' 방식이나 서버를 절연성 냉각유에 완전히 담그는 '액침 냉각(Immersion Cooling)' 기술을 필수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실제로 닝샤 중웨이와 구이저우 구이안 등 서부 선도 기지에서는 연평균 기온이 낮은 서늘한 외기를 활용하는 자연 냉각과 결합한 첨단 액랭 시스템이 전면 도입되고 있다.

글로벌 AI 전력 쇼크 속 '탄소 장벽' 선제 방어

중국 정부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급에 엄격한 환경 규제를 선제 도입한 배경에는 '글로벌 탄소 장벽 및 AI 전력난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모델 고도화로 인한 전력망 붕괴와 탄소 배출 급증이라는 역풍에 직면한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2024년 말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용량 18억 8,900만 kW 돌파)를 AI 연산 인프라와 기획 단계부터 결합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나 글로벌 고객사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친환경 AI 컴퓨팅 토큰'을 저렴한 원가에 대량 공급할 수 있는 국가적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의 신규 AI 데이터센터 녹색 전력 80% 의무화는, 향후 ‘초거대 AI 학습에 수반되는 기가와트급 전력 부하를 서부의 무한한 풍력·태양광 발전과 직접 결합해 국가 송배전망의 안정성을 지켜내려는 치밀한 에너지-디지털 융합 정책’인 동시에 ‘액체 냉각과 청정에너지 인프라를 표준화함으로써 미국과의 AI 인프라 장기전에서 원가 경쟁력과 글로벌 탄소 규제 방어력을 동시에 쥐려는 중국식 그린 테크 굴기의 결정적 전환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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