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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투자 없다더니"… 中 CATL, 헝가리 데브레첸에 또 신규 배터리 공장 추진 논란

4만 4000㎡ 규모 셀 재포장·모듈·팩 조립 시설 신설… 2025년 말 착공 앞두고 환경영향평가 개시
"더 이상의 배터리 유치 없다"던 헝가리 정부 공언 뒤집혀… 주민·환경단체 거센 반발 예고
연간 유해폐기물 85t·비유해폐기물 2200t 발생 전망… 일대 대형 화물차 통행량 2배 급증 우려
중국 배터리 대기업 CATL이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쇼를 앞두고 테크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배터리 대기업 CATL이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쇼를 앞두고 테크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이 헝가리 데브레첸(Debrecen)에 대규모 배터리 모듈 및 팩 조립을 위한 신규 공장 건설을 비밀리에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지역사회의 극심한 환경 반발을 의식해 "데브레첸에 더 이상의 배터리 관련 추가 투자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헝가리 정부와 지자체의 약속이 사실상 뒤집히면서, 현지 주민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정치·사회적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9월 2일(현지시각) 헝가리 유력 시사경제 주간지 HVG 보도에 따르면, CATL은 데브레첸 남부 경제산업단지(Déli Gazdasági Övezet) 내에 연면적 4만 4,000㎡ 규모의 새로운 배터리 가공·조립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통합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이미 지난 6월부터 당국에서 은밀히 진행 중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이번 신규 프로젝트는 2025년 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2년 발표된 73억 4,000만 유로(약 100GWh 규모) 규모의 기존 초대형 기가팩토리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추가되는 대규모 다운스트림 가공 설비다.

"추가 유치 없다"던 정부 발언 무색… 4만4000㎡ 규모 '팩·모듈 기지' 신설


신설 예정인 시설은 중국 본토 또는 기존 라인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을 유럽 완성차 규격에 맞게 재포장(Repackaging)하고, 이를 모듈 및 최종 배터리 팩(Pack)으로 결합·조립하는 복합 라인으로 설계됐다.

헝가리 정부와 데브레첸 시당국은 그동안 수자원 고갈과 화학물질 유출을 우려하는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해 "기존 승인된 배터리 프로젝트 외에 추가 공장 인허가는 일절 없다"고 수차례 강조해 왔다.

그러나 당국의 비공개 행정 절차를 통해 이번 신규 시설의 환경영향평가 서류가 공람되면서, 중앙정부가 중국 자본 유치를 위해 현지 주민들과 맺은 신뢰를 정면으로 저버렸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연간 85톤 유해폐기물 발생… 대형 화물차 교통량 '두 배 폭증' 경고


공식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 명시된 환경 및 인프라 부하 수치는 지역사회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해당 공장이 본격 가동될 경우 연간 약 2,200톤에 달하는 비유해성 산업폐기물과 함께, 리튬이온 전해액 잔여물 및 화학 용제 등이 포함된 유해폐기물이 연간 약 85톤가량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인근 도심과 산업단지를 잇는 주요 도로망의 교통 혼잡도 위험 수위에 달할 전망이다.

배터리 셀 원자재 수급과 완성된 배터리 팩의 유럽 완성차 공장(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납품을 위해 대형 중화물 트럭의 일일 통행량이 기존 대비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분진과 소음, 도로 파손 및 안전사고에 대한 인근 거주민들의 우려가 극에 달하고 있다.

유럽 공급망 규제 앞두고 '유럽산 팩 조립' 우회 가속화


배터리 업계에서는 CATL이 반발을 무릅쓰고 조립 공장 증설을 강행하는 배경에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강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유럽연합이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도입과 핵심원자재법(CRMA), 산업가속화법(IAA) 등을 통해 역내 가공 및 조립 비중(Made in Europe) 요건을 강화하자, 단순 배터리 셀 수입에 의존하기보다 현지에서 최종 팩과 모듈을 완성하는 수직 계열화를 서둘러 완성하려는 전략이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친중(親中) 외교 노선과 맞물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동유럽 진출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번 데브레첸 신규 증설 사태는 향후 ‘중국 배터리 패권의 유럽 침투를 둘러싼 환경적 수용성 갈등의 최대 화약고’이자 ‘유럽 완성차 업계의 친환경 전동화 공급망이 직면한 지정학적·사회적 딜레마’를 여실히 드러내는 결정적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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