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당 175엔 축소안 보류… 월 400억 엔 재정 지출 절감 무산
8조 엔 쏟고도 예비비 2.5조 엔 추가 투입… 지지율 하락 방어 셈법
시장 조절 기능 왜곡 논란… 韓 유류세 인하 연장 정책 셈법 복잡
8조 엔 쏟고도 예비비 2.5조 엔 추가 투입… 지지율 하락 방어 셈법
시장 조절 기능 왜곡 논란… 韓 유류세 인하 연장 정책 셈법 복잡
이미지 확대보기일본 정부가 가솔린 가격 보조금의 기준 가격을 1리터당 175엔으로 상향해 지원을 축소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
로이터는 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가솔린 보조금 기준 현행 170엔 억제 기준이 유지됐다고 보도했다.
월 400억 엔 절감안 접었다… 관저 주도로 170엔 유지
당초 일본 경제산업성과 재무성은 지원 기준 가격을 현행 170엔에서 175엔으로 5엔 올려 보조금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일 계획이었다. 기준 가격을 175엔으로 상향할 경우 매달 약 400억 엔의 재정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경제산업성의 계산이었다.
그러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8월 25일 "국민 생활과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겠다"라며 현행 170엔 기준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재무성 간부는 "현재의 원유 가격 급등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판단이며, 재무성이 강하게 저항한 흔적은 없다"라고 밝혀 총리 관저의 물가 안정 우선 기조가 정책을 주도했음을 확인했다.
누적 투입 8조 엔 돌파… 예비비 2.5조 엔 동원
일본의 연료유 지원 조치는 시장 가격에 국비를 투입해 가격을 누르는 이례적 보조금 정책이다.
일본 자원에너지청에 따르면 2022년 기시다 후미오 정권에서 도입된 이후 2025년도까지 투입된 재정은 누적 8조 엔(약 72조 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2026년 6월 성립된 보정예산에 반영된 중동 정세 대응 예비비 2조 5000억 엔(약 22조 5000억 원)을 활용해 재원을 조달할 방침이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28일 오전 정례 회견에서 "원유 가격 전망이 어려운 상황에서 예비비를 활용해 가격을 170엔 정도로 억제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내각 지지율 하락세를 의식한 결정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무라 시게노부 정치평론가는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물가 대책을 고려해 총리가 무리를 해서라도 보조금을 유지했다"라고 분석했다.
시장 가격 왜곡 심화… 韓 유류세 정책 파급
일본의 대규모 유류 보조금 연장은 한국의 유류세 정책 결정과 정유업계 가치사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인하 일몰을 앞두고 물가 부담과 세수 결손 사이에서 고심 중인 한국 정부는 일본의 보조금 연장 사례를 참고해 서민 체감 물가 안정 경로를 우선 검토할 수 있다.
정부 차원의 유류 가격 안정 조치가 유지될 경우 서민 경제 충격을 완화하고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소비 둔화를 방어하는 긍정적 경로가 형성될 수 있다.
반면 에너지 지원금 장기화로 국가 재정 건전성이 악화하고 시장의 자율적 에너지 소비 절감 기능이 마비될 경우 중장기적 경제 비효율이 심화할 위험이 상존한다.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 유가 흐름과 각국 재정 여력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기우치 노보루 노무라종합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보조금 제도가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합리적 소비 조절 기능을 왜곡하고 탈탄소 정책과도 엇박자를 낸다"라며 "원유 가격에 순응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