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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의 ‘거대 노령화’… 세대 간 부의 편중 논란

55세 이상 근로자 비중 25% 달해… 고령층의 권력·자산 집중 현상 가속화
청년 세대 기회 제약 우려 속, 사회 안전망 확충 통한 세대 간 상생 해법 주목
질문 듣고 얼어붙은 미치 매코널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질문 듣고 얼어붙은 미치 매코널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미국 사회가 인구 구조 변화와 맞물려 고령층의 권력과 부 집중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기대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성과지만, 이로 인해 사회적 자원이 특정 세대에 편중되면서 청년 세대의 기회가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러한 변화가 향후 미국의 혁신 동력과 세대 간 자원 배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일대 뉴스(Yale News)는 (현지시각) 지난 11일 사무엘 모인(Samuel Moyn) 예일대 법학 교수의 저서 ‘미국의 노인 정치(Gerontocracy in America)’를 인용해 이 같은 현상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90년 전체 노동력의 약 10%였던 55세 이상 근로자 비중은 현재 25%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가계 자산 통계 등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미국 전체 가계 자산의 절반 이상이 54세 이상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어 세대 간 자산 격차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정치·경제 권력의 고령화… ‘노인 정치’ 심화 평가 나와

사회 전반에서 고령층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를 ‘노인 정치(Gerontocracy)’로의 이동으로 해석하는 평가가 학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의회 의원의 중위 연령은 이미 60세를 넘어섰고, 유권자와 정치 후원금 기부자의 평균 연령 역시 각각 52세와 70세에 육박한다.

모인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이 단순히 고령층 정치인의 비중이 높은 것을 넘어, 유권자 구조 자체가 고령화됨에 따라 기후 변화나 국가 부채와 같은 미래 과제에 대한 대응을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산과 주거 문제 역시 고령층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부의 집중 현상은 청년 세대의 자산 형성 기회를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는 청년들이 시스템에 대한 소외감을 느끼고 경제적 사다리에서 멀어지게 하는 구조적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고령화 이슈와 맞물린 세대 갈등… 상생 해법 필요


한국 시장과 투자자 입장에서도 미국의 이러한 인구 구조적 리스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인 국가이며, 국민연금 개혁과 정년 연장 등 세대 간 자원 배분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 중이다.

미국의 사례는 노령층의 기득권 유지가 청년층의 고용 시장 진입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비판적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한국의 경우, 고령화가 노동시장과 기업의 비용 구조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령 인구 비중 확대가 내수 소비의 양극화를 유발하거나, 기업들의 고용 경직성을 높여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세대 간의 갈등은 자원 배분의 불균형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적 타협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노동시장과 금융 시장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회 안전망 강화가 세대 갈등 해소의 열쇠

모인 교수는 이러한 고령층 기득권 구조에 대한 대응책으로 의무 투표제 도입, 선거 자금 공공 지원 확대, 연령별 투표 가중치 재검토 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강조되는 것은 고령층이 은퇴 후에도 경제적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탄탄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는 “고령층이 일자리와 부를 놓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노후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며, 의료 복지와 장기 요양 등 공공복지 중심의 모델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통해 고령층이 기득권을 양보하고 삶을 재설계할 기회를 얻을 때, 비로소 청년 세대에게 권력과 부가 자연스럽게 이전되는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를 위한 혁신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대 간의 세밀한 자원 배분과 인식 전환을 위한 사회적 공론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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