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인도네시아, KF-21 공동개발서 '구매국' 전환…수조 원 수출 기대

공동생산 참여 접고 완제기 직접 수입 검토…구속력 없는 타진 단계
40대 계약 시 최대 5조 원 규모…재정 부족에 따른 금융 지원 부담 상존
인도네시아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공동개발 과정에서 현지 공동생산 참여를 접고 완제품을 직접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수년간 이어진 분담금 미납 논란을 매듭짓고 순수 구매국으로 처지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공동개발 과정에서 현지 공동생산 참여를 접고 완제품을 직접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수년간 이어진 분담금 미납 논란을 매듭짓고 순수 구매국으로 처지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도네시아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공동개발 과정에서 현지 공동생산 참여를 접고 완제품을 직접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수년간 이어진 분담금 미납 논란을 매듭짓고 순수 구매국으로 처지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대규모 수출 물량을 조기에 확보할 기회를 엿보고 있으나, 인도네시아의 고질적인 재정난과 계약 이행 신뢰도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공동생산 대신 직접 수입"…인도네시아 국방부 공식 발표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 콤파스(Kompas)715(현지시각) 보도에서 윤순구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와 샤프리 샴수딘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자카르타 국방부 청사에서 만나 전투기 공동개발 최종 단계 협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이번 회동이 두 나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라고 설명했다.

가장 주목할 대목은 인도네시아가 KF-21을 현지에서 공동 생산하지 않고 한국에서 직접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사실이다. 유수프 자우하리 인도네시아 국방물자청장은 지난달 공식 발표를 통해 "인도네시아는 KF-21 공동 생산을 하지 않고 한국에서 직접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그동안 재정난 때문에 공동개발 분담금 납부를 미루며 한국 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최근 양국 협상을 통해 최종 분담금을 6000억 원으로 감액 조정하고 인도네시아가 이 금액을 완납하면서 갈등의 불씨는 껐다. 이번 직접 구매 선회는 분담금 조정 이후 추가적인 현지 생산 설비 투자 부담을 피하면서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려는 출구전략이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은 어디까지나 인도네시아 국방부의 의사 표명일 뿐,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구매확약서(LOA) 제출이나 본계약 체결 단계는 아니다. 인도네시아는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도입 과정에서도 예산 부족으로 계약 이행을 반복 지연한 전례가 있어, 재정 여건이 KF-21 사업 추진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40대 계약 시 최대 5조 원 규모…기술 협력 축소 우려


방산업계는 인도네시아가 기존 공동개발 계약에 기반해 확보하려 한 40대 안팎의 물량을 완제기 수입 형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구체적으로는 16대씩 3단계에 걸쳐 총 48대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KF-21의 대당 가격은 국제 방산 전문 매체 기준 국산 1차 양산형(Block 1)의 경우 약 8000만 달러(1190억 원) 안팎으로 평가받는다. 40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기체 가격만 약 32억 달러(한화 약 47600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후속 군수지원(MRO)과 초도 무장 패키지, 조종사 교육 훈련을 포함하는 계약 구조를 짠다면 총 계약 규모는 5조 원 선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직접 구매로 전환하면 기술 이전 범위는 축소된다. 기존 공동개발 관계에서 넘겨받기로 했던 핵심 설계 기술과 전투기 제어 소스코드에 대한 접근권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다.

방산업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기술 획득 수준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개발 리스크와 인프라 구축 비용을 줄이려는 선택을 한 것으로, 현지 정비나 단순 부품 조립 수준의 MRO 국산화 요구는 향후 양국 간 협상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KAI 실적 영향…기대감 속 '매출 인식 속도 차이' 경계해야


이번 구매 전환 소식은 KAI 매출 구조와 수주잔고에 호재지만, 당장 극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장벽이 많다. 전투기 수출 계약은 보통 수년에 걸쳐 분할 인도하는 방식을 취하므로 실적 반영 속도가 완만하다. 실제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인도네시아 물량 인도는 2~3년에 걸쳐 이뤄질 가능성이 커서 연간 실적에 반영되는 규모는 시장 기대보다 작을 수 있다.

개발 단계와 비교해 양산 수출 단계의 마진율이 높지만, 인도네시아의 재정 상황 때문에 단가 인하 압박을 강하게 받을 위험이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일시에 집행하기 어려워 한국 금융기관의 보증과 대출 조건을 결합한 수출 금융 패키지 제공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대금 회수 지연과 환율 위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사천 공장 가동률과 글로벌 경쟁 구도


생산능력 확보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 현재 KAI 사천 공장은 연간 50대 규모 수준의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중이다. 한국 공군의 1차 양산 물량과 계획된 총 120대 인도 일정을 감안하면 공장 가동률은 이미 한계에 가깝다. 수출 물량까지 제때 소화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일정 분배가 수반되어야 하며, 납기가 지연되면 패널티 지불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하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프랑스 다쏘사의 라팔 전투기 42대 도입 계약을 체결해 이행하고 있다. 라팔은 실전 운용 경험이 풍부하고 인도네시아 공군의 차세대 주력 기종 자리를 선점해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힌다.

이에 맞서는 KF-21은 동급 서방 전투기 대비 도입 단가와 수명 주기 비용(LCC)이 낮은 점이 대표적인 강점이다. 다만 아직 실전 배치 후 운용 이력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어, 인도네시아의 제한된 방산 예산이 라팔 추가 도입에 쏠린다면 KF-21 구매 사업의 추진력은 약해질 수 있다.

추진 동력 판단할 3대 관전 포인트


이 사안이 실질적인 수주 성과로 이어질지 판단하기 위해 업계 전문가들과 방산 시장은 3가지 핵심 지표에 주목한다.

첫째, 인도네시아의 차기 국방 예산 내 '신규 전투기 도입' 관련 예산 항목의 실제 편성 규모다. 이는 구체적인 재정 확보 여부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기준선이 된다.

둘째, 양국 정부가 조율할 수출 금융 지원 협상 추이다. 한국 금융기관의 보증 비율과 대출 이자율 합의점이 도출되어야 사업에 속도가 붙는다.

셋째, KAI 사천 공장의 연간 양산 스케줄과 추가 효율화 계획이다. 한국 공군 공급 물량과 수출용 물량의 인도 시기가 겹치는 병목 현상을 어떻게 해결할지 구체적인 시간표가 제시되어야 비로소 실질적인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