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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20년대' 재현되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경고

기술주 쏠림 심화에 대형 IPO까지 가세… 시장 과열 ‘위험 수위’
채권 금리 급등 시 거품 붕괴 가능성 제기… ‘투자자 주의보’
뱅크오브아메리카 로고.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뱅크오브아메리카 로고.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금융 시장이 1920년대의 광란과 같은 투기적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월가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 수석 전략가는 22일(현지시각) 최근 발표한 투자 노트를 통해 기술주에 대한 극단적인 쏠림 현상과 대형 기업공개(IPO)의 등장이 증시 거품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인공지능(AI)과 기술주 중심의 시장 집중도가 과거 역사적인 거품 사례들을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술주 비중 44% 돌파… ‘쏠림’이 부른 구조적 위험


현재 S&P 500 지수 내 기술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44%를 넘어섰다. 특정 섹터에 대한 과도한 집중은 자산 배분 전략에 치명적인 제약이 된다.

위험 관리 지침을 준수해야 하는 기관 투자자들은 현재와 같은 기술주 독주 체제에서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운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하트넷 전략가는 스페이스X(SpaceX)와 오픈AI(OpenAI)와 같은 초대형 기술 기업들의 상장 계획을 시장의 불안을 가중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강력한 주가 흐름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광풍, 그리고 변동성 감소는 전형적인 거품의 징후”라며 “AI 열풍을 주도하는 대형주들에 초대형 IPO까지 더해지면 시장 집중도는 1920년대의 광란, 1970년대 ‘니프티 피프티(Nifty 50)’, 1980년대 일본 거품 경제, 1990년대 기술주(TMT) 버블 당시를 손쉽게 추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증시가 지나치게 기술 섹터 위주로 재편되면서 경기 민감주인 소비재나 금융 섹터에 잠재된 부실이 가려질 위험도 제기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비자(Visa)나 AIA그룹 등 대형 IPO 이후 시장이 도리어 하락세로 돌아섰던 전례도 존재한다.

금리 급등이 거품 파열의 도화선


하트넷 전략가는 거품 붕괴의 트리거로 ‘채권 금리 급등’을 지목했다. 그는 현재 시장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두 가지 핵심 지표로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의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투기적 성격이 강한 생명공학(Biotech) ETF가 12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경우 이는 채권 금리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
반면 소매유통주 ETF가 85달러까지 상승한다면, 채권 금리로 인한 충격이 일시적으로 유예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펀드 매니저 대상 설문조사 결과, 투자자들의 주식 비중 확대는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 이는 시장의 낙관론이 극치에 다다랐음을 방증한다.

하트넷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이익과 포지셔닝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며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되는 시점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4~5% 수준에 도달한 뒤에야 본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이 단행될 것으로 보여, 역대급 IPO를 앞둔 시장이 당장 긴급한 매도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전망을 덧붙였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보고서가 단순한 경고를 넘어, 향후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구간에 대비한 투자 전략 재점검의 필요성을 일깨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거품이 정점에 달했다는 지표들은 꾸준히 나오고 있으나, 유동성의 힘이 언제까지 기술주 랠리를 뒷받침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환경 변화가 시장의 거품을 걷어내는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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