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일본 소재·장비 기업과 밀착… 독점적 HBM 구도 분산 노림수
수직 분업 속 '영역 확장' 꾀하는 일본, 한국 패키징 생태계 위협 요인
수직 분업 속 '영역 확장' 꾀하는 일본, 한국 패키징 생태계 위협 요인
이미지 확대보기도쿄 선술집서 다진 결속… 엔비디아 '멀티 밴더' 전략 가속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월 15일(현지시각) 황 CEO가 당일 저녁 도쿄 간다의 한 선술집에서 일본 주요 거래처 경영진과 2시간 동안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과 술잔을 나누며 일본 반도체 산업을 활성화하고 주가를 함께 끌어올리자고 제안했다. 모임에는 반도체 원판(웨이퍼)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웃도는 1위 기업 신에츠화학을 비롯한 일본 대표 소재·장비 대기업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친목 도모를 넘어 엔비디아의 리스크 분산 전략을 보여준다. 한국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과도하게 쏠린 공급망 편중 현상을 완화하고, 협상력을 확보하려는 다변화 구조 구축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미·중 기술 갈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려는 지정학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HBM 독점 구조의 이면… 일본, '소재·장비' 무기로 영역 확장
한국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HBM 시장에서 사실상 대부분을 점유하며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조 중심 구조는 원천 소재와 장비 부문에서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감광제(포토레지스트)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세계 시장의 90%를 독점하고 있다.
일본은 강력한 상류(소재·장비) 경쟁력을 바탕으로 패키징과 첨단 소재 영역까지 침투를 시도하고 있다.
첨단 패키징(고성능 패키징) 분야에서 대만 TSMC가 과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나, 엔비디아가 일본의 첨단 패키징 장비 도입을 늘릴 경우 독점적 동맹 구도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완전 대체 아닌 구조적 긴장감 조성"… 한국 대응 시급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와 일본의 밀착이 한국을 완전히 대체하는 구도로 가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일본(소재·장비)-한국(메모리)-대만(파운드리·패키징)의 수직 분업 구조가 견고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목적이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여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고 공급 단가 협상력을 높이는 데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일본 기업들이 엔비디아 규격에 맞춘 차세대 패키징 소재 공급을 본격화하면 국내 HBM 제조사들의 중장기 마진율 방어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증권가에서도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HBM 공급 지위에 영향이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후공정 생태계 전반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지 못한다면 부가가치가 후공정에서 해외로 이전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한다.
시장 주도권 판가름할 3가지 핵심 감시 지표
이러한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지표는 일본 소재·장비 기업들의 엔비디아향 신규 수주 및 매출 비중이다. 엔비디아 공급망으로의 편입 속도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선행지표로서, 일본 기업들의 실적 호전 전환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국내 HBM 제조사들의 핵심 소재 국산화율 추이도 정밀하게 추적해야 한다. 일본의 영토 확장 국면에서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이 원가 부담을 낮추고 독자적인 마진 방어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열쇠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글로벌 첨단 패키징 협력사들의 점유율 변동을 점검해야 한다. TSMC와 한국 중심의 후공정 생태계가 일본 등으로 다변화되는지 확인함으로써 중장기적인 HBM 수요 지속성과 한국 반도체의 위상을 판단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