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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의 침묵 연준 7월 금리결정 불확실성 키웠다

시장은 동결 우세지만 선물시장 인상 가능성 약 3분의 1 반영
반대표·물가 신뢰 회복 전략·결정 뒤 설명 방식이 핵심 변수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7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이례적으로 커지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3.75%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소통 축소로 기습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연준은 29일(이하 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시 의장이 기존 의장들과 달리 정책 방향을 거의 예고하지 않으면서 이번 결정이 한 사람의 전략을 추측하는 문제로 바뀌었다고 전날 보도했다. 연준 공식 일정에도 7월 FOMC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 동안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결 우세 속 인상 확률 3분의 1

WSJ에 따르면 2주 전까지만 해도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6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연준 내부의 금리 인상 논의는 7월보다 9월 회의로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통화정책 방향을 시장에 전달해온 연준 고위 관계자들도 당장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크게 시사하지 않았다.

워시 의장 역시 2주 전 약 5시간 동안 이어진 의회 증언에서 7월 인상을 준비시키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동결이 경제지표와 연준 관계자들의 기존 발언에 가장 부합하는 선택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미·이란 휴전이 다시 무너지고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장 참가자들이 다른 투자자의 움직임을 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당초 9월에 집중됐던 논의가 7월로 앞당겨졌다.

28일 금리선물시장에는 7월 금리 인상 확률이 약 3분의 1로 반영됐다. 예측시장에 나타난 가능성은 이보다 조금 낮았다.

◇동결하면 반대표가 첫 번째 변수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면 FOMC 위원 가운데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지는 위원이 나오는지가 주목된다.

한두 명이라도 동결에 반대하면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과거 연준 의장들은 정책결정문에 매파적 또는 비둘기파적 표현을 추가하거나 다음 회의에서 정책을 바꿀 가능성을 시사하는 방식으로 위원들의 이견을 조정했다.

그러나 워시 의장은 통화정책 방향을 미리 안내하는 방식과 정책결정문 문구를 세밀하게 조정해 시장 기대를 유도하는 관행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이런 수단을 사용하지 않으면 내부 이견을 조율하기 어려워지고 위원들의 반대표가 공식 기록에 드러날 가능성도 커진다.

반대로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최근까지 동결이 적절하다는 신호를 보낸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을 뒤집는 큰 정책 전환이 된다.

연준 관계자들이 사전에 전달하는 정책 신호의 신뢰성이 약해질 수 있고 다음 회의에서 이들의 발언이 갖는 영향력도 줄어들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워시 의장이 금리를 올린다는 정치적 의미도 작지 않다.

백악관은 지난 1년 동안 미국의 금리가 지나치게 높고 물가도 통제되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워시 의장이 금리를 인상하면 자신이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결정이 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인상하면 ‘물가 신뢰 회복’ 전략 부각

워시 의장은 연준의 물가상승률이 5년 동안 목표치인 2%를 웃돈 상황을 끝내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기존 의장들이 경제지표를 더 기다렸을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물가 안정 의지를 연설보다 강하게 드러낼 수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으로 연준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논리는 연준 내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FOMC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초 통화정책을 신뢰도 관리 수단으로 사용하기보다 당시의 경제지표에 따라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 신뢰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은 물가 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접근에 사실상 반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워시 의장이 금리 인상이 현재의 물가 압력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그는 유가와 같은 충격에 연준이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말해왔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여 물가를 낮출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유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인지 장기간 이어진 목표 초과 물가를 바로잡기 위한 것인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결정보다 워시의 설명에 시선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워시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제시할 설명이 시장 반응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워시 의장은 취임 이후 약 두 달 동안 물가 안정을 회복하고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면 물가 안정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이번 기회에는 왜 행동하지 않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어떤 경제지표나 물가 흐름이 나타나야 금리를 올릴 것인지도 시장의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FOMC 당시에는 미·이란 충돌이 완화되는 분위기였지만 이후 휴전이 무너지면서 에너지 가격에 대한 불안이 다시 커졌다.

금리를 인상할 경우에는 이번 조치가 새로운 인상 주기의 시작인지 일회성 대응인지가 중요하다.

연준이 장기간 2%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하면 시장은 추가 인상을 예상할 수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연준의 물가 억제 의지가 확인되면 장기 국채금리가 오히려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반면 유가 상승에 대응한 일회성 조치라고 설명하면 향후 금리 경로에 담긴 의미는 제한될 수 있다.

스티븐 주노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는 6월의 물가 지표가 약하게 나온 상황에서 충분한 설명 없이 금리를 올리면 시장이 이번 결정의 의미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주요 언론도 그의 이름을 ‘스티븐 주노’로 표기하고 있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향후 정책 방향을 거의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다음 회의가 열리는 9월의 금리 결정은 여름 동안 발표되는 물가 지표에 달려 있다. 물가 상승세가 다시 강해지면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고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 연준이 추가로 기다릴 여지가 생길 것으로 WSJ는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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