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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이어 농장도 지배한다"… 中, '식량 자급' 넘어 글로벌 농업 공급망 장악 총력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싹쓸이한 중국, 농업 밸류체인 전면 통제 목표로 국가 전략 가동
제15차 5개년 계획 핵심 과제로 '식량 자급률 회복' 선정… 종자·스마트 농기계 독점 추진
14억 인구 대비 토지·수자원 부족 한계… 유전자 편집·AI 정밀농업 동원해 글로벌 영향력 확장
제조업을 넘어 종자·농기계·농축산물 등 농업 밸류체인 전반의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농업 현대화 현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조업을 넘어 종자·농기계·농축산물 등 농업 밸류체인 전반의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농업 현대화 현장. 사진=로이터

전기차, 2차전지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글로벌 첨단 제조업 공급망을 차례로 장악하며 '세계의 공장'으로 군림해 온 중국이 이제는 식품 생산의 자급자족을 넘어 글로벌 농업 공급망 전반을 통제하는 ‘세계의 농장’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14억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 규모에 비해 경작 가능한 비옥한 토지와 수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구조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중국 지도부는 식량안보를 국가 생존의 핵심 전략으로 격상하고 종자 생명공학, 스마트 농기계, 글로벌 유통망에 이르는 전 밸류체인의 내재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9월 1일(현지시각) 브라질 유력 경제 전문 매체 브라질 저널(Brazil Journal)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차기 5개년 계획의 최우선 국가 전략 과제 중 하나로 ‘식량 완전 자급자족 체계 구축 및 글로벌 농업 가치사슬 주도권 확보’를 확정하고 천문학적인 국가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제조업 장악 공식 농업에 이식… 종자부터 농기계까지 수직계열화

중국의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곡물 수확량 증대를 넘어선다. 과거 제조업에서 원자재 가공부터 완제품 조립까지 생태계를 독점했던 성공 방정식을 농업 분야에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유전자 편집 및 생명공학 기반의 독자 종자 개발(농업의 반도체 확보) ▲위성항법(베이더우) 및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주행 대형 농기계 국산화 ▲친환경 비료와 스마트 관개 시스템 보급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농업 인프라 자립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몬산토(바이엘), 코르테바 등 서구 다국적 농업 기업들이 독점해 온 글로벌 종자 및 농약 시장에 맞서, 중국은 국영 농업기업 시노켐(Sinochem) 산하의 신젠타(Syngenta) 등을 앞세워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시장에서 독자적인 품종과 농자재 점유율을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토지·수자원 부족' 자연적 한계를 첨단 기술로 정면 돌파


농업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목표가 지리적·환경적 조건상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전 세계 인구의 18%를 차지하지만, 전 세계 경작지의 9%, 담수 자원의 6%만을 보유하고 있어 만성적인 자원 빈곤에 시달려 왔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이를 ‘국가 주도형 애그리테크(Agri-tech) 혁신’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염알칼리 토양에서도 자라는 내염성 '해수도(Sea Rice)' 육종, 사막 지역의 관개 농업화, 도심형 초대형 수직농장(Vertical Farm), 드론 및 인공위성을 활용한 정밀 방제 기술 등 첨단 기술을 총동원해 단위 면적당 수확량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동시에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주요 곡창 지대의 항만, 철도, 저장 사일로 등 물류 인프라를 직접 매입·투자하며 대두와 옥수수의 글로벌 유통 파이프라인에 대한 장악력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식량 무기화에 맞선 '14억 식량 방파제'

중국이 농업 자립화에 국가적 명운을 거는 근본적 배경은 격화되는 지정학적 갈등과 식량의 무기화 위험 때문이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 속에서 곡물 수입선이 차단될 경우 체제 안정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사상 최초로 경작지 축소를 법적으로 전면 금지하는 '농지보호법'을 제정하는 한편, 주식인 쌀과 밀의 100% 자급률을 달성한 데 이어 최대 수입 품목인 대두와 사료용 옥수수의 해외 의존도를 대폭 낮추기 위한 국가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중국의 '세계 농장' 프로젝트는, 향후 ‘미국 중심의 다국적 곡물 메이저(ABCD: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벙기·카길·드레퓌스)가 지배해 온 백 년 묵은 글로벌 식량 공급망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거대한 지각변동’이자 ‘지정학적 봉쇄를 뚫고 먹거리 안보를 완벽히 통제하려는 중국 국가자본주의의 또 다른 확장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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