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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무장 폭주… 라인메탈 '방산 올인', K-방산 골든타임 흔드나

3억 5000만 유로에 자동차 사업 매각 완료, 사실상 순수 방산 중심으로 구조 재편
연산 100억 유로 방산 매출 체계 구축… K-방산 '단기 기회·3년 뒤 위기' 시나리오
유럽 최대 방산업체인 독일 라인메탈이 민수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사실상 순수 방산 중심 구조로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단행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최대 방산업체인 독일 라인메탈이 민수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사실상 순수 방산 중심 구조로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단행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유럽 최대 방산업체인 독일 라인메탈이 민수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사실상 순수 방산 중심 구조로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단행한다.

독일 매체 데어 악티오네어(Der Aktionär)는 지난 3(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라인메탈이 민수 부문의 가장 큰 축인 자동차 사업부를 뮌헨 소재 산업지주회사 아에퀴타(Aequita)에 매각하는 계약을 최종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35000만 유로(6220억 원) 규모로, 오는 4분기 중 전량 입금될 예정이다.

이번 거래는 유럽 메이저 방산 기업이 자동차 부품 부문을 완전히 처분하고 군수 역량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재무장 사이클이 임계점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유럽 시장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 D&A의 수주 시계열을 바꿀 시간 변수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결정적 이벤트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변수다.

민수 떼고 군수 집중… 연간 100억 유로 규모 방산 매출 체계 가속화

라인메탈의 이번 결정은 고성장·고마진을 기록 중인 방산 부문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아르민 파퍼거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적 결단이다. 라인메탈은 지난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피스톤 제조 사업을 순차 매각한 데 이어, 이번 계약으로 잔존 자동차 및 에너지 관련 부문까지 대부분 정리하게 됐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의 수요 둔화로 고전하던 민수 사업을 과감히 떼어내고, ·우 전쟁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방산 시장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사업부 간 매출과 이익률 격차는 이러한 구조조정의 당위성을 입증한다. 지난해 라인메탈의 자동차 부문 매출은 20억 유로(35500억 원)에 그친 반면, 방산 부문 매출은 100억 유로(177900억 원)에 달했다. 방산 부문이 두 자릿수의 견고한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반면, 민수 부문은 수익성 저하로 전사 마진을 갉아먹고 있었다.

라인메탈은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과 여력을 전사적인 방산 생산능력(CAPA) 확대에 투입한다. 독일 노이스와 스페인의 기존 자동차 부품 공장은 위성 및 군수물자 생산 기지로 순차 전환되어 연간 100억 유로 이상 규모의 방산 매출 체계를 구조적으로 고정화할 전망이다.

K-방산 ‘2~3년 골든타임… 이후는 정면충돌


증권가와 방산업계는 라인메탈의 방산 집중 재편이 한국 기업들에 단기적 기회와 중장기적 위기를 동시에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납기 시차'. 라인메탈이 유휴 공장을 군수 기지로 전환해 실제 무기를 대량 출하하기까지는 최소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현재 NATO 회원국들의 무기 수요가 현지 공급 능력을 크게 초과하는 상황인 만큼, 가공할 만한 신속 납기 능력을 갖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기업들의 단기 수주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중장기 관점에서는 강력한 유럽 현지 맹주와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라인메탈의 방산 생산능력 확충이 완료되는 3년 뒤부터는 유럽 시장 내 주도권 경쟁이 극도로 심화될 수 있다. 특히 자주포와 장갑차 분야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가 전력을 완전히 재정비하는 셈이어서 수주 장벽이 높아질 리스크가 존재한다.

증권가에서는 지금은 물건이 없어 못 파는 구간이라 한국에 기회지만, 유럽 현지 기업들이 공급망을 100% 회복하는 시점부터는 진검승부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

주가 향방 가를 단기 변수와 투자자 체크포인트


주식시장에서 라인메탈의 주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DAX)에서 계약 체결 당일 0.9% 상승하며 긍정적인 펀더멘털을 입증했다. 수년간 독일 증시 주도주로 활약한 후 최근 고점 대비 기술적 조정을 거쳤으나, 이번 체질 개선으로 하방 경직성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50일 이동평균선 돌파 여부를 본격 재진입 시점으로 저울질하고 있다.
이제 국내 방산 투자자들은 '지금 당장 사느냐 마느냐'의 평면적 접근보다 투자 시계열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향후 투자 판단을 내리기 위해 추적해야 할 현장 지표는 세 가지다.

첫째, 라인메탈의 수주잔고 비율(Book-to-Bill Ratio) 추이다. 라인메탈의 신규 수주가 생산능력 확대 속도를 계속 앞서는지 확인해야 한다. 초과 흐름이 유지된다면 한국 기업의 낙수효과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둘째, 한국 기업의 유럽 현지 합작법인(JV) 설립 속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 D&A가 유럽 현지 기업과 맺는 합작법인(JV) 및 기술 이전 협상 진척도를 봐야 한다. 독자 진출보다 현지 파트너를 통한 우회 침투가 중장기 생존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셋째, NATO 회원국들의 실질 방위비 집행률이다. 유럽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집행률의 실제 달성 여부를 추적해야 한다. 방위비 예산의 실질적 집행 규모가 K-방산이 확보할 수 있는 중장기 수출 영토의 총량을 결정한다.

유럽 최대 방산 기업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은 K-방산에 단기적인 골든타임을 허락하는 동시에 3년 뒤의 거대한 역습을 예고한다. 이 공백기 동안 국내 기업들이 얼마나 신속하게 유럽 현지 공급망 체계를 구축하느냐가 향후 방산주 주가의 장기 방향성을 결정할 분수령이 된다. 결국 이 싸움은 속도(한국)’체력(유럽)’의 대결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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