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AS 결별’에 지상 전력 ‘MGCS’도 도미노 와해 위기…마크롱 “전차 사업 전면 재검토” 배수진
유럽 최대 탱크 거물 ‘KNDS’ 직격탄, 국방 공조 붕괴 공포에 상장 몸값 ‘43兆 ➔ 26兆’ 반토막 파국
유럽 최대 탱크 거물 ‘KNDS’ 직격탄, 국방 공조 붕괴 공포에 상장 몸값 ‘43兆 ➔ 26兆’ 반토막 파국
이미지 확대보기유럽 공동 방위 전선의 상징이자 독·프 안보 동맹의 주춧돌이었던 1000억 유로(약 170조 원) 규모의 차세대 미래전투항공체계(FCAS) 프로젝트가 끝내 침몰했다. 그 파편이 양국이 공동 개발 중이던 차세대 주력 전차 사업까지 통째로 집어삼키는 메가톤급 연쇄 핵폭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다소와 에어버스 간의 주도권 싸움이 파국으로 끝나며 전투기가 공중 분해되자, 지상 전력의 핵심인 차세대 전차 사업마저 인공호흡기를 떼야 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올해 글로벌 방산 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유럽 전차 거물 KNDS의 상장 몸값이 단 하룻밤 만에 반토막 나는 자본시장 대충격이 현실화됐다.
11일(현지 시각) 독일 유력 언론과 경제 전문지 비르츠샤프츠보헤(Wirtschaftswoche) 등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연방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9년간 지루한 지분 공방을 벌여온 공동 차세대 전투기(FCAS) 개발 프로젝트를 전면 폐기(Aus)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단 한 대의 비행 가능한 프로토타입(시제기)도 띄우지 못한 채 유럽 통합 방산의 기치가 완벽한 결별을 맞이한 것이다.
프랑스의 ‘항공모함·핵무기 사양’에 메르츠 결단
메르츠 독일 총리는 최근 정치 팟캐스트 ‘마흐트벡셀(Machtwechsel)’에 출연해 “프랑스는 차세대 전투기에 반드시 프랑스산 항공모함 이착함 기능과 핵무기 탑재(atomwaffenfähig) 능력을 이식하길 원했다”라며 “하지만 현재 독일 연방군(Bundeswehr) 체제에서는 이러한 오버스펙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결국 메르츠 내각은 합의 불가능한 독·프 간의 현실을 인정하고, 과감하게 결별이라는 정무적 결단을 내렸다.
이에 대해 독일 여당인 기독사회연합(CSU)의 국방 정치인 토마스 에른들은 “웨이포인트를 바로잡은 이정표적 결단”이라 지지했고, 사민당(SPD) 의원단 부대표 심티에 묄러 역시 “예상된 수순이자 일관된 조치”라며 힘을 실었다. 반면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의 프란치스카 브란트너 대표는 “유럽 독자 공군력 구축을 포기하고 미국산 엔진에 영공을 종속시키는 무책임한 처사(fahrlässig)”라고 비판하는 등 독일 정계는 격렬한 논쟁에 휩싸였다.
차세대 전차 ‘MGCS’도 도미노 와해 위기
진짜 메가톤급 재앙은 지상 무기 시장에서 터졌다. 이번 FCAS 전투기 사업의 파문이 오는 2040년부터 독일 레오파르트 전차와 프랑스 르클레르 전차를 통합 대체하기로 했던 차세대 주력 전차 프로젝트 ‘MGCS(Main Ground Combat System)’의 생명줄까지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미 지난 2월 “하늘(FCAS)이 무너지면, 우리는 지상의 공동 전차(MGCS) 사업 역시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배수의 진을 친 바 있으며, 이번 전투기 결별로 그 공포가 팩트로 안착했다. 유럽 방산업계 고위 임원은 외신 인터뷰에서 “세계 정세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한 국방 공조를 요구하는 시점에, 독·프의 결별은 최악의 '국가 이기주의 각자도생(nationale Lösungen)'으로의 퇴행을 의미한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43兆→26兆’ KNDS 상장 몸값 반토막
이 도미노 파산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 바로 독일 크라우스-마페이 웨그만(KMW)과 프랑스 넥스터의 합작 법인이자 레오파르트 전차의 모기업인 ‘KNDS’다. KNDS는 올해 유럽 증시 상장(IPO)을 확정 짓고, MGCS 전차 수주 물량을 최대 성장 동력으로 내세워 투자 유치 핏치를 올려왔다.
연초만 해도 글로벌 주관사 은행들이 평가한 KNDS의 기업 가치는 무려 250억 유로(약 43조 원)에 달했다. 그러나 MGCS 무산 리스크가 터지자마자 인사이더들 사이에서 평가 가치는 150억 유로(약 26조 원)로 수직 낙하했으며, 현재 방산 리서치 포트폴리오 분석가들은 “MGCS가 완전히 증발할 경우 KNDS의 최종 시가총액은 120억 유로(약 21조 원) 밑으로 폭락할 것”이라는 참혹한 스크리닝 결과를 내놓았다. 당초 목표치의 반토막 수준이다.
장-폴 알라리 KNDS CEO가 “우리에게는 230억 유로(약 40조 원)의 든든한 수주잔고가 있어 상장 전선에 문제가 없다”며 급히 진화에 나섰으나, 다국적 초대형 기업으로의 밸류에이션 점프를 기대했던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탈은 걷잡을 수 없는 상태다.
역설적이게도 이 같은 방산 충격의 아수라장 속에서 실리적 기회를 잡은 곳은 독일 연방재무부다. 독일 정부는 이번 KNDS 상장 시 전체 지분의 40%를 정부 자산으로 확보하기로 공언한 바 있다. KNDS의 기업 가치가 반토막 나면서 독일 재무부는 당초 계획했던 100억 유로(약 17조 원)의 절반에 불과한 예산만 쓰고도 대량의 전차 지분을 통째로 확보할 수 있는 역설적인 재정적 타이밍을 잡게 됐다.
40년 전 제자였던 한화오션에 120조 원 캐나다 잠수함을 안방까지 내줄 위기에 처한 독일 TKMS의 주가 폭락에 이어, 지상 전력의 심장 KNDS까지 독·프 분열로 침몰하면서 유럽 방산 시장의 신뢰성은 회복 불능의 타격을 입었다. 약속한 납기와 완벽한 가동률을 무기로 폴란드에 K2 전차 1000대 청사진을 완성한 대한민국 K-방산이, 주인 잃은 유럽과 글로벌 방산 시장의 거대한 공백을 메울 유일한 대안이자 글로벌 표준(Global Standard)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