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경제학자 72명 설문…연말 CPI 3.4%로 고물가 지속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경제가 높은 물가상승률에도 2%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침체 우려는 낮아졌지만 이란 전쟁과 고착화한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의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경제 전문가 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1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조사에 참여한 경제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과 물가가 상승하더라도 미국 경제가 올해 2%를 웃도는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 판단에 주로 활용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올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4월 조사 당시 전망치인 2.9%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근원 PCE 물가지수는 가격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다.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 성장률 전망 2.0%에서 2.1%로 상향
물가 전망이 악화한 것과 달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소폭 개선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4월 조사에서 제시된 2.0%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1월 조사 당시 전망치 2.2%에도 근접했다.
향후 12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은 평균 25%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조사 당시의 33%보다 8%포인트 낮아졌다. 2025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WSJ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와 정부의 재정 지출, 지난해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가 미국 경제의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같은 성장 동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높은 물가상승률이 장기간 이어지면 가계의 구매력이 약화하고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도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설문 이후 6월 CPI 3.5% 발표
이번 설문은 미국 노동부가 14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와 미국·이란 휴전 붕괴 이전에 이뤄졌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 상승했다. 5월 상승률 4.2%보다 크게 낮아졌지만 연준의 물가 목표를 여전히 웃돌았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국 경제의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임금과 물가, 이란 전쟁을 꼽았다.
버나드 바우몰 이코노믹아웃룩그룹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에 대응해 임금 상승세가 빨라질지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오랫동안 고착될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다시 확대할지도 미국 경제 전망을 좌우할 변수로 제시했다.
◇ 워시 연준 의장, 포워드 가이던스 축소 추진
이번 조사에서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통화정책 소통 방식과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경제 전문가들의 견해도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지명한 워시 의장은 5월 연준 의장에 취임했다. 그는 연준이 향후 금리 경로에 관한 정보를 미리 제공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워시 의장은 연준 위원들이 향후 3년간의 기준금리 전망을 제시하는 점도표에 자신의 전망치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연준의 정책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는 시도와 관련해 하급심의 제동 조치를 해제하지 않았다.
높은 물가와 양호한 성장세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연준이 어느 시점에 기준금리를 조정할지를 둘러싼 논쟁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