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속 하이브리드 판매량 20% 급증… 토요타·현대차·혼다 3강 체제 고착화
완성차 업계, 내연기관과 전동화 사이 전환기의 리스크 관리 국면 진입… 한국 부품 생태계 다변화 불가피
완성차 업계, 내연기관과 전동화 사이 전환기의 리스크 관리 국면 진입… 한국 부품 생태계 다변화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전기차 가격과 충전 인프라, 잔존가치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초기 수용자 중심에서 대중 시장으로 넘어가는 수요 정체 구간인 '캐즘'이 깊어지고 있다. 이 사이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이 기록적인 판매 호조를 보이며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경제전문매체 CNBC의 7월 23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토요타와 현대자동차그룹, 혼다가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량의 86%를 독점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급증했다. 전체 신차 시장 점유율은 15.4%를 기록해 순수 전기차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를 보였다. 충전 인프라 부족에 대한 불안감과 고물가 기조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대거 하이브리드 모델로 발길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토요타·현대차·혼다 3개사 86% 독점 배경과 전략적 차이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시장의 과실은 수십 년간 해당 기술에 꾸준히 투자해 온 소수의 아시아계 완성차 기업들에 집중됐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뱀앤드어소시에이츠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토요타가 절반 내외, 현대자동차그룹과 혼다가 나머지 3분의 1 이상을 나눠 갖는 구조로 세 브랜드의 합산 점유율이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의 86%에 이른다.
토요타는 렉서스를 포함해 상반기 동안 60만 대 이상의 하이브리드를 판매하며 시장의 절반을 장악했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이 제네시스와 기아를 포함한 전동화 라인업을 대형 SUV까지 확장하며 혼다를 제치고 상반기 판매량 2위에 올랐다.
혼다 역시 전체 판매량의 31%를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등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계 전반의 전략적 판단 차이가 이 같은 격차를 만들었다고 진단한다. 센터포어토모티브연구소의 엘리자베스 크리어 대표는 토요타 등이 초기 시장의 비판 속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배터리 용량이 작은 하이브리드 대량 생산에 집중해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겨냥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순수 전기차에만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제너럴모터스 등은 현재 뒤늦게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충을 서두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 부품 생태계의 과제와 공급망 재편 압박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약진이 뚜렷해지면서 한국 완성차 및 부품 협력업체들도 생산 라인 유연화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속도를 높여야 하는 국면을 맞이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거둔 하이브리드 판매 성과가 향후 수익성 방어와 전동화 과도기 리스크 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북미 조달 요건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고 공급망을 최적화하는 작업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엔진과 배기계 부품을 주력으로 해 온 한국 협력업체들은 전동모터와 인버터, 배터리 관리 시스템, 하이브리드 전용 변속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옮겨 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전략이 다변화되는 만큼, 핵심 전장 부품의 기술 경쟁력 확보와 현지 동반 진출이 중장기 생존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충전 인프라 한계 속 하이브리드 중심의 중장기 전동화 재편 전망
완성차 시장의 중심축이 당분간 하이브리드로 기울면서 향후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설비 투자 방향성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완성차 기업들이 단기적인 전기차 보급 목표와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하이브리드 기술 고도화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혼다가 대형 차량에 적합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출시를 준비하는 등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뱀앤드어소시에이츠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 점유율이 9.5%까지 오르는 동안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체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충전 인프라의 물리적 한계와 초기 비용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완성차와 한국 부품업계에겐 전기차만이 답이 아니라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다층적 전동화 전략과 공급망 재편 역량이 중장기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