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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총 5조 달러… 한국 증시, 인도 제치고 세계 6위 등극

삼성·하이닉스 나란히 '시총 1조 달러 클럽'… AI 메모리 수요가 쏘아 올린 역사적 랠리
거버넌스 개혁 없이는 두 종목 의존 구조, 상승 지속 가능성에 물음표
코스피 사상 최고, 코스닥은 하락 마감.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코스피 사상 최고, 코스닥은 하락 마감.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열풍을 정면으로 흡수한 한국 증시가 인도를 밀어내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6위 자리에 올라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하며 코스피를 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끌어올린 결과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두 종목에 지나치게 집중된 구조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2일(현지시각) 집계를 통해, 한국 상장기업 전체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86% 치솟아 5조 달러(약 7577조원)에 이른 반면, 인도 증시 시총은 4조 8000억 달러(약 7273조원)로 한국에 뒤처졌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100%를 웃돌며 영국·캐나다·독일·프랑스를 차례로 따돌렸고, 세계 5위 대만도 사정권에 들어왔다.

삼성·하이닉스, '시총 1조 달러 클럽' 나란히 입성


삼성전자는 지난달 6일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 고지를 넘었다. SK하이닉스는 그로부터 3주 만인 지난달 27일 224만 3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합류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에서는 TSMC·삼성전자에 이어 세 번째다.

연초 12만원 수준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31만원대로 160% 급등했고, SK하이닉스는 65만원에서 230만원으로 250% 폭등했다. 배경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급증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발이다.

메타·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 등이 AI 데이터센터 설비투자에 해마다 1조달러 이상을 쏟아부으면서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HBM 수요가 급격히 늘었고, 그 수혜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집중적으로 흡수했다. 두 종목 시가총액은 코스피 전체의 50.4%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인도는 왜 밀렸나… 루피화 약세·외국인 자금 이탈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 증시는 루피화 약세, 외국인 자금의 기록적 유출, AI 인프라와 직결된 기업 부재 등 세 가지 악재가 겹치며 시총이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전망 기준으로 인도의 2026년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4조 1500억달러(약 6293조원)로 세계 6위인 반면, 한국 GDP는 1조 9170억달러(약 2907조원)에 그친다. 주식시장 규모가 실물경제 규모를 역전한 셈이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말 코스피가 1만 포인트까지 오르고 달러화 환산 시가총액이 5조 4000억달러(약 8189조원)에 이르면 세계 5위 증시 도약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메모리 사이클 의존"… 거버넌스 개혁이 관건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의 지속 가능성을 놓고 냉정한 시선도 나온다.

애셋 밸류 인베스터스의 수석 투자분석가 로스 맥개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에 근접한 것은 코스피 5000을 야심찬 목표로 삼던 시절을 돌아보면 놀라운 이정표"라면서도 "올해 상승은 메모리 사이클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를 이끌어 왔는데, 진정한 시험대는 한국이 실질적인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이번 주가 재산정을 이어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과열 신호도 혼재된다. 투자자 예탁금이 137조 417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신용거래 융자 잔액도 36조원을 다시 넘어섰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현재는 이익 개선 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코스피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 증가율은 124.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을 웃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연말 1만 포인트에 닿을 수 있다는 강세 전망을 내놓는 동시에, 두 종목 집중도가 지나치게 높아 충격 발생 시 낙폭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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