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10월 초 증시 데뷔 검토…역대 최대 공모 가능성
오우라·엔스케일·스위치 등 대기…투자자 자금 확보 경쟁
오우라·엔스케일·스위치 등 대기…투자자 자금 확보 경쟁
이미지 확대보기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이 최대 1000억달러(약 138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올가을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는 다른 기업들의 일정과 자금조달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노동절 이후 미국 IPO 시장에 여러 기업의 상장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앤스로픽의 대규모 공모 계획이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클로드' 개발사인 앤스로픽은 미국 노동절인 이달 7일 이후 IPO 투자설명서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후 9월 중순 잠재적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투자자 행사를 열고 이르면 9월 말이나 10월 초 증시에 입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상장 일정과 공모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앤스로픽은 IPO에서 최대 1000억달러를 조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실화하면 지난 6월 스페이스X가 기록한 862억달러(약 119조원)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기업가치가 최대 2조달러(약 2761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앤스로픽은 지난 5월 자금조달 당시 9650억달러(약 133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불과 수개월 만에 두 배가 넘는 몸값으로 공개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셈이다.
앤스로픽의 IPO 규모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매머드급 공모가 수백억달러의 투자자 자금을 흡수할 경우 비슷한 시기에 증시 입성을 추진하는 다른 기업들이 상장 일정을 조정하거나 공모가격을 낮춰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우라·엔스케일 등 9월 상장 대기
올가을 미국 IPO 시장에는 이미 여러 대형 후보가 줄을 서고 있다.
건강·수면 상태 등을 추적하는 스마트링 제조업체 오우라는 이르면 9월 미국 증시에 상장해 최대 30억달러(약 4조1000억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우라는 최근 비공개 투자에서 11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며 IPO에서는 160억달러(약 22조1000억원)를 넘는 가치평가를 목표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영국 AI 클라우드 업체 엔스케일도 이르면 9월 미국 IPO를 통해 최대 30억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엔스케일은 최근 앤스로픽과 6년간 450억달러 규모의 AI 컴퓨팅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앤스로픽의 AI 모델 운영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능력을 제공하는 회사가 앤스로픽과 비슷한 시기에 증시 입성을 준비하는 셈이다.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스위치도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서류를 비공개로 제출했다. 이르면 11월 상장이 가능하며 부채를 포함한 기업가치가 약 500억달러(약 69조원)에 이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는 에너지·데이터센터 개발업체 SB에너지도 투자자들과 접촉하며 IPO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가을 미국 신규상장 시장에서는 소비자 기술기업부터 AI 모델 개발사, 데이터센터·클라우드·전력 인프라 업체까지 동시에 투자자 자금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커졌다.
◇美 IPO 이미 기록적 호황…앤스로픽이 정점 찍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IPO 시장은 올해 이미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스페이스X가 지난 6월 역대 최대 규모의 상장에 성공하면서 다른 대형 비상장기업들도 증시 입성을 서두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미국의 전통적 IPO를 통한 올해 자금조달액은 이미 13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앤스로픽이 최대 1000억달러의 공모를 성사시킬 경우 올해 전체 조달액은 2021년 기록을 크게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초대형 거래가 반드시 다른 IPO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기관투자자는 IPO마다 새 자금을 무제한으로 투입할 수 없기 때문에 앤스로픽 같은 대형 거래가 시장에 등장하면 펀드매니저들이 다른 신규 상장기업에 배정할 자금을 줄일 수 있다.
특히 AI 관련 기업이 동시에 상장에 나설 경우 투자자들이 성장성·수익성·기업가치를 직접 비교하면서 자금이 일부 기업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앤스로픽의 공모 흥행 여부는 AI 기업에 대한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을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앤스로픽은 기업용 AI와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의 성장에 힘입어 매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첨단 AI 모델 개발과 운영을 위해 막대한 데이터센터·반도체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빠른 매출 증가가 천문학적인 컴퓨팅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익으로 이어질지를 평가하게 된다.
앤스로픽이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뒤이어 공개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오픈AI를 비롯한 다른 AI 기업의 기업가치에도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투자자들이 앤스로픽의 기업가치와 막대한 자금 수요에 부담을 느낄 경우 다른 AI·데이터센터 기업들의 IPO 가격과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앤스로픽의 초대형 상장이 노동절 이후 본격화하는 미국 IPO 시즌에서 투자자들의 AI 투자 열기와 신규 주식 소화 능력을 동시에 시험하는 거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