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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독·프 동맹 균열' 빈틈 뚫는다…유럽 본토 수주전 시나리오와 수혜 업종

유인전투기 중심 FCAS 중단 수순, MGCS 전차마저 흔들…라인메탈 CEO "사업 지연 불가피" 경고
폴란드 넘어 서유럽 진입 분수령…'납기·가성비' 무기로 차세대 유럽 지상전력 한 축 확보
독일과 프랑스가 추진하던 차세대 공동 무기 개발 사업이 연쇄적으로 지연되거나 축소되면서 유럽 방위산업의 주도권이 재정력이 앞선 독일로 기우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독일과 프랑스가 추진하던 차세대 공동 무기 개발 사업이 연쇄적으로 지연되거나 축소되면서 유럽 방위산업의 주도권이 재정력이 앞선 독일로 기우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독일과 프랑스가 추진하던 차세대 공동 무기 개발 사업이 연쇄적으로 지연되거나 축소되면서 유럽 방위산업의 주도권이 재정력이 앞선 독일로 기우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독일의 독주와 프랑스의 재정난이 빚은 '무기 공백'은 폴란드에 이어 유럽 본토 시장을 노리는 한국 방위산업체들에 새로운 전환 국면을 열고 있다.

독일 일간지 벨트(DIE WELT, 현지시각 12)와 스페인 라라손(LARA ZÓN, 14)의 보도를 종합하면, 유럽 통합의 상징이었던 6세대 차세대 전투기(FCAS) 개발 프로젝트 중 유인 전투기 공동개발은 사실상 좌초됐다. 양측은 드론과 전투 클라우드 등 일부 요소만 선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 지상전력 협력의 핵심인 차세대 전차(MGCS) 사업마저 표류 중이다.

·프 공동 개발 축의 균열과 독일의 독주


독일 정부는 특별 국방기금(1000억 유로, 174조 원)과 정규 예산을 합쳐 오는 2030년까지 약 1800억 유로(314조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같은 기간 프랑스 계획치의 약 2배 수준이다. 과거 경제에만 집중하고 안보는 프랑스와 영국에 의존하던 독일이 막강한 재정력을 바탕으로 유럽 최대의 군사 강국으로 귀환을 선언한 셈이다.
이러한 힘의 균형 변화는 오랜 협력 관계의 균열로 이어졌다. 프랑스 기획재정부와 군 수뇌부는 독일의 독주에 경고음을 내고 있다. 실제로 유인 전투기 중심의 FCAS가 중단 수순을 밟게 된 직후 독일 정부는 이미 독자적으로 사업을 이어받을 기업들과 조율에 들어갔다. 프랑스 군사 전문가들은 독일의 독자 행동이 유럽 방산 시장의 독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MGCS 전차 사업까지 번진 재정난의 불씨


균열은 지상 무기체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프랑스의 재정 악화는 2040년까지 독일 레오파르트 2와 프랑스 르클레르 전차를 대체하려던 차세대 지상전투시스템(MGCS)의 발목을 잡았다.

독일 최대 방산기업 라인메탈의 아르민 파퍼거 최고경영자(CEO)는 라라손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예산 부족 탓에 MGCS 관련 자금 조달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의 프로젝트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파퍼거 CEO는 자금 부족이 사업의 추가 지연을 부를 것이라며 우려했다. 현재까지 참여 기업들이 확보한 기술 개발 자금은 2500만 유로(437억 원)에 불과하다. 대형 국방 프로젝트를 이끌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독일은 늘어난 국방비를 바탕으로 독자 노선을 강화하고 있지만, 프랑스의 재정 여력 부족과 산업 이해관계 충돌로 공동 개발 사업은 속속 지연·축소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차세대 전투기·전차 공백이 길어질수록, 즉시 전력화가 가능한 외부 공급자에 대한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

유럽 무기 공백이 여는 K-방산 확장 기회


국내 방산 업계 관계자는 유럽 연합의 무기체계 표준화가 지연될수록 한국 방산 기업들의 유럽 본토 진입 공간이 더 넓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수년이 걸리는 유럽산 무기 개발을 기다릴 여유가 없는 동유럽과 북유럽 국가들이 당장 전력화가 가능한 대안을 찾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K2 전차·K9 자주포·FA-50 경공격기 대량 도입에 이어 K2PL 전차 현지 생산까지 추진하며 한국산 무기체계를 유럽형 표준 후보로 전환하는 시험대 역할을 하고 있다. 계약 체결 직후 첫 물량을 단 몇 개월 만에 현지 인도한 한국 방산의 신속한 납기 능력과 가격 경쟁력은 재정난과 개발 지연에 지친 유럽 국가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다만 유럽 내 자국 방산 산업을 보호하려는 프랑스와 독일의 규제 장벽이나 나토 표준 암호체계·전술데이터링크, 탄약 규격(STANAG)과의 연동 같은 기술적 호환성 문제는 한국 기업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정부 차원의 방산 외교와 현지 생산 현지화 전략이 동반되어야 장기적인 시장 점유가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럽 방산 시장의 지각변동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실적 호전 흐름을 판단하려면 투자자들은 다음 세 가지 요소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프랑스 라팔 대체 사업의 독자 노선 여부다. 프랑스가 재정 여건을 회복해 차세대 전투기를 단독 개발하면 유럽 내 전투기 공백은 일정 부분 메워질 수 있다. 반대로 예산 제약으로 다국적 공동개발에 머뭇거릴 경우, 중간 전력 보강용 전투기·경공격기 수요가 커지면서 FA-50급 기체를 생산하는 국내 방산 항공기 기체·엔진사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둘째, 국내 방위산업체의 유럽 수주 총액 추이다. 폴란드 이후 루마니아·체코·핀란드 등이 차기 도입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들 국가와 전차·자주포 생산사, 탄약·유도무기 업체 간의 신규 계약 체결 여부가 장기 우상향의 핵심 추진력이다.

셋째, 나토 규격 호환성 검증 속도다. 향후 나토 공동시험·평가 일정에 국산 무기체계가 얼마나 빠르게 포함되는지, 실제 실사격·연동 시험에서 어떤 성적을 내는지가 향후 수주 경쟁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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