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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보너스, 빚 2.1억 탕감” 현금 폭탄에도…러, 총 들 사람이 없다

북한군 3개 기단 수혈 불구 모병 충원율 20% 대폭락…최전방 기피증에 ‘8만 달러 현금 인센티브’ 무력화
단 3달 만에 로봇 미션 2만 건 완수한 우크라, 5월 한 달 영토 100㎢ 탈환하며 러시아에 ‘연속 순손실’
지난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거행된 승전 기념일(Victory Day) 군사 퍼레이드에서 열을 맞춰 행진 중인 러시아군 장병들과 북한군 파병 기단 대원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거행된 승전 기념일(Victory Day) 군사 퍼레이드에서 열을 맞춰 행진 중인 러시아군 장병들과 북한군 파병 기단 대원들. 사진=로이터

이란의 중동 분쟁 여파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으로 막대한 전쟁 자금을 수혈받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행정부가 역설적이게도 최악의 ‘인력 가뭄’과 노동력 붕괴로 인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심각한 진퇴양난에 직면했다.

계약 즉시 지급하는 보너스만 무려 8만 달러(약 1억 2000만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현금 인센티브와 14만 달러(약 2억 1000만 원)의 부채 탕감 카드까지 던졌으나, 최전방에서의 참혹한 인적 손실과 군 수뇌부의 부패가 도마 위에 오르며 신규 모집병 충원율이 20% 이상 폭락했다.

14일(현지 시각)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와 미국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최신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전쟁 5년 차에 접어든 러시아 국방 공급망은 현재 재정적 자본만으로는 더 이상 전투 인력을 충원할 수 없는 인구학적 한계점에 봉착했다.

‘600만 루블’ 초강수에도 지원율 20% 급감

IISS의 정밀 분석 결과, 올해 1분기 러시아의 모집병 충원 가동률은 지난해 대비 20%나 급감했다. 현재 러시아 전역의 도로변 빌보드와 청년층의 소셜미디어 피드에는 계약 즉시 연평균 급여의 4배가 넘는 600만 루블(약 8만 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신속하게 시민권을 부여하겠다는 광고가 도배되어 있다. 최근에는 신용불량 상태에 빠진 남성들을 전선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최대 14만 달러의 개인 채무를 전액 면제해 주는 파격적인 법안까지 발효했다.

이처럼 파격적인 현금 인센티브의 효과가 급감한 본질적인 배경은 최전방의 참혹한 실태 때문이다. 서방 정보당국에 따르면 이미 50만 명에 육박하는 러시아 군인이 전사하거나 치명상을 입었으며, 수십만 명의 엘리트 인력이 징집을 피해 국외로 탈출했다.

특히 최전방에 투입된 병사들이 확실한 죽음을 의미하는 지상 돌격 작전을 피하기 위해 지휘관에게 막대한 뇌물을 바쳐야 한다는 군 내부 부패 실태가 폭로되면서, 모집병 자원이 급격히 말라붙고 있다. 나이젤 연구원은 “러시아 역사상 국가가 강제 징집 대신 돈을 주고 군인을 사는 첫 번째 전쟁이지만, 루블화 자체가 스스로 총을 들고 싸울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군수 공장 ‘24시간 풀가동’에 민간 경제 초토화


전투 연령대 남성들의 대규모 증발은 러시아 민간 거시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노동력 크라이시스(Labor shortage)를 유발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방산 기업들은 무기 양산 가동률을 맞추기 위해 알라부가(Alabuga) 자폭 드론 공장 등 주요 인프라를 24시간 교대 시스템으로 돌리며 생산 한계점(Maximum capacity)까지 가동 중이다.

이로 인해 노동 인력이 방산 부문으로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자, 민간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역사상 가장 심각한 구인난과 임금 상승발 초고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았다.

우크라 ‘AI·로봇 중심전’에 밀린 푸틴


더욱이 우크라이나군이 인공지능(AI) 탑재형 전술 드론과 무인 지상 로봇(UGV)을 전면에 내세운 기술 혁신 전술을 구사하면서 러시아군의 인적 손실은 매달 3만~3만 5000명 수준으로 치솟았다. 올해 초 우크라이나군은 단 3달 만에 2만 2000건 이상의 무인 로봇 미션을 완수했으며, 지난 5월에는 한 달 동안 무려 100제곱킬로미터(39평방마일)의 영토를 탈환해 내며 러시아군에 2달 연속 순손실을 안겼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우리의 드론 가동률이 러시아의 월간 신규 모집병 수를 완전히 압도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학생들을 징집해 첨단 드론 부대를 조직하려 했으나, 이 정예 드론 조종사들마저 전력 부족을 이유로 일방적인 지상 소총병으로 전방 배치했다가 대학가와 청년층의 강력한 불신을 자초하는 최악의 홍보 참사를 겪기도 했다.
결국 푸틴 행정부는 향후 수개월 내에 러시아 사회 전체를 전쟁 체제로 완전히 전환하는 ‘2차 강제 동원령(총동원령)’ 및 징집 연령대 남성 출국 금지 규제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1차 부분 동원령 당시 수십만 명의 자본 유출과 내홍을 겪었던 푸틴 내각이 전쟁 목표를 축소하고 후퇴할 것인가, 아니면 체제 붕괴 위험을 감수하고 대대적인 사회 통제 시스템을 강화할 것인가. 전쟁의 주사위는 이제 푸틴의 가장 취약한 고리인 ‘인간 공급망’을 매섭게 흔들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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