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FAO “동남아·남아시아 가뭄 확률 50% 이상… 분쟁·경제난 겪는 취약국 직격탄”
Ankura 컨설팅 “해외 곡물 생산 타격 시, 국내 자급 불가능한 중국의 식량 안보 위협”
올해 1~5월 중국 곡물 수입 폭발… 밀 71.6%·쌀 63.3%·보리 47.8% 전년 대비 급증
Ankura 컨설팅 “해외 곡물 생산 타격 시, 국내 자급 불가능한 중국의 식량 안보 위협”
올해 1~5월 중국 곡물 수입 폭발… 밀 71.6%·쌀 63.3%·보리 47.8% 전년 대비 급증
이미지 확대보기이에 따라 이미 극심한 내전과 경제적 압박을 겪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취약국) 진영의 인프라 붕괴가 예고된 것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량을 사들이는 중국의 곡물 공급망까지 위태로운 위협에 직면했다는 경고등이 전격 켜졌다.
2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긴급 보고서 및 글로벌 농업 경제 지표를 심층 분석한 결과, 건조하고 뜨거운 엘니뇨 기후 패턴이 지구촌 곳곳의 수확물을 파괴하고 가축을 집단 폐사시키는 등 농업 안보를 전방위로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엘니뇨는 이전과 다르다”… 글로벌 사우스 목초지 가뭄 확률 50% 돌파
유엔 FAO의 천연자원 담당관 호르헤 알바르-벨트란(Jorge Alvar-Beltran)은 서방과의 자원 통상 전면전과 지정학적 분쟁 속에서 가동된 이번 엘니뇨에 대해 "지구의 온도가 과거보다 훨씬 더 따뜻해진 상태에서 분쟁과 식량 불안정이 만연한 탓에, 취약 지역과 대처 능력이 제한적인 국가들이 가장 파괴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FAO가 지목한 가장 심각한 엘니뇨 위험 지역은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일부 지역이다. 이들 지역의 핵심 목초지와 농경지는 향후 몇 달간 무려 50% 이상의 가혹한 농업 가뭄 확률에 직면할 것으로 관측됐다.
기후 충격이 본격화될 경우 사람들은 식량과 물을 찾아 대규모로 이주해야 하는 기후 난민 사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미 분쟁과 경제 스트레스를 겪는 국가들의 상황을 최악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
중국 위험국 명시 안 됐지만… 외자 유치 행동계획 속 식량 안보 아킬레스건 부상
비록 유엔 기구의 공식 발표 문서에서 중국이 위험국 명단에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엘니뇨발 식량 쇼크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2004년 이후 완연한 농산물 순수입국으로 돌아선 중국은 2025년 말레이시아 국민 대학(Universiti Kebangsaan Malaysia)의 연구 조사 기준, 현재 전 세계에서 곡물을 포함한 식량을 가장 많이 사들이는 압도적인 세계 1위 식량 수입국이기 때문이다.
알프레도 몬투파르-헬루(Alfredo Montufar-Helu) 앤쿠라 컨설팅(Ankura Consulting) 전무이사는 "엘니뇨가 세계 특정 곡창지대에 심각한 가뭄을 초래해 식량 안보를 무너뜨린다면 글로벌 곡물 수요가 폭발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곡물을 해외 시장에서 강제로 수입해야 하므로 글로벌 식량 가격 상승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짚었다.
농산물 거래 전문 데스크 헥타 글로벌(Hectare Global)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엘니뇨 주기가 도래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옥수수, 쌀, 밀 생산량이 최대 4.3%까지 일제히 감소하는 펀더멘털 충격이 발생한다.
다만 배터리 공급망 전쟁의 핵심인 대두(콩) 수확량은 역설적으로 2%에서 5%가량 일시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지만, 종합적인 곡물 바스켓 측면에서 중국은 역사적으로 항상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어온 단골 대상이었다.
올해 상반기 밀 수입 71% 폭발… ‘소농 구조’ 중국 농업의 치명적 한계
이 같은 불길한 징후는 이미 중국 세관(해관총서)의 통계 수치로 고스란히 증명되고 있다. 중국의 곡물 수입량은 2026년 상반기 5개월(1~5월) 동안 가파르게 급증해 밀, 쌀, 보리 수입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45%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구체적으로 밀 수입량은 전년 대비 무려 71.6%나 수직 상승한 267만 톤을 기록했으며, 쌀과 보리 수입량 역시 각각 63.3%와 47.8%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마크했다. 전량 사료 및 산업용으로 투입되는 옥수수 수입량 또한 반등에 성공하며 39.4% 증가한 87만 6,756톤을 기록, 중국 안방 시장의 극심한 식량 갈증을 대변했다.
과거 2015~2016년 엘니뇨 주기 당시 주요 밀 수출국인 호주가 가뭄으로 수출 가능 물량을 대거 줄였던 선례를 감안하면, 이번 수입 급증은 중국 당국이 기후 리스크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곳간을 채우려는 절박한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이달 초 태평양에서 공식 형성되기 시작한 이번 엘니뇨는 해양 더위 온도가 평년보다 무려 2.5도(화씨 4.5도)나 높게 관측되는 등 ‘역대급 괴물 엘니뇨’의 전형적인 구조를 띠고 있다. 중국 남부 일부 지역은 가뭄 위험국인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직접적인 기후 패턴을 공유한다.
지정학 분석가들은 베이징 당국이 하이테크 인공지능(AI)이나 화웨이 공급망 보호 등 첨단 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정작 국가의 근간인 농업 안보 체질은 극한의 기상 충격을 감당할 자본과 기술력이 턱없이 부족한 ‘소규모 전통 농업 시스템’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중요 광물(코발트·희토류)을 독점 통제하며 미국 주도의 ‘팍스 실리카’ 버스에 맞소송전을 벌이는 중국이지만, 하늘이 내리는 슈퍼 엘니뇨발 식량 배급망 타격과 수입 곡물 단가 폭등이라는 거대한 자연적 아킬레스건을 어떻게 우회할 수 있을지 전 세계 통상 무역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