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5% 지분안 확산 속 “트럼프 행정부와 논의 없어”
첨단 AI 모델 감독 강화에도 공공 지분 참여와는 거리
첨단 AI 모델 감독 강화에도 공공 지분 참여와는 거리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이 미국 정부의 지분 취득 논의 대상에 오른 적이 없다는 보도가 나왔다.
오픈AI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회사 지분 5%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공공 지분 논쟁이 미국 AI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가운데 앤스로픽은 일단 선을 긋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와 앤스로픽이 정부의 앤스로픽 지분 취득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백악관과 미 상무부는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고 앤스로픽도 언급을 피했다.
◇ 오픈AI 지분안 뒤 업계 전체로 시선 확산
FT는 “오픈AI가 미국 정부에 5% 지분을 제공하는 방안을 트럼프 행정부와 초기 논의했다”고 전날 전했다. 이 구상은 AI가 만들어낼 경제적 이익을 국민과 공유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문제는 이런 논의가 오픈AI 한 곳에 그치는지, 아니면 앤스로픽을 포함한 다른 주요 AI 기업으로 확산되는지였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은 미국 생성형 AI 산업을 대표하는 양대 비상장 AI 모델 기업으로 꼽힌다.
로이터 보도는 적어도 앤스로픽과 관련해서는 정부 지분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 공공 지분론과 거리 두는 앤스로픽
앤스로픽 입장에서 정부 지분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면 규제 당국과의 관계가 안정될 수 있지만 경영 독립성과 투자자 이해관계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상장을 준비하거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이어가는 AI 기업에는 지분 희석과 정치 개입 가능성이 중요한 변수다.
앤스로픽이 직접 반박 성명을 내지는 않았지만 소식통을 통해 논의가 없었다는 점이 전해진 것은 공공 지분 논쟁이 회사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픈AI 지분안이 AI 산업 전체의 부의 배분 문제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앤스로픽은 일단 같은 틀로 묶이는 것을 피한 셈이다.
◇ AI 감독은 이미 강화 흐름
지분 논의가 없었다고 해서 앤스로픽이 워싱턴의 영향권 밖에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첨단 AI 모델 공개와 악용 가능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군사 정보, 사이버 공격, 생물안보 위협 등에 고성능 AI 모델이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앤스로픽의 고성능 모델 2종에 적용했던 수출통제를 해제했다. 앞서 해당 모델에는 악용 방지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로 제한 조치가 부과된 바 있다.
새 AI 모델을 정부에 제출해 검토받는 절차는 현재 자발적 방식이다. 그러나 주요 AI 기업들이 모델 공개와 안전성 문제를 놓고 정부와 긴밀히 접촉해야 하는 환경은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
◇ 트럼프·샌더스 모두 AI 부의 공유 거론
AI 기업의 공공 지분 논쟁은 정치권 양쪽에서 동시에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AI 기업의 성장 이익을 일반 국민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AI 산업의 막대한 기업가치가 일부 투자자에게만 돌아간다는 비판을 의식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더 강한 방안을 내놨다. 그는 대형 AI 기업들이 정부에 50% 지분과 이사회 참여권을 제공하도록 해 AI가 만들어내는 부를 사회가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식과 강도는 다르지만 두 흐름은 같은 문제를 겨냥한다. AI 산업이 만들어낼 부를 민간 기업과 투자자만 가져가도 되는지, 아니면 정부와 국민이 지분 형태로 공유해야 하는지다.
◇ 상장 앞둔 AI 기업들에 부담
오픈AI와 앤스로픽은 모두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거론되는 대표 AI 기업이다.
상장은 기존 투자자에게 큰 평가이익을 안겨주고 회사의 소유 구조를 넓히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AI 기업 가치가 빠르게 커질수록 정치적 반발도 커질 수 있다.
AI는 생산성 향상 기대와 함께 일자리 대체, 개인정보, 안보 위험, 전력 사용 확대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기업들이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동안 그 비용과 위험은 사회가 떠안는다는 비판도 있다.
오픈AI의 지분 제공 논의는 이런 비판을 완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반면 앤스로픽 관련 논의가 없었다는 보도는 모든 AI 기업이 같은 해법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 정부와 AI 기업 관계 새 국면
이번 사안은 미국 AI 산업과 정부의 관계가 단순한 규제를 넘어 소유 구조와 이익 배분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AI 규제 논의의 중심은 모델 안전성, 저작권, 개인정보, 안보 위험이었다. 이제는 AI가 만들어내는 부를 누가 소유하고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앤스로픽은 정부 지분 논의가 없었다는 선을 그었지만 워싱턴의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첨단 모델 공개, 수출통제, 악용 방지 장치, 공공 이익 공유 논의가 모두 AI 기업의 성장 전략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오픈AI 지분안이 불러온 파장은 앤스로픽의 부인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AI 기업들이 상장과 기업가치 확대를 추진할수록 정부와 국민이 AI 성장의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더 커질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