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탈달러화와 金 사재기 속 亞의 런던 노린다"… 홍콩, '글로벌 金 거래 허브'로 부활

중앙 청산·결제 시스템 개설 및 상하이금거래소(SGE) 실물 인도망 연계 가동
美 달러 자산 동결 충격 속 각국 중앙은행 2분기 289톤 순매수… '탈달러·금 보유' 가속
HSBC·JP모건 등 11개 글로벌 은행 합류… 공항 금고 2,000톤 증설·정제소 신설 잇달아
상하이 금거래소 외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상하이 금거래소 외관. 사진=로이터

수십 년간 금 장신구 소비 중심지에 머물렀던 홍콩이 뉴욕과 런던에 필적하는 '글로벌 귀금속(금) 거래·청산·보관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인프라와 제도를 전면 개편하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국의 달러 무기화와 러시아 외환보유고 동결 조치 이후 촉발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탈(脫)달러화 및 금 사재기' 흐름 속에서, 중국 본토의 막대한 실물 금 수요와 홍콩의 글로벌 금융 인프라를 결합해 ‘아시아 시간대의 귀금속 금융중심지’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8월 31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홍콩 정부가 추진해온 귀금속 중앙 청산·결제 시스템(Central Clearing)과 상하이금거래소(SGE) 간의 국경 간 실물 인도 인프라가 7월부터 공식 가동에 들어가면서 그동안의 회의론을 딛고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홍콩공인회계사협회(HKICPA) 회장 스티븐 로(Steven Lo)는 "홍콩의 독보적인 가치는 세계 최대 금 소비·생산국인 중국 본토와 글로벌 자본을 연결하는 '슈퍼 커넥터'이자 부가가치 창출자라는 점"이라며 "자유로운 자본 이동, 영미법 기반 법적 안정성, 다통화 자금 조달 및 헤징 역량이 결합되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은 누구의 부채도 아니다"… 각국 중앙은행 '금 사재기' 폭발


홍콩의 금 허브 야망이 급물살을 탄 결정적 배경은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과 '달러 패권 균열'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해외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약 412조 3,000억 원)를 전격 동결하자, 각국 중앙은행들은 "해외에 예치된 달러 채권은 결국 타국의 부채이자 정치적 위험에 노출된 자산"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글로벌 금융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수량은 289톤에 달해 역대 2분기 사상 최대치(전년 동기 166.5톤)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인민은행(PBOC)은 7월 말 기준 금 보유고를 7,608만 온스(약 3,063억 5,000만 달러)까지 늘리며 21년 연속 매입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지난 6월 6,334억 달러로 축소되며 1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와 국채 금리 급등(30년물 국채 5.2% 근접) 우려 속에 금 스팟 가격은 온스당 4,600달러 선을 웃돌며 역사적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거래소 인도망 연결·선물 거래 재개… '종이 금' 아닌 '실물 결제' 차별화


홍콩은 서구 시장의 파생상품(종이 금) 중심 거래와 차별화해 '실물 금괴의 직접 인도 및 보관'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홍콩 귀금속중앙청산소는 정부 전액 출자로 신설되어 청산 및 결제 안정성을 보증하며, 상하이금거래소(SGE) 해외 인증 금고는 홍콩 내에 개설되어 위안화 표시 금 거래와 국경 간 실물 인도를 직접 지원한다.

또한, 홍콩거래소(HKEX)는 일평균 거래량 9,974건(13억 5,000만 달러 규모)을 기록하며 145kg의 단일 최대 실물 인도를 달성했다.

런던의 글로벌 원자재 중개사 마렉스(Marex)의 가이 울프(Guy Wolf) 글로벌 시장 분석 총괄은 "홍콩의 시스템은 런던과 뉴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시간대에 즉각적인 결제 유동성을 제공하며 글로벌 금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상호보완적 역할"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HSBC 등 11개 은행 합류… 공항 금고 2,000톤 증설·정제소 신설 붐


글로벌 금융사와 물류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JP모건체이스, HSBC, 스탠다드차터드, UBS, ANZ 등 11개 글로벌 주요 은행이 홍콩의 새로운 청산·결제 시스템에 전격 참여했다. 세계 최대 귀금속 정제·트레이딩 그룹인 스위스 MKS PAMP는 지난해 11월 홍콩에 아시아 지역 본부를 신설했다.

실물 인프라 확충도 본격화되고 있다.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귀금속 보관소는 기존 150톤 수준이던 수용 용량을 3년 내 2,000톤 이상으로 대폭 확장했고, 중국 최대 물류사 순펑(SF Express)은 홍콩 서부 칭이(Tsing Yi) 물류 거점에 대규모 금고를 구축했다.

또한, 차우타이푹(Chow Tai Fook)의 홍함 정제소 확장 및 포인트 골드(Point Gold)의 타이포 인노파크 정제소도 연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홍콩 정부는 총 2조 9,5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역내 국경 간 자산관리 인프라를 바탕으로, 금을 자산 포트폴리오로 편입하는 헤지펀드와 글로벌 패밀리 오피스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홍콩의 글로벌 귀금속 무역 중심지 도약은, 향후 ‘미·중 갈등 및 달러 패권 분절화 국면에서 아시아 비동맹·신흥국 중앙은행들의 안전 자산 다변화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적 금융 방파제’이자 ‘위안화 표시 원자재 결제와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하는 핵심 인프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