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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페루 거점 MRO 역제안…아르헨 잠수함 수주전 파격 카드

SIMA 페루 조선소 연계 남미 메가허브 구축…佛·獨 견제구
HDS-1500 건조부터 40년 유지보수까지…K방산 신패러다임 제시
HD현대중공업이 아르헨티나 및 페루 해군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1500톤급 수출형 중형 디젤 잠수함 'HDS-1500'의 3차원 그래픽 모델. HD현대는 페루 국영 국방조선소(SIMA)를 거점으로 남미 지역 잠수함 건조, 현대화, 유지보수(MRO)를 총괄하는 종합 안보 벨트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사진=HD현대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HD현대중공업이 아르헨티나 및 페루 해군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1500톤급 수출형 중형 디젤 잠수함 'HDS-1500'의 3차원 그래픽 모델. HD현대는 페루 국영 국방조선소(SIMA)를 거점으로 남미 지역 잠수함 건조, 현대화, 유지보수(MRO)를 총괄하는 종합 안보 벨트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사진=HD현대중공업

한국 해양 방산의 거두 HD현대중공업이 아르헨티나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을 겨냥해 페루 국영 국방조선소인 시마 페루(SIMA Perú)에서 현지 MRO(유지·보수·정비) 및 전주기 군수지원을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역제안을 내놓았다. 이는 단순히 잠수함 기체 판매에 그치지 않고, 페루를 거점으로 남미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 안보 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한국 특유의 초대형 방산 전략이다.

브라질 방산 전문 매체 나바우(Naval)는 8월 5일(현지 시각) 보도를 통해, HD현대 특수선사업부 김대규 잠수함 영업 담당 책임매니저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번 제안이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독자적인 잠수함 정비 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남미 국가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한 고도의 맞춤형 전략이라고 전했다. HD현대가 설계와 핵심 기자재,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페루 SIMA 조선소가 실제 건조 및 MRO 인프라를 전담하는 구조로, 아르헨티나는 천문학적인 초기 인프라 투자 부담 없이 최고 수준의 잠수함 운영 유지 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아르헨티나 해군은 퇴역 및 사고로 침체된 잠수함 전력을 재건하기 위해 한국 HD현대의 1500톤급 'HDS-1500'을 비롯해 프랑스 나발그룹(Naval Group)의 스콜펜(Scorpène)급, 독일의 신형 잠수함 모델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수상함과 달리 잠수함은 30~40년에 달하는 수명 주기 동안 들어가는 MRO 비용이 초기 도입 비용에 육박한다. HD현대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페루의 인프라를 활용해 정기적 선체 절개 수리, 배터리 교체, 소나 및 전투체계 업그레이드를 보장하겠다는 카드로 경쟁국인 프랑스와 독일에 강력한 견제구를 날렸다.

페루 SIMA 조선소, 남미 방산 거점으로 부상

이번 구상의 핵심 축인 페루 SIMA 조선소는 이미 독일제 209/1200급 잠수함인 칩파나(BAP Chipana)함의 선체를 절개해 대대적인 성능 개량 수리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이 있는 남미 최고 수준의 잠수함 정비 거점이다. 페루 해군과 SIMA는 HD현대와 손잡고 'HDS-MGP' 공동 개발 및 현지 생산 협약을 체결했으며, 카야오(Callao) 해군기지 내 최첨단 승강 설비(Syncrolift)와 초대형 잠수함 전용 정비 드라이독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페루 해군은 전통적으로 독일제 209급 잠수함을 장기간 운용해 오며 조종사 위탁 교육과 상호 군사 교류를 긴밀히 유지해 왔다. 이러한 양국 해군의 인적 및 기술적 유대감은 한국이 제안한 페루 거점 MRO 공유 체계의 연착륙을 돕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건조 넘어 40년 락인 효과…K-방산 신패러다임


HD현대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2024년 페루 해군과 맺은 호위함 1척, 함정 3척 등 총 4척의 공동 생산 계약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단품 무기 체계 수출을 넘어, 남미 국가들의 고질적인 정비 예산 부족 문제를 지역 거점 공유형 정비 네트워크로 해결해 줌으로써 수십 년간 지속되는 정비 및 부품 공급 시장(MRO)을 독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독자적인 안보 보안 유지와 예산 확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최종 계약의 관건이 되겠으나, 한국 방산이 선보인 'K-해군 군수지원 플랫폼' 모델은 남미 해군 무기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흔들어 놓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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