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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75일… 핵협상 파국·레바논 휴전 45일 연장, 유가 3% 급등

이란 종전 협상 난항 속 레바논 불안한 휴전 유지…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 흔들
미·중 정상회담 '호르무즈 개방 동의' 발표에도 실질 해법 부재… 2차 협상 타결이 정상화 분수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알자지라·CNN·CBS뉴스·가디언 등 주요 외신의 15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전쟁 개시 75일째를 맞은 가운데, 핵 협상이 사실상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종이 위의 휴전'이 45일 연장됐지만, 공습은 멈추지 않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맞물리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9달러를 넘어섰다. 협상 복원이냐 전쟁 재개냐, 세계가 숨죽이며 중동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핵 협상 파국… 트럼프 "이란 제안 첫 문장부터 불수용"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종전안에 "이란의 제안서를 읽느라 시간낭비를 하지 않겠다. 휴전은 가장 취약한 상태로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넘기기로 했다가 말을 바꿨다며 강하게 비난했고, "많은 장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추가 군사작전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란 측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라그치는 우라늄 농축 문제가 "현재 협상 의제가 아니며 이후 단계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란은 핵시설 해체와 장기 농축 중단을 거부하며 제재 해제와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등 미국의 14개 항 평화안을 '항복 요구'라고 일축했다.

전쟁 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 국방부 대행 예산실장 줄스 허스트는 의회에서 미·이란 전쟁 비용이 현재까지 290억 달러(약 43조 442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피트 헥세스 국방장관이 밝힌 250억 달러(약 37조 4500억 원)에서 한 달 새 크게 늘어난 수치다.

레바논 휴전 45일 연장… 그러나 포성은 멈추지 않았다


미 국무부의 중재로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과 레바논 대표단이 이틀간의 워싱턴 회담을 마치고 레바논과 이스라엘 간 휴전을 45일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국무부 대변인 토미 피곳은 오는 29일 국방부에서 양국 군사 대표단이 안보 분과 회의를 열고, 6월 2~3일에는 정치 분과 회의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상장 바깥의 현실은 달랐다. 이스라엘은 '휴전' 상태임에도 레바논 전역에서 공습을 이어가 이날 하루에만 최소 11명이 숨졌다.

레바논 남부 하루프의 민방위 센터가 직격탄을 맞아 구급대원 3명을 포함해 6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이 국제 인도주의법을 완전히 무시하며 국제사회의 침묵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레바논 내 분석에서는 협상 효력 자체를 의심하는 시각이 나온다.

미국 레반트연구센터 라니아 키사르 연구소장은 알자지라 방송에서 "모든 당사자가 긴장 관리에 가치를 두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워싱턴에서 합의된 내용이 레바논 현지에서 실제로 이행될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이번 협상 자체를 '굴복'으로 규정하며 참여를 거부하고 있어, 합의 이행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미·중 정상 "호르무즈 개방 동의"… 유가 109달러 돌파


트럼프 대통령은 14~15일(현지시각)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백악관은 회담 직후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 반드시 개방돼야 한다는 데 양국이 동의했으며, 시 주석이 해협의 군사화와 통행료 부과 시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봉쇄의 근본 원인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있다며 구체적인 대이란 압박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관할하는 기구인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을 지난 5월 5일 설립하고, 통과 선박에 배럴당 약 1달러의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인도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의 영해 안에 있으며, 사이에 공해가 없다"고 주장하며 오만과 협력해 해협 관리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시장의 충격은 즉각적이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425포인트(0.85%) 하락하며 5만 포인트 선 아래로 내려앉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 나스닥지수는 1.35% 각각 빠졌다. 브렌트유는 3% 오른 배럴당 109달러를 넘어섰고, 미국산 원유(WTI)는 배럴당 104달러 50센트까지 치솟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각국이 4월 한 달에만 전략 비축유 1억 1700만 배럴을 소진했다며 "급격히 줄어드는 완충재가 앞으로 추가적인 유가 급등을 예고한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시점에 대해 마영삼 전 주이란대사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역봉쇄를 통해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봉쇄 해제는 종전 협상 타결과 핵 협상이 완료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이 막힌 사이 레바논 레반트연구센터 측은 "협상의 의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보다 "합의가 실제로 이행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지지 않는 한 이 위기는 봉합을 반복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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