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NSM 면허 번복에 말레이시아 격분… 유럽산 '정치 리스크' 재조명
영국, 플랫폼 통합 우선해 독일 RCH 155 선택… K-방산 '공급망·패키지'로 틈새 공략
영국, 플랫폼 통합 우선해 독일 RCH 155 선택… K-방산 '공급망·패키지'로 틈새 공략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방산 시장의 공급 안정성에 미묘한 기류 변화가 포착됐다. 노르웨이가 안보를 이유로 말레이시아와의 수출 계약을 일방적으로 뒤집으며 유럽산 무기체계의 '정치적 가변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반면 영국은 차세대 자주포로 독일제를 선택하며 플랫폼 통합과 미래형 구조를 택했다. 성능 경쟁을 넘어 '공급 안정성'과 '외교·산업 패키지'가 결합한 고차방정식 싸움에서 한국 방위산업(K-방산)이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핵심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일간지 하리안 메트로(Harian Metro)는 15일(현지시각)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의 통화에서 해성(NSM) 반함 미사일 수출 면허 취소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안와르 총리는 "2018년부터 모든 계약 의무를 이행했음에도 일방적 취소를 통보한 것은 수용 불가하다"며 신뢰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수출 통제 리스크' 부각된 유럽… "계약보다 정치 우선"
말레이시아 왕립 해군(TLDM)은 2018년 노르웨이 콩스베르그(KDA)와 1억 2400만 유로(약 1830억 원) 규모의 NSM 도입 계약을 맺었다. 이는 연안전투함(LCS) 6척의 핵심 화력이었으나, 노르웨이 외무부가 최근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사업이 표류하게 됐다.
이번 사태는 유럽산 무기가 최종 사용자(End-user) 규정과 분쟁 지역 연루 여부 등 '정치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공급이 중단될 수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이에 동남아·중동 바이어들은 더는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한국은 빠른 납기와 유연한 수출 정책을 앞세워 '믿을 수 있는 빠른 공급자'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영국, 플랫폼 통합형 'RCH 155' 선택… 단순 카르텔 넘어선 전략
한편 영국 국방부는 독일제 차륜형 자주포 'RCH 155' 72문을 약 10억 파운드(약 1조 7000억 원)에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브레이킹디펜스(Breaking Defense)에 따르면 이는 영국이 이미 운용 중인 복서(Boxer) 장갑차 플랫폼과의 상호운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영국의 선택은 한국 K9 자주포의 성능 미달이 아닌, '군 구조의 통합'과 '미래형 무인화 포병 체계'라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독일-영국 간의 '트리니티 하우스' 협정 등 나토(NATO) 내 정치적 결속도 영향을 미쳤으나, 기존 자산 활용도를 높이려는 실리적 계산이 핵심이다.
K-방산, '정치적 중립' 환상보다 '패키지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지금의 호재는 한국이 유럽의 대안으로서 '신뢰 가능한 공급망'임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성능은 기본이며, 이제는 구매국의 산업적 요구까지 충족시키는 '산업 파트너십'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투자자가 당장 체크해야 할 3가지 포인트
첫째, 공급망 병목 현상 여부다.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한국 기업들의 생산 능력(Capacity) 확충 속도가 중요 경쟁력이다.
둘째, 폴란드 2차 실행계약 여부다. K-방산의 신뢰도를 판가름할 가장 중요한 바로미터이자 대규모 수주 잔고의 핵심 원동력이다.
셋째, 말레이시아 대체 수요 확보 여부다. NSM 취소에 따른 공백을 한국의 '해성' 미사일 등이 메울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글로벌 방산 시장은 성능의 우열을 넘어 '누가 더 확실하게, 조건 없이 물건을 가져다줄 수 있는가'의 싸움으로 변모했다. 유럽이 정치적 명분에 갇혀 주춤하는 사이, 한국은 실리와 신뢰를 동시에 잡는 공급망의 '마스터키'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