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무역 갈등 속 25년 만의 대대적 협정 개편…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가속
미국 일변도 수출 구조 탈피 본격화… 멕시코, 대(對)EU 수출 360억 달러 정조준
미국 일변도 수출 구조 탈피 본격화… 멕시코, 대(對)EU 수출 360억 달러 정조준
이미지 확대보기양측은 22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에서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식 서명한다. 이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에서 벗어나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양측의 지전략적 판단이 결합한 결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22일(현지시각) 이번 서명식에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오 코스타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10여 년 만에 성사된 양측 정상의 만남으로, 단순한 무역 확대를 넘어 지정학적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서명에 앞서 21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무역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지정학적 성명"이라고 강조했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 돌파구… 수출 시장 다변화 승부수
이번 협정은 지난 2000년 체결된 기존 협정을 25년 만에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기존 협정이 산업재 위주였다면, 새 협정은 서비스, 정부 조달, 디지털 무역, 투자, 농산물까지 포괄한다.
양측이 이토록 조속한 체결을 서두른 배경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25년 4월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를 통해 EU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비록 이후 관세 휴전과 협상이 이어졌으나, EU 기업들은 여전히 높은 대미 수출 장벽에 직면해 있다.
멕시코 역시 마찬가지다. 멕시코는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 주력 수출품이 미국 관세의 표적이 되면서 무역 관계가 내내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멕시코 경제부는 이번 협정을 통해 현재 연간 약 240억 달러 수준인 대(對)EU 수출액을 오는 2030년까지 360억 달러 규모로 50%가량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 수출의 80% 이상이 미국에 집중된 상황에서, 이번 협정은 '대미 편중'이라는 경제적 아킬레스건을 보완할 중요한 카드가 될 전망이다.
농산물부터 서비스까지… '관세 제로' 장벽 허문다
이번 협정의 핵심은 거의 모든 품목에 대한 관세 철폐다. 멕시코의 닭고기, 아스파라거스와 유럽의 분유, 치즈, 돼지고기 등 주요 농산물에 대해서도 쿼터제 운영을 전제로 관세 장벽이 사실상 사라진다.
그간 협정 체결이 지연된 것은 양측의 우선순위 차이 때문이었다. EU는 그동안 남미 메르코수르(Mercosur)와의 무역 협상에 집중했고, 최근 8개월 사이 인도네시아, 인도, 호주와도 협상을 마무리 지으며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왔다.
멕시코 역시 미국과의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재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정 타결을 두고 "미국 중심의 일방적 보호무역주의가 역설적으로 멕시코와 유럽을 더욱 가깝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한다.
특히 디지털 무역과 서비스 시장의 개방은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무역을 넘어선 고부가가치 창출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절차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U 의회는 이번 협정을 승인할 예정이며, 수개월 내에 비준이 완료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멕시코와 EU가 구축한 이번 새로운 경제 연합이 대미 의존도를 낮추고 얼마나 실질적인 경제적 실익을 거둘 수 있을지, 글로벌 무역 질서의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