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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164엔 추락에 초강수"… 日, 엔화 방어에 '사상 최대' 965억 달러 투입

7월 30일~8월 26일 공식 외환시장 개입액 15조 4000억 엔… 40년 만의 최저치서 엔화 부양
美 연준 레포 백스톱 활용·韓 외환당국도 원화 매수 공조… 이례적인 '한·미·일 공동 대응'
155엔대까지 급반등 후 159엔대 안착… 9월 일본은행(BOJ) 추가 금리 인상 확률 65% 급상승

엔화 가치가 40년 만의 최저 수준인 달러당 164엔까지 추락하자 한 달간 사상 최대인 15조 4000억 엔을 투입해 환율 방어에 나선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엔화 가치가 40년 만의 최저 수준인 달러당 164엔까지 추락하자 한 달간 사상 최대인 15조 4000억 엔을 투입해 환율 방어에 나선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 사진=연합뉴스


엔화 가치가 40년 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164엔 턱밑까지 곤두박질치며 수입 물가 폭등과 무역수지 악화가 가시화되자, 일본 정부가 지난 한 달간 엔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15조 4,000억 엔(약 133조 원)을 외환시장에 쏟아부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시장 개입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동성 백스톱을 활용한 미·일 간의 이례적인 공조 아래 단행되었으며, 한국 외환당국 역시 동조화된 원화 매수 개입에 나서며 아시아 통화의 동반 평가절하를 막기 위한 다자간 연합 방어선이 가동됐다는 분석이다.
8월 2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을 인용한 브라질 유력 경제 뉴스 CNN 브라질(CNN Brasil) 보도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7월 30일부터 8월 26일까지 약 한 달간 총 15조 4,000억 엔 규모의 엔화 매수·달러 매도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중동 전쟁發 에너지 수입 물가 폭등 직격탄… 달러당 164엔서 '빅스텝' 개입


일본 당국이 천문학적인 실탄을 투입한 배경에는 극심한 엔화 약세가 실물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은 에너지 소비량의 사실상 전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원유와 천연가스의 95%를 중동에서 조달하고 있어 최근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공급 차질과 유가 상승에 극도로 취약한 구조다. 엔화 가치 폭락은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 단가를 치솟게 만들어 기업 채산성과 가계 소비를 짓누르는 '나쁜 엔저'의 악순환을 심화시켰다.

이에 일본은행(BOJ)은 엔화가 달러당 164엔에 육박했던 지난 7월 30일과 31일 양일간에 걸쳐 집중적인 달러 매도·엔화 매수 개입을 단행했다.

일본은행 자료에 따르면 7월 30일 하루에만 약 9조 6,000억 엔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되어, 지난 4월 30일 기록했던 종전 역대 최대 일일 개입액(6조 3,000억 엔)을 훌쩍 뛰어넘었다.

美 연준 '외환 백스톱' 열어주고 韓 외환당국도 '원화 매수' 보조


이번 개입 작전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미국과 한국 외환당국의 전방위적인 지원과 정책 공조다.

미국 정부는 일본이 막대한 규모의 달러를 동원하는 과정에서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대거 투매해 미 채권 금리가 급등하는 충격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도입된 연준(Fed)의 'FIMA 레포(외국 중앙은행용 환매조건부채권 매매)' 메커니즘을 백스톱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엔화의 과도한 평가절하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교란과 아시아 통화들의 연쇄적 경쟁적 평가절하를 촉발할 수 있다"며 "일본의 엔화 안정화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 역시 당시 한국은행이 일본의 엔화 매수 개입 시점에 맞춰 원화 매수 개입을 동기화(Synchronization)하여 집행함으로써 양국 통화의 동반 방어 시너지를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155엔대 급반등 후 159엔대 안착… 9월 BOJ 금리 인상 확률 65%


사상 최대 규모의 실탄 투입과 국제 공조에 힘입어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63엔대에서 8월 3일 장중 155.20엔까지 8엔 이상 급락(엔화 가치 급반등)했다. 이후 시장 안정세를 찾으며 현재는 159.50엔 안팎에서 횡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미·일 간의 큰 금리 격차와 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 구조가 지속되는 한, 단순한 구두 개입과 시장 개입만으로는 추세적 엔화 강세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통화정책의 방향을 쥐고 있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가 향후 환율의 향방을 가를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행은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점진적인 통화 긴축을 예고했으며,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오는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확률을 65%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일본의 사상 최대 965억 달러 외환시장 개입은, 향후 ‘달러당 160엔 선을 사수하려는 일본 정부의 강력한 외환 방어 의지’와 더불어 ‘9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과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맞물리며 글로벌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가늠할 결정적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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