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금융의 명암… 실제 실질 부채 450억 달러(약 68조 원) 추산
무이자 자금줄 끊긴 BYD, 은행 차입 의존도 급증하며 현금흐름 악화
해외 시장 성패가 관건… 공격적 확장 전략이 신성장 동력 될지 주목
무이자 자금줄 끊긴 BYD, 은행 차입 의존도 급증하며 현금흐름 악화
해외 시장 성패가 관건… 공격적 확장 전략이 신성장 동력 될지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그동안 공급업체에 대금 지급을 미루며 확보한 자금으로 외형을 확장해 온 'BYD식 성장 모델'이 공급망 관리 강화라는 베이징 당국의 칼날 앞에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다.
공급망 ‘고혈’로 키운 제국, 베이징의 칼날에 흔들리다
전기차 공룡 BYD의 초고속 성장을 뒷받침해 온 핵심 동력인 ‘공급망 금융’ 체계가 거센 재편의 시험대에 올랐다.
BYD는 그동안 ‘디리안(Di Lian)’이라 불리는 내부 결제 시스템을 통해 공급업체들의 대금 지급 기일을 최장 300일까지 미루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해 왔다.
사실상 협력사들에 무이자로 자금을 빌려 공장 증설과 연구개발(R&D)에 투자한 셈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산업 전반의 과잉 설비와 불공정 관행을 정조준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해 6월, BYD는 대금 지급 기일을 60일 내로 단축하겠다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이는 당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동시에 그동안 누려왔던 ‘값싼 자금줄’이 막혔음을 의미한다.
홍콩의 회계 분석 기관인 GMT 리서치는 BYD의 재무 구조를 분석한 결과, 명목상 부채를 넘어 실제 미지급금과 회수 불가능한 채권을 합산한 실질 부채 규모가 지난해 기준 약 3200억 위안(약 71조 7600억 원)에 달한다고 지목했다.
이는 BYD가 공식 발표한 수치보다 훨씬 공격적인 재무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경고다.
유동성 경고등… ‘해외 확장’과 ‘부채 상환’ 사이의 줄타기
BYD의 재무 상태에 대한 우려는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올해 초 발표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BYD의 총 차입금은 2024년 285억 위안에서 2025년 1134억 위안(약 25조 4685억 원)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한, 올해 3월 말 기준 단기 차입금 역시 지난해 말 대비 72% 폭등한 660억 위안을 기록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BYD가 헝가리, 브라질, 태국 등 세계 각지에 생산 기지를 건설하고 자체 운반선까지 확보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 지출(CAPEX)이 발생하고 있다”며 “여기에 과거처럼 공급업체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은행 대출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BYD의 영업 현금 흐름은 2024년 1334억 위안에서 2025년 591억 위안으로 급감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28억 위안에 불과할 정도로 현금 창출 능력이 둔화했다.
이는 단순히 시장 수요 감소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 자금 조달 구조가 전통적인 은행 대출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발생하는 금융 비용 부담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의 해석: “성장통인가, 위기의 전조인가”
투자은행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낙관론을 견지한다. 스노우 불 캐피털(Snow Bull Capital)의 테일러 오건 대표는 최근 투자자 리포트를 통해 “BYD는 여전히 1~2%대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우량 기업”이라며 “단순히 빚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레버리지 활용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각은 신중하다. 상하이 현지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대기업의 공급망 착취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BYD의 투명성 확보 요구는 계속될 것”이라며 “향후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급격히 불어난 부채가 BYD의 현금 흐름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YD의 이번 재무 구조 개편은 단순한 회계 조정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 내수 시장의 포화와 서방의 관세 장벽 속에서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성장 전략이, 이제는 ‘질적인 내실 경영’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BYD가 부채의 늪을 빠져나와 진정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도약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