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급망서 이미 10억배럴 사라져”…JP모건 “6월엔 운영 한계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글로벌 휘발유와 항공유 재고가 위험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이하 현지시각)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폐쇄될 경우 세계 연료 재고가 “심각하게 낮은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나세르 CEO는 이날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육상 저장 재고 감소 속도가 빠르게 가속하고 있다”며 “특히 휘발유와 항공유 같은 정제연료 재고 감소가 가장 빠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 이후 지금까지 세계 원유 공급망에서 누적 10억배럴이 사라졌으며 해협 폐쇄가 이어질 경우 매주 추가로 1억배럴씩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재고는 마지막 완충장치”
나세르 CEO는 현재 재고가 사실상 세계 에너지 시장의 마지막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재고는 오늘날 이용 가능한 유일한 완충장치”라며 “하지만 이미 상당 부분 고갈됐다”고 말했다.
나세르는 이어 “시장에서는 재고 규모를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실제 사용 가능한 물량은 제한적이고 나머지는 송유관 유지, 최소 저장량 유지 등 운영상 필수 물량으로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이번 경고가 이란 전쟁 이후 발생한 원유 충격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는 시장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 JP모건 “6월 운영 스트레스 수준 접근”
JP모건도 이날 보고서에서 선진국 상업용 원유 재고가 이르면 다음달 “운영상 스트레스 수준”에 접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은 현재처럼 중동 공급 차질을 저장 재고 방출로 버티는 방식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 측은 미국과 이란이 결국 어떤 형태로든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나타샤 카네바 JP모건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6월 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것으로 본다”며 “다만 시장은 양측 모두가 확인한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안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충격 양상이 단순 원유 가격 급등보다 정제시설과 최종 소비 연료 부족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유가 아닌 연료 위기 가능성”
최근 10주 동안 국제유가는 배럴당 126달러(약 18만5220원)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100달러(약 14만7000원) 안팎으로 일부 하락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평소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이동했던 만큼 공급 불안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에너지 수요를 줄이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은 전략비축유(SPR)와 상업 재고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이란 전쟁 충격 완화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 전략비축유 방출을 조율 중이다.
그러나 나세르 CEO는 유럽과 미국 모두 하루 최대 200만배럴 정도만 비축유를 시장에 추가 공급할 수 있다며 대응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다음달 중순 이후까지 이어질 경우 내년까지도 원유 시장 불안정이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아람코, 홍해 수출 확대 검토
아람코는 현재 홍해 연안 얀부 항구를 통한 우회 수출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아람코가 호르무즈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 수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나세르 CEO는 해협이 재개방될 경우 아람코는 하루 최대 1200만배럴 생산 능력을 가동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다른 산유국들은 단기간 증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아람코는 올해 1분기 유가 상승과 홍해 수출 확대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