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베선트 美 재무, 국채 개입 비판한 ‘스승’에 반격

드러켄밀러와 직접 통화…“美 채권시장 주요국 중 최고 성과”
“기고문 보낸 날 손실 봤을 것”…바이백 정책 정당성 강조
헤지펀드 업계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알려진 스탠리 드러켄밀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헤지펀드 업계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알려진 스탠리 드러켄밀러. 사진=로이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자신의 옛 스승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직접 통화한 뒤 미국 국채시장의 성과를 내세우며 정책을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베선트 장관은 드러켄밀러가 자신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보낸 날 투자 손실을 봤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반격했다.

1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전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CNBC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드러켄밀러는 헤지펀드 업계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베선트가 과거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에서 일할 당시 그의 상사이자 멘토였다.

두 사람의 관계는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면서 흔들렸다.

드러켄밀러는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늘린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채금리 상승이라는 시장의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부가 가격을 인위적으로 관리하려 한다는 주장이었다.

베선트 장관은 드러켄밀러의 기고 이후 두 사람이 직접 대화했다면서 통화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탠은 훌륭한 투자자”라면서도 “그는 생각을 자주 바꾸고 돈을 잃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베선트는 이어 “그가 기고문을 보낸 날 돈을 잃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드러켄밀러의 비판이 순수한 정책적 문제 제기라기보다 당시 시장 포지션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거론한 셈이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 국채시장이 실제로 부진하다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그는 “미국 채권시장은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8월 한 달간 미국 국채가 주요국 채권보다 높은 성과를 냈다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에 따르면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8월 전체로 하락했고 10년물 금리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주요 채권시장 가운데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와 비교해 사실상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미국 국가부채가 40조달러를 넘고 장기 국채금리가 19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미국 재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해졌다는 시장의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 국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면 투자자들이 미국 채권을 팔고 다른 나라 채권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무부가 확대하기로 한 장기 국채 바이백도 시장가격을 특정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재무부는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로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드러켄밀러는 이 조치를 두고 시장의 유동성을 관리하는 통상적인 바이백이 아니라 높은 장기금리를 낮추기 위한 ‘가격 관리’라고 비판했다.

반면 베선트 장관은 자신이 시장의 균형가격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재무부의 역할은 시장 움직임이 무질서해지지 않도록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국채금리가 최근 상승한 원인으로 이란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등도 지목했다.

미 재무부가 아직 확대된 규모의 바이백을 실제로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확대된 바이백은 오는 10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베선트 장관과 드러켄밀러의 설전은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시장이 국채금리에 어느 정도 반영하도록 놔둬야 하는지를 둘러싼 월가의 논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드러켄밀러는 시장이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면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고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베선트 장관은 최근의 장기금리 상승 가운데 일부는 경제 기초여건과 동떨어진 움직임이며 시장이 무질서해질 경우 재무부가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베선트 장관이 자신의 옛 멘토와 직접 대화를 나눈 뒤에도 국채 바이백 확대 방침을 굽히지 않고 미국 채권시장의 상대적 성과를 근거로 정책을 방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