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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닛산, 나란히 '거액 적자'… 현금흐름 들여다보니 속사정은 '극과 극’

2026년 3월기 결산, 혼다 4239억 엔·닛산 5330억 엔 순손실 기록
혼다: EV 관련 손실 선반영에 따른 '회계상 적자'… 탄탄한 현금흐름 바탕으로 주주환원 여력 충분
닛산: 2년 연속 적자에 본업 벌이로 투자비 충당 못 해… 차입과 자산 매각으로 버티는 엄중한 상황
2024년 12월 23일 일본 도쿄에서 당시 닛산자동차 이사, 대표이사, 사장 겸 CEO인 우치다 마코토와 혼다의 이사, 사장 겸 대표이사인 미베 토시히로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12월 23일 일본 도쿄에서 당시 닛산자동차 이사, 대표이사, 사장 겸 CEO인 우치다 마코토와 혼다의 이사, 사장 겸 대표이사인 미베 토시히로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발 관세 문제 등 악재가 겹친 2026년 3월기(2025회계연도) 결산에서 일본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나란히 거액의 적자를 냈다. 두 회사는 2024년 말 경영 통합을 발표했다가 최종 무산된 바 있어 이번 동반 적자가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실적 내면의 재무 상태를 분석해 보면 양사의 처지는 명확하게 엇갈린다.

혼다 "지갑은 넉넉하다"… EV 손실 털고 자사주 매입


일본 자동차 전문지 마이나비뉴스의 분석에 따르면, 혼다의 이번 적자는 다분히 회계적인 성격이 강하다. 혼다는 이번 결산에서 매출 21조7966억 엔, 당기순손실 4239억 엔을 기록했다.

적자 전환의 주된 원인은 전기차(EV) 관련 손실 처리다. 현금 유출이 동반되지 않는 감가상각비 및 감손손실 규모가 1조3032억 엔으로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반면 기업의 실제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현금흐름표를 보면 여유가 넘친다. 영업현금흐름(영업CF)은 1조1352억 엔의 흑자를 내어 투자와 재무 지출을 모두 감당하고도 2461억 엔의 잉여현금(프리캐시플로우)을 남겼다.
더욱이 혼다는 최종 적자에도 주주들을 위해 장부상 1조 엔을 차입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실질적인 자금 융통에 전혀 무리가 없으며, 재무적 바닥은 이미 2025년 3월기에 통과해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닛산 2기 연속 적자… 영업으로 번 돈보다 투자비가 커


반면 닛산의 상황은 문자 그대로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 닛산은 매출 12조78억 엔, 당기순손실 5330억 엔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적자 폭은 줄었으나 구조적인 한계가 드러났다.

닛산 역시 3662억 엔의 감손 손실을 반영했지만, 핵심 문제는 현금흐름의 불균형이다. 닛산의 영업CF는 7946억 엔인 데 반해 설비 투자 등에 쓰인 투자CF는 9143억 엔 마이너스로, 본업으로 벌어들인 돈이 필수 투자 비용조차 커버하지 못하는 상황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결국 부족한 자금을 차입이나 보유 중인 자동차 할부 채권의 현금화 등으로 간신히 돌려막고 있는 실정이다. 매출 확대나 뼈를 깎는 비용 절감이 없다면 자력 탈출이 벅찬 상태다.

2027년 3월기 공동 목표 '흑자 전환'… 닛산의 등 뒤는 벼랑 끝

두 회사는 2027년 3월기 통기 전망에서 나란히 '증수(매출 증가) 및 흑자 전환'을 목표로 내걸었다. 혼다는 2600억 엔, 닛산은 200억 엔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했다.

혼다는 이미 부실을 털어내고 재무적 여유를 갖췄기에, 설령 매출이 크게 늘지 않더라도 무난히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반면 닛산은 이번 회계연도에도 적자를 내어 '3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경우 경영진의 책임론이 불가피한 벼랑 끝에 서 있다. 200억 엔이라는 보수적인 흑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전년 대비 1조 엔가량의 매출을 더 끌어올려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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