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앙카라 외교적 훈풍에 의회 반발, "러 S-400 소유자체가 위법"
제3국 이양 꼼수에도 기밀유출 우려 여전…그리스·유대계 로비격화
제3국 이양 꼼수에도 기밀유출 우려 여전…그리스·유대계 로비격화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담에서 튀르키예에 대한 제재 해제와 F-35 스텔스 전투기 프로그램 복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워싱턴 정가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백악관의 대(對)튀르키예 유화책에 맞서 미 의회가 기존의 촘촘한 법적 규제를 무기로 전방위적인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도입으로 촉발된 미·튀르키예 간의 5세대 전투기 분쟁 잔혹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의회 법률의 정면충돌이라는 새로운 전선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13일(현지 시각) 유럽 연합 공영 방송 유로뉴스(Euronews)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F-35 프로그램 재진입 움직임에 대해 미 하원을 중심으로 강력한 법적 반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민주당 디나 티수스(Dina Titus) 하원의원을 중심으로 한 18명의 의원들은 하원 지도부에 공동 서한을 보내 백악관이 독단적으로 튀르키예의 F-35 복귀를 추진할 경우 의회가 즉각 개입해 기존 법률을 수호하고 이를 저지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야 막론한 의회의 조직적 반발…디나 티투스 의원 등 '법 집행' 촉구
공화당 내부 분위기 역시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헬레닉·아메리칸 리더십 위원회(HALC·Hellenic American Leadership Council)의 타노스 다벨리스(Thanos Davelis) 대외협력국장에 따르면 공화당 의원들은 공개 서한에 서명하는 집단행동 대신 트럼프 행정부 내부 인맥과 소통하며 복귀 반대 의사를 타진하는 막후 설득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미 의회가 여야를 막론하고 완강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튀르키예의 F-35 복귀가 단순한 정치적 합의로 풀어낼 수 없는 법률적 장벽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튀르키예는 지난 2019년 러시아제 S-400 시스템을 인도받으면서 미국 적대세력 제재법(CAATSA·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에 의거해 제재 대상이 되었고 F-35 공동 생산 파트너십에서 강제 퇴출당했다. 미 의회가 국방수권법(NDAA·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을 통해 구축해 놓은 법적 방어선의 핵심은 바로 S-400의 소유(Possession) 여부다. 현행 미국 법률은 튀르키예가 S-400을 단순히 가동하지 않거나 봉인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아예 소유하지 않아야만 F-35를 인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S-400 제3국 매각' 꼼수 부각…스텔스 기밀 유출·지중해 안보 전선 '비상'
이에 따라 워싱턴 정가에서는 튀르키예 정부가 법적 걸림돌을 피하기 위해 S-400 시스템을 자국 통제권에서 완전히 제외하거나 제3국으로 이양하여 소유권 문제라는 법적 장애물을 제거하려는 우회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의 안보 전문가들과 미 의회 의원들은 이러한 우회 이양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S-400의 강력한 레이더 감시망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5세대 전투기인 F-35를 함께 운용할 경우, F-35의 가장 큰 무기인 스텔스 특성과 전자전 능력이 S-400 체계에 노출되어 핵심 군사 기밀 데이터가 러시아 측으로 흘러 들어갈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데이터 유출 리스크는 미국이 지난 2019년 튀르키예를 프로그램에서 전격 축출한 본질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지중해와 중동의 지정학적 안보 전선도 요동치고 있다. 동지중해에서 튀르키예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그리스 정부는 미국이 첨단 무기를 판매할 때 아군이자 나토 동맹국을 겨냥해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확실한 안전장치와 보증을 마련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현재 아테네 당국은 워싱턴 내 그리스계 미국인 커뮤니티 및 미국·유대인 협회 등 강력한 의회 외교 단체들과 연대해 미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결국 트럼프 백악관이 튀르키예와의 대화 재개를 원하더라도 미국 적대세력 제재법(CAATSA) 제재 해제 권한과 무기 수출 승인 권한의 열쇠를 쥔 미 의회가 법률적 빗장을 풀지 않는 한 창고에 묶여 있는 튀르키예 몫의 F-35가 앙카라 상공을 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워싱턴의 냉정한 현실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