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젬픽·마운자로 등 GLP-1 계열서 잇단 신호…“추가 검증 필요”
이미지 확대보기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당뇨 치료제가 암 진행을 늦추고 생존율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약물을 복용한 환자들에게서 종양 진행 감소와 사망 위험 저하, 유방암 발생 위험 감소 신호가 관찰됐다.
미국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유방암 전문의 제니퍼 리기벨 박사는 “여러 암종에서 이 약물을 복용한 환자들의 재발 위험이 더 낮게 나타났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결과”라고 말했다.
◇ 폐암 진행 위험 절반 수준 감소
연구진은 다른 당뇨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들과 비교한 결과 GLP-1 복용군에서 암 전이와 진행 가능성이 더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폐암 환자의 경우 진행성 암으로 악화된 비율이 비교군 22%에서 GLP-1 복용군 10%로 절반 수준까지 감소했다.
유방암 환자 역시 진행률이 20%에서 10%로 낮아졌으며 대장암과 간암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달 말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를 진행한 클리블랜드클리닉의 마크 올랜드 박사는 “수백만명이 이미 GLP-1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항종양 효과 가능성을 즉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유방암 위험 25% 감소”
다른 연구들에서는 유방암과 관련된 효과도 확인됐다.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 연구진이 유방암 환자 13만7000명 이상을 분석한 결과 GLP-1 복용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5% 이상으로 비복용군 89.5%보다 높게 나타났다.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에서는 유방 영상검사를 받은 여성 약 9만5000명을 분석한 결과 GLP-1 복용군이 유방암 진단 위험이 약 25%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연령과 체중 등 다른 위험 요인을 반영한 이후에도 비슷한 결과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MD앤더슨 암센터의 재스민 수쿠마르 박사는 “서로 설계가 조금씩 다른 데이터베이스 연구들에서 유사한 신호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왜 암 억제 효과 나타나는지 아직 미확인
WSJ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아직 GLP-1 약물이 왜 이런 효과를 내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가지 가설은 체중 감소와 대사 건강 개선이 암 위험 감소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가설은 GLP-1 호르몬 수용체가 일부 암세포 표면에도 존재해 약물이 암세포 자체에 직접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들은 실제 임상시험이 아니라 기존 의료 기록과 보험 데이터를 사후 분석한 관찰 연구라서다.
GLP-1 약물을 처방받는 환자들이 일반적으로 더 나은 의료 접근성과 꾸준한 치료 관리를 받는 경향이 있어, 이런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WSJ는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모두 현재 암 치료 효과를 목표로 한 GLP-1 연구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수십만명 규모 데이터에서 유사한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제약업계의 새로운 연구 분야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클리블랜드클리닉 암연구소의 야로슬라프 마치예프스키 부소장은 “이 수치들을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