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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플라자 협정인가"… 日, 美 연준 레포 동원한 엔화 방어 총력전

7월 31일 28년 만의 미·일 공동 개입 단행… 달러당 162.80엔 진입 전 선제적 재개입 태세
연준 FIMA 레포 활용해 1조 달러 美 국채 담보 달러 조달… 공매도 포지션 73% 급감 유도
기업·개인의 해외 투자 열풍과 다카이치 내각의 정책 혼선 지속… 9~10월 금리 인상론 대두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부 건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부 건물. 사진=로이터

일본 외환 당국이 엔화 가치 폭락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유동성 창구까지 전격 가동하며 전례 없는 '미·일 통화 동맹' 작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31일 28년 만에 단행된 미·일 공동 외환시장 개입 이후 달러 대비 엔화 반등 폭의 상당 부분을 반납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당국은 달러당 160엔 선을 사수하기 위한 강력한 개입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8월 17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BOJ)은 미국 연준의 '외국 및 국제 통화 당국(FIMA) 레포 시설'을 활용해 1조 달러가 넘는 보유 미국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신속히 조달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당국은 지난번 개입의 도화선이 되었던 달러당 162.80엔 선에 도달하기 훨씬 전부터 선제적으로 재개입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이 공식 발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한 이번 통화 협력 조치는 시장에서 1985년 5개국 통화 공조였던 '플라자 협정'에 비유되며 '새로운 플라자 협정'으로 불리고 있다. 미무라 아츠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 역시 이번 조치를 '미·일 통화 동맹'으로 규정하며 환율 방어의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FIMA 레포로 기습 개입 유연성 확보… 숏 포지션 73% 증발


일본 당국이 배수진을 친 이유는 달러당 160엔 저지선이 무너질 경우 엔화 환율이 40년 만에 최저 수준인 달러당 170~180엔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는 극심한 수입 물가 상승을 촉발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국정 지지도를 위협할 뿐 아니라, 일본 국채(JGB) 투매를 유발해 미국 국채 등 글로벌 채권 시장 전반으로 충격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
FIMA 레포 시설은 일본은행이 보유 국채를 시장에 직접 매각하지 않고도 최대 7일물(롤오버 가능) 달러 단기 유동성을 즉각 확보할 수 있게 해 준다. 시장이 개입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기 어렵게 만들고 투기 세력의 공매도 비용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실제로 공동 개입 발표 직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기준 비상업 트레이더들의 엔화 순공매도 포지션은 8월 4일 주간에만 73% 급감했으며, 일본 개인 투자자들 또한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급격히 돌아섰다.

자본 유출과 내각의 메시지 혼선… 9~10월 BOJ 금리 인상 압박


그러나 엔화 약세를 이끄는 구조적 요인은 여전히 완강하다. 일본 기업과 가계가 국내보다 높은 수익률을 찾아 해외 투자를 지속하면서 강력한 달러 수요를 형성하고 있다.

기린의 캐나다 제약업체 인수(13억 달러)와 에네오스의 텍사스 화학사 인수 등 대규모 해외 M&A가 잇따르고 있으며, 지난 7월 일본 개인 투자자들은 약 170억 달러 규모의 펀드 자금을 집행했고 이 중 64%가 해외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었다.

다카이치 총리가 식품 판매세를 2년간 1%로 인하하겠다고 밝히는 등 성장과 물가 안정을 동시에 도모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재정 및 통화 정책상의 엇박자 신호도 엔화 매도 세력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실질 임금 상승률이 3%대 인플레이션을 밑돌며 민간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엔화 방어를 위해 오는 9월 17~18일 또는 10월 29~3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1.2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일 당국의 사상 초유의 FIMA 레포 기반 외환시장 공동 개입은, 향후 ‘주요국 간 통화 공조를 통한 환율 변동성 억제의 실효성’과 더불어 ‘만성적 엔저와 자본 유출 국면에서 일본은행의 긴축 전환 속도’를 결정지을 핵심 거시 금융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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