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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바다서 건진 美 AI 잠수정…이란의 장담은 ‘암호 방벽’에 막혔다

— 고장 표류냐 나포냐…선전전 뒤편, 하드웨어 열려도 못 뚫는 ‘소프트웨어 자물쇠’
— 2011년 RQ-170 복제 전례에 기술 유출 촉각…역설계 한계론도 팽팽
— 유무인 복합체계 속도 내는 K-방산, '고립 시 기밀 원격 소거' 핵심 과제로 부각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 해군 지원 임무에 투입됐던 상용 자율 수중 드론 ‘다이브-LD(Dive-LD)’를 확보해 내부 장비 분석에 착수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 해군 지원 임무에 투입됐던 상용 자율 수중 드론 ‘다이브-LD(Dive-LD)’를 확보해 내부 장비 분석에 착수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 해군 지원 임무에 투입됐던 상용 자율 수중 드론 다이브-LD(Dive-LD)’를 확보해 내부 장비 분석에 착수했다.

로이터는 202699(현지시각) 미 해군 측이 해당 기종의 고장 표류 사실을 확인했으나, 실제 이란이 기술을 온전히 복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안은 적성 해역에서 통제권을 상실했을 때 발생하는 기밀 유출 리스크를 드러내며,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Navy Sea GHOST)를 구축 중인 한국 방위산업계에도 비상 보안 프로토콜 고도화라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나포주장하는 이란 vs ‘고장 표류 수거맞서는 미국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군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 해상에서 미국 방산기업 안두릴(Anduril Industries)의 대형 자율 무인잠수정(AUV) 다이브-LD를 확보했다. 다이브-LD는 수중 감시 정찰과 해저 지형 측량 등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장비로, 사람의 개입 없이 최장 10일간 자율 작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 정부는 외교 채널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협 통제력을 부각하는 대외 선전에 나섰다. 주가나 이란 대사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기기를 손상 없이 확보했다고 밝히며 해협 통제 능력을 과시했다.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모나 야쿠비안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해협 장악력을 과시하고 대미 억제력을 선전하기 위해 이번 수거 건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 해군 측은 해당 기종이 상용 시험 단계의 구형 모델이며, 작전 수행 중 기계적 결함으로 작동 불능 상태에 빠져 해수면에 떠 있던 것을 이란군이 건져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포가 아닌 고장 기기의 수거라는 취지다.

2011년 스텔스기 복제 악몽 소환…소프트웨어 방벽 뚫릴지는 미지수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기기를 분해해 무인 수중 무기 개발 역량을 끌어올리려 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파르진 나디미 선임연구원은 이번 무인잠수정 확보가 이란의 비대칭 해상 수중 무기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란은 2011년 미국 스텔스 정찰 드론 RQ-170 센티넬을 확보한 뒤 외형을 모방한 무인기를 자체 개발해 공개한 전례가 있다.

다만 외형적 하드웨어 분석을 넘어 핵심 자율운항 및 항법 알고리즘까지 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허드슨 연구소 국방 개념 및 기술 센터의 브라이언 클라크 소장은 하드웨어가 물리적으로 노출되더라도 내부 소프트웨어에 다층 암호화 등 엄격한 보안 방벽이 적용돼 있어 실질적인 핵심 기술 탈취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단기간 내 전력 균형을 바꿀 만한 수중 기술 혁신을 이루기는 어렵더라도, 미 무인 자산 운용 전반의 작전 보안성에는 일정 수준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K-해양 방산에 던져진 과제…'원격 제로화' 등 보안 프로토콜 필수화 전망


원격 운용 장비의 적성 해역 노획 사례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내 방산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국내 방산업계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대형 무인잠수정(UUV)과 무인수상정(USV) 등 핵심 해상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화시스템과 LIG D&A 자율운항 체계와 음향 센서, 임무 제어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고 있다.
방산업계 전문가들은 무인체계가 고립되거나 통신이 두절되는 비상 상황에 대비한 보안 메커니즘이 향후 무인체계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기가 표류하거나 적군에 노획될 위기에 처했을 때 탑재된 암호 키와 핵심 알고리즘을 즉각 삭제하는 '원격 제로화(Zeroize)' 기술이나 물리적 기밀 파기 프로토콜이 필수 요건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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