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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차기 AI ‘워터멜론’, GPT-5.5 따라잡았나

알렉산더 왕 “주요 벤치마크서 오픈AI 주력 모델 수준”
AI 에이전트 지연 인정 직후 나온 내부 자신감

메타의 차기 AI 모델 ‘워터멜론’이 오픈AI GPT-5.5 수준에 근접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면서 빅테크 AI 모델 경쟁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메타의 차기 AI 모델 ‘워터멜론’이 오픈AI GPT-5.5 수준에 근접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면서 빅테크 AI 모델 경쟁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챗GPT


메타플랫폼스가 차기 인공지능(AI) 모델 성능에서 오픈AI를 따라잡았다는 내부 평가를 내놨다.

최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AI 에이전트 개발 속도가 기대보다 더디다고 인정한 가운데 모델 성능 자체에서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상반된 메시지가 나온 셈이다.
3일(이하 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알렉산더 왕 메타 AI 총괄은 전날 열린 사내 타운홀 미팅에서 코드명 ‘워터멜론’으로 불리는 차기 AI 모델이 오픈AI의 주력 모델인 GPT-5.5의 수준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왕 총괄은 주요 AI 모델 벤치마크를 근거로 이같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어떤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삼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워터멜론, 아보카도 후속 모델

워터멜론은 메타가 현재 훈련 중인 차기 모델이다.
왕 총괄은 워터멜론이 ‘아보카도’ 다음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아보카도는 메타가 지난 4월 공개한 뮤즈 스파크의 내부 코드명이다.

뮤즈 스파크는 메타 초지능 연구소가 내놓은 첫 모델 계열로 벤치마크에서 양호한 성능을 보였지만 오픈AI나 앤스로픽 같은 선두 업체의 모델을 앞서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왕 총괄은 워터멜론이 아보카도보다 한 자릿수 이상 큰 규모의 연산 자원을 투입해 훈련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메타가 모델 경쟁에서 성능 격차를 줄이기 위해 더 큰 컴퓨팅 자원을 투입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코딩·에이전트 성능 개선 예고
왕 총괄은 공개적으로도 모델 성능 개선을 예고했다.

그는 X에 올린 글에서 “현재 모델인 뮤즈 스파크의 업데이트가 곧 나올 것”이라며 “코딩과 에이전트 기능에서 큰 향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이용자가 메타가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퍼스와 비슷한 수준의 코딩 모델을 언제 갖추게 되느냐고 묻자 왕 총괄은 “꽤 곧”이라고 답했다. 그는 메타가 준비 중인 모델을 이용자들이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메타가 단순 대화형 AI보다 코딩, 업무 자동화, 에이전트 기능을 차기 모델 경쟁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저커버그 발언과 엇갈린 신호

이번 발언은 메타 내부에서 AI 전환을 둘러싼 평가가 한층 복잡해졌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내부 타운홀 미팅에서 AI 에이전트 개발 속도가 지난 몇 달 동안 기대만큼 빨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력 재배치의 효과도 아직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반면 왕 총괄은 차기 모델 성능이 오픈AI 주력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두 발언은 메타 AI 전략이 모델 성능 개선에서는 진전을 내고 있지만 이를 실제 서비스와 업무 자동화로 연결하는 과정에서는 아직 과제를 안고 있음을 드러낸다.

◇오픈AI·구글·앤스로픽 추격전

메타의 AI 전략은 오랫동안 오픈AI, 구글, 앤스로픽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맞춰져 있었다.

메타는 라마 계열 모델을 통해 개방형 AI 생태계에서 존재감을 키웠지만 최첨단 모델 경쟁에서는 오픈AI와 앤스로픽, 구글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개발자와 기업 고객에게 메타 모델이 업계 최상위권이라는 확신을 주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왕 총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워터멜론은 메타가 그 격차를 좁혔다는 가장 강한 내부 신호가 된다. 특히 벤치마크에서 GPT-5.5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는 메타가 다시 최상위 모델 경쟁에 진입했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다만 벤치마크 성능이 곧바로 실제 이용자 경험이나 기업 고객 수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모델의 안정성, 비용, 응답 속도, 개발 도구, 배포 방식도 함께 검증돼야 한다.

◇막대한 AI 투자 성과 시험대

메타는 AI 인프라와 인재 확보에 공격적으로 돈을 쓰고 있다.

메타는 올해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 1250억~1450억달러(약 193조6000억~224조6000억원)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기존 전망치 1150억~1350억달러(약 178조1000억~209조1000억원)보다 높아진 규모다.

비용 증가의 배경에는 부품 가격 상승과 추가 데이터센터 투자가 있다. 메타는 최상위 AI 모델을 훈련하고 운영하려면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전력, 서버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해 왕 총괄을 영입해 메타의 AI 조직을 메타 초지능 연구소로 재편했다. 또 최고급 AI 인재를 데려오기 위해 거액의 보상 패키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터멜론의 성과 주장은 이런 투자가 모델 성능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다. 반대로 실제 제품 성과가 뒤따르지 않으면 막대한 지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더 커질 수 있다.

◇GPT-5.6 변수도 남아

메타가 따라잡았다고 밝힌 기준은 GPT-5.5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오픈AI가 지난 4월 GPT-5.5를 공개했고, 지난달 말에는 더 강력한 GPT-5.6을 선보였지만 미국 정부 요청에 따라 일반 공개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경쟁 구도는 계속 움직이고 있다. 메타가 GPT-5.5 수준에 도달했다고 해도 오픈AI의 최신 모델이 더 앞서 있다면 격차는 다시 벌어질 수 있다.

AI 모델 경쟁에서는 특정 시점의 벤치마크보다 개발 속도가 더 중요하다. 한 모델이 훈련을 마치고 공개되는 사이 경쟁사는 다음 세대 모델을 준비한다. 워터멜론이 실제로 어느 수준의 성능과 비용 효율을 보여줄지는 공개 이후 확인될 전망이다.

◇메타 AI 전략의 1차 검증 국면

이번 내부 발언을 계기로 메타 AI 전략의 성과 검증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메타는 막대한 인프라 투자와 인재 영입, 조직개편을 통해 오픈AI와 앤스로픽, 구글을 추격해 왔다. 워터멜론이 실제로 GPT-5.5급 성능을 보인다면 메타는 AI 모델 경쟁에서 다시 강한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저커버그 CEO가 인정한 것처럼 AI 에이전트와 조직개편 효과는 아직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모델 성능 향상과 실제 서비스 확산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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