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삼성·SK하이닉스 턱밑까지" IPO 앞둔 中 CXMT, '시총 1조 위안' 돌파 전망… 내 계좌 흔들 '우회 주문' 규제 폭탄

허페이 모델 안착한 CXMT 스타마켓 상장 추진, 범용 D램 4위 부상에 한국 패권 위협
美 상원 해외 자회사 차단 총력전, 삼성·SK 글로벌 공급망 단기 비용·중기 반사이익 교차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상장 후 시가총액 1조 위안(약 223조 원) 돌파가 점쳐지는 가운데, 글로벌 DRAM 시장 4위로 부상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상장 후 시가총액 1조 위안(약 223조 원) 돌파가 점쳐지는 가운데, 글로벌 DRAM 시장 4위로 부상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상장 후 시가총액 1조 위안(223조 원) 돌파가 점쳐지는 가운데, 글로벌 DRAM 시장 4위로 부상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9(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방정부가 초기 지분을 대규모로 인수해 위험을 분담한 뒤 민간 자본을 후속 유치하는 '허페이 모델'의 성공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위협하는 핵심 변수다. 이런 가운데 미국 상원은 위장회사와 해외 자회사를 통한 중국의 대만 TSMC 우회 주문 차단을 압박하며 반도체 감시망을 파운드리 영역으로 전방위 확장하고 있다.

허페이 모델의 도박, 시총 1조 위안 굴기 성공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CXMT 본사는 생산 시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SCMP 보도에 따르면 CXMT는 상하이 스타마켓 상장을 준비 중이며, 이번 공모를 통한 조달 규모가 아닌 상장 후 예상이익 기준의 시가총액 전망치가 1조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상장 전 단계의 기본 기업가치는 1500억 위안(33조 원)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CXMT는 고대역폭메모리(HBM)나 최신 저전력(LPDDR5) 제품군을 제외한 DDR4 등 범용 DRAM을 기준으로 글로벌 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뒤를 잇는 세계 4위 메모리 기업으로 안착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허페이시 정부의 독특한 산업 자본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허페이시는 지난 2016CXMT1단계 프로젝트에 참여해 전체 지분의 80%를 직접 인수하는 모험 자본 역할을 자처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허페이시가 집적회로 등 첨단 클러스터에 유치한 프로젝트 투자액은 지난해 말 기준 8400억 위안(188조 원)에 달하며, 시 정부가 마중물로 투입한 국영 자본만 2200억 위안(49조 원)을 넘어섰다.

인내심을 자처한 지방정부의 투자는 경기 침체기를 버텨내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CXMT는 지난 2023년 메모리 업황 둔화로 인해 163억 위안(365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 상승 주기에 진입하며 248억 위안(55500억 원)의 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배 이상 급증한 수치로 안후이성의 연간 산업 수입을 59000억 위안(1321조 원) 규모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美 상원 파운드리 압박, 우회로 전면 봉쇄


미국 정치권은 중국의 반도체 추격을 저지하기 위해 제조 단계부터 통제하는 초강수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짐 뱅크스 의원과 민주당 앤디 킴 의원은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에 지난 8일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중국 기업의 해외 자회사들이 TSMC 등 선단 공정 파운드리에 맞춤형 반도체 제조 주문을 넣어 미국의 수출 통제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즉각적인 수주 차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중국 기술 기업들은 제3국 위장 법인을 설립해 미국 제재를 회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세워진 해외 자회사들이 대표적인 우회 통로로 활용됐다. 미 상무부는 지난 531일 중국계 해외 법인 전체를 대상으로 첨단 인공지능(AI) 칩을 구매하거나 다룰 때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제재 대상은 엔비디아 블랙웰과 AMD MI350X 등 최신 인공지능 반도체를 모두 포함한다. 과거 설계 자산(IP) 기업에 집중되던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메커니즘은 이제 선단 공정 파운드리 기업 자체에 고객사 신원 확인(KYC)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고도화됐다. 이에 따라 BIS 승인제에 따른 리드타임(출고 대기시간) 증가와 규제 준수 실패 시 수주 취소 리스크가 커져 파운드리 가동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미국 의회는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에게 우회 수출 의혹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국 반도체에 미치는 손익 계산서


미국의 규제 강화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복합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단기적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제3국 주문의 실소유주가 중국계인지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 신원 확인 의무 확대로 행정적 비용과 법적 리스크가 동반 상승하게 된다. 5나노미터 이하 미세 공정을 이용하던 중국계 팹리스 고객사의 수주 지연 및 이탈로 인한 단기 매출 타격도 불가피하다.

인공지능 서버의 핵심 부품이자 미국의 최우선 통제 대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역시 제3국을 통한 중국 우회 유입 통로가 차단되면서 한국 메모리 업계의 최종 소비처 추적 관리 부담이 가중됐다. 반면 삼성전자 시안 공장과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은 범용 중심이어서 직접 타격권은 아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로 인해 대만 TSMC에 과도하게 쏠렸던 글로벌 서방 빅테크 기업들의 첨단 칩 위탁생산 주문이 보안성이 검증된 삼성전자로 분산되는 멀티 파운드리 수혜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친미 서방 진영과 중국 자체 생태계로 완전히 분리되면서, 중국은 SMIC를 필두로 미세 공정 독자 개발에 사활을 걸고 제3국 지대는 집중 감시를 받는 회색 지대로 고착화될 전망이다.

투자자 트리거 조건과 체크포인트


인공지능 및 반도체 자산에 투자 중인 투자자들은 시장 지형의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다음의 구체적 트리거 조건을 주시해야 한다.

첫째, 중국 CXMT의 공모 자금 유입 이후 연간 설비투자(CAPEX) 규모가 전년 대비 30% 이상 확대되는 시점이다. 반도체 업계의 통상적인 증설 속도를 감안할 때, 이 수준의 수치는 시장의 수요를 상회하는 공격적인 대량 증설 시그널이다. 이는 범용 D램의 글로벌 공급 과잉을 유발해 한국 기업들의 레거시 제품 마진을 급격히 압박하는 트리거로 작용한다.

둘째, 미 상무부의 제3국 수출 규제 집행 결과에 따른 파운드리 리드타임 변화다. 싱가포르 등지에서 고객사 실사 강화로 주문 처리 기간이 기존 대비 2배 이상 지연되거나 중국계 우회 물량의 실제 수주 취소 공시가 나오는 시점이 규제 효과의 실질적 지표다.

셋째, TSMC의 글로벌 분산 발주 압박이 삼성전자 선단 공정(4나노미터 이하) 신규 수주 계약으로 가시화되는 타이밍이다. 우회 주문 통로가 막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안으로 삼성전자를 택해 대형 수주 공시가 발생하는 시점이 주가 반등의 실질적 모멘텀이 된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의 중심축이 장비 반입 통제에서 제조 주문 봉쇄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규제와 내부 통제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는 '상시 컴플라이언스 체계' 확립과 '고부가가치 시장 선점'이라는 쌍두마차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생존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