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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새 연준 의장의 딜레마…“금리 인하 원하지만 현실은 반대”

인플레이션·중동 전쟁·고용 안정에 시장 전망 급변…“트럼프 압박도 부담”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 신임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 신임 의장.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지명해 최근 미 상원 인준을 통과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신임 의장 취임 전부터 어려운 경제 환경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시 새 의장은 그동안 금리 인하와 연준 자산 축소를 주장해왔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재상승과 고용시장 안정 흐름으로 실제 정책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와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접는 분위기까지 나타나고 있다.

WSJ는 “워시가 원했던 경제 상황과 실제 물려받게 된 경제는 전혀 다르다”고 전했다.

◇“금리 내리고 싶지만”…중동 전쟁이 변수

워시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지명을 받을 당시만 해도 비교적 완만한 금리 인하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에 있었다.
당시 연준 내부에서는 팬데믹 이후 급등했던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있다고 판단하며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을 논의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2월 시작된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

WSJ는 “최근 두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다시 악화하면서 연준 내부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재는 “금리 동결”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으로 바뀌었다.

일부 연준 인사들은 오히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AI 생산성 향상” 믿는 워시…연준 내부는 분열

워시는 인공지능(AI)이 생산성을 높이면 기업들이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가능해지고, 결국 금리 인하 여력이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연준 내부에서는 워시 접근법에 대한 공감대가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다.

WSJ에 따르면 지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4명의 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 가운데 3명은 “금리 인상 가능성도 금리 인하만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 시절 비교적 강했던 내부 합의 구조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워시는 앞으로 자신을 포함한 12명의 금리 결정 위원 사이에서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

문제는 퇴임 예정인 파월 의장 역시 FOMC 투표권을 유지한 채 당분간 워시와 함께 회의에 참석하게 된다는 점이다.

WSJ는 워시가 조기 금리 인하를 시도할 경우 연준 내부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고용시장 예상 밖 안정…금리 인하 명분 약화

고용시장도 워시에게 불리한 변수로 꼽힌다.

미국 노동시장은 지난 2월 부진한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지만 이후 3~4월 수치가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나오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4월 미국 실업률은 4.3% 수준을 유지했고 같은 달 비농업 신규 고용도 11만5000명 증가했다.

이는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서둘러 금리를 인하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WSJ는 “고용시장 안정은 워시가 원하는 금리 인하 논리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9조달러 시대 끝내겠다”도 쉽지 않아

워시의 또 다른 목표는 연준 자산 축소다.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규모 국채 매입을 통해 자산 규모를 급격히 늘렸다.

연준 총자산은 지난 2022년 한때 약 9조달러(약 1경3482조원)까지 불어났고 현재도 약 6조7000억달러(약 1경36조원) 수준에 달한다.

워시는 그동안 연준이 금융시장에 지나치게 깊게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그러나 WSJ는 자산 축소 역시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연준이 은행 지급준비금을 줄이는 과정에서 채권시장 불안이 커지자 다시 유동성을 공급했던 사례도 있었다.

WSJ는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는 매우 느리고 섬세한 작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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