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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그림자 부채 2440조원… AI 인프라 신용 리스크 부상

회계 기준 허점 활용해 장부 밖으로 넘긴 빚 4년 새 8배 폭증
자금 공급원 사모펀드·은행 연쇄 충격 우려… 오라클 신용등급 하락·담보 요구 파장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장부 밖에 숨긴 그림자 부채가 1조 6500억 달러(약 2440조 원) 규모까지 늘어났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장부 밖에 숨긴 그림자 부채가 1조 6500억 달러(약 2440조 원) 규모까지 늘어났다. 이미지=제미나이3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장부 밖에 숨긴 그림자 부채가 16500억 달러(2440조 원) 규모까지 늘어났다. 니혼케이자이신문은 지난 721(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오라클 등 미국 5개 주요 기술기업이 특수목적법인(SPV)이나 임대 계약을 활용해 장부에 반영하지 않은 빚은 최근 4년 사이에 8배로 급증했다. 이 수치는 최근 시가총액 기준 약 10% 내외에 해당한다. 이들 기업이 정식 재무제표에 공시한 채무 13500억 달러(1996조 원)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회계 허점과 사모자본 결합… 장부 밖으로 넘긴 빚


장부 외 부채가 급증한 원인은 데이터센터 건립과 고성능 반도체 확보 과정에서 활용되는 회계 처리 구조에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대출을 받고 인프라를 조성한 뒤 이를 임대해 사용한다.
미국 회계기준(ASC 842)과 국제회계기준(IFRS 16)은 데이터센터나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가 완공·인도되기 전이거나 서비스 이용 계약 형태로 체결되면 리스 부채 인식을 유예한다. 빅테크는 사용권 자산과 리스 부채 인식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회계 구조를 활용했다.

이 회계 방식은 현행 규정의 범위 안에서 허용된 구조이지만, 실질 리스크를 재무제표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금 공급원으로는 사모대출 펀드, 인프라 펀드, 연기금, 주요 상업은행이 대규모로 참여했다. 자본 시장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유사 구조를 통해 자금을 공급했다.

니혼케이자이신문 보도를 보면, 메타의 장부 외 부채가 4200억 달러(621조 원)로 가장 많았다. 메타가 공시한 채무 금액의 약 3배 규모다. 오픈AI와 함께 대규모 인프라 구축 사업 '스타게이트'를 추진하는 오라클은 장부 외 부채 2700억 달러(399조 원)를 기록했다.
오라클의 장부 외 부채는 2022년과 비교해 30배로 늘어났다. 유사한 특수법인 활용 구조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담보 요구와 신용하향… 두 축으로 강화되는 규제


위험 신호가 커지자, 규제당국과 지방정부는 금융과 환경 두 가지 축에서 대응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첫째는 금융 리스크 규제다. 니혼케이자이신문은 미국 위스콘신주 공공기획위원회가 오라클의 150억 달러(22조 원) 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70억 달러(10조 원) 상당의 담보 제공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위스콘신주 공공기획위원회는 오라클의 낮은 신용등급을 이유로 은행 신용장 제출을 의무화했다. 전력 인프라 구축에 투자한 전력회사와 지역 주민에게 부실 여파가 전가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다. 담보를 설정하면 오라클은 금융기관 수수료로만 해마다 1억 달러(1479억 원) 이상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레이팅스는 지난 9일 오라클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최저 단계인 'BBB-'로 한 단계 낮췄다.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과 수익성 불확실성이 등급 하향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오라클 주가는 2025년 말 대비 30% 넘게 떨어졌다.

둘째는 인프라 환경 규제다. 뉴욕주는 물 부족과 전기요금 상승 우려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신설을 1년간 정지하는 명령을 지난 14일 내렸다. 메인주 의회 역시 유사한 건설 중단 법안을 통과시켰다.

막대한 현금 창출력과 실물 자산… "신용 리스크 통제 가능"


시장 일각에서는 빅테크의 장부 외 부채가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는 반론을 제시한다.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연간 영업현금흐름이 채무 상환 능력을 탄탄하게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법인이 보유한 데이터센터와 서버는 재매각이나 전환 임대가 용이한 실물 자산이라는 점도 리스크를 줄이는 요인이다.

월가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빅테크가 장기 이용 계약과 자산유동화 구조를 활용해 리스크를 금융 시장 전체로 분산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인공지능(AI) 서비스 매출 창출이 본격화하면 장부 외 부채는 자연스럽게 공식 재무제표로 연착륙한다는 시각이다.

성장 서사에서 신용 사이클로… 투자자가 주목할 시나리오


국제결제은행(BIS)AI 관련 장부 외 채무 시스템이 금융시장 전체로 위험을 전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결제은행은 비은행 금융기관(Non-bank financial intermediaries) 중심으로 리스크가 쌓일 가능성을 지적했다. AI 사업의 수익 창출이 지연되면 자금을 대준 사모펀드와 은행권으로 부실이 연쇄적으로 확산한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주요 신용평가기관은 AI 인프라 투자 지속 가능성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한다.

낙관 시나리오는 AI 서비스 사용자당 평균 매출(ARPU) 상승과 GPU 활용률 극대화가 계기가 된다. 빅테크의 AI 수익화가 본격화하면서 장부 외 부채가 상환되고 인프라 확충이 지속된다.

기준 시나리오는 전력 비용 상승과 금리 부담에 따른 자본비용 증가가 계기가 된다.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가 조정을 받으며 규제당국의 담보 요구와 금융 비용 증가로 설비투자 규모가 완만한 수준으로 관리된다.

비관 시나리오는 데이터센터 공실률 증가와 GPU 단가 하락이 계기가 된다. AI 수익성 악화와 신용등급 추가 하락이 맞물려 특수법인 대출 부실이 발생하고 사모펀드와 은행권 등 금융시장 전반으로 채무 불이행 위험이 번진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관찰 지표로 주요 빅테크 기업의 AI 관련 매출 대비 설비투자(CAPEX) 비율, 데이터센터 전력 계약 시 요구되는 담보 조건 강화 여부, 국제 신용평가사의 빅테크 채권 등급 변동 추이를 꼽는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사이클이 성장 스토리에서 신용 사이클로 전환되는 초기 신호로 해석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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