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프로젝트 프리덤' 개시 하루 만에 이란 미사일·드론 반격, UAE 연이틀 피격
유가 개전 이후 50% 폭등 속 선박 1550척 억류…외교 협상은 '평행선', 전면전 재개 촉각
유가 개전 이후 50% 폭등 속 선박 1550척 억류…외교 협상은 '평행선', 전면전 재개 촉각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돌파에 나서자마자 이란이 즉각 미사일과 드론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지난달 8일(현지시각) 발효된 미·이란 휴전이 붕괴 직전까지 몰렸다.
CBS뉴스, 로이터통신, 알자지라,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 주요 외신이 5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휴전은 아직 유효하다"고 밝혔지만, 이란 수석 협상대표는 "우리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며 추가 행동을 예고해 중동 정세가 다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달았다.
'프로젝트 프리덤' 첫날부터 교전 발생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4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보호 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을 개시하자마자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순항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 해군 함정들이 이를 요격했고, 육군 아파치 공격 헬기는 상선을 위협하던 이란 고속정 6척을 격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8척의 이란 소형 함정을 격파했다"고 말했다.
미 합참의장 댄 케인 대장은 5일 브리핑에서 "4월 8일 휴전 발표 이후 이란이 미군을 10차례 이상 공격했고, 상선에는 9차례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으며 컨테이너선 2척을 나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교전은 대규모 전투 재개 기준 아래에 머물러 있다"며 선을 그었다.
'프로젝트 프리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뒤 걸프 안에 갇힌 1550척 이상의 선박, 2만 2500명의 선원을 빼내기 위한 작전이다. 미군은 유도탄 구축함, 100대 이상의 항공기, 1만 50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방어적 안전통로' 구축에 나섰다.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는 미군 호위를 받아 차량 운반선 얼라이언스 페어팩스(Alliance Fairfax)호가 해협을 통과했다고 확인했다.
UAE 연이틀 피격·한국 선박도 폭발
이란의 반격은 중동 우방국으로도 번졌다. UAE는 4일(현지시각) 이란에서 날아든 탄도미사일 12발, 순항미사일 3발, 드론 4대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푸자이라 석유산업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인도 국적 근로자 3명이 다쳤다.
5일에도 UAE 방공망이 추가 미사일·드론 위협을 요격하면서 이틀 연속 피격 사태가 이어졌다. 아랍 22개국 내무장관 협의체는 이란 공격을 강력히 규탄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 카타르 에미르 셰이크 타밈, 이집트 대통령 압둘 파타흐 엘시시 등이 UAE 지도부에 연이어 연대 의사를 전달했다.
한국 국적 선박에도 불똥이 튀었다. HMM 소유의 컨테이너선 나무(NAMU)호가 4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주 전원이 끊겼다. 한국 국적 선원 6명을 포함한 24명 전원은 무사히 대피했으나, 선박은 두바이 항으로 예인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란의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이제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해야 할 때"라고 한국의 참전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한국 국방부는 "국제법, 한미 동맹, 한반도 안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장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외교 협상 평행선…전면전 재개 가능성 주시
'휴전이냐, 재전쟁이냐'를 가를 외교전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는 5일(현지시각)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란은 협상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갈수록 고립되고 경제 붕괴와 완전한 패배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파키스탄의 중재로 간접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도 밝혔다.
반면 이란 의회 의장 겸 수석 협상대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재 상황이 미국에 견딜 수 없는 반면 우리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고 게재했다. 이란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도 "미국이 최대 압박 정책을 유지하면서 협상 테이블에서 항복을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방정식"이라고 일축했다.
이란은 외교 다변화에도 나섰다.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6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는다. 중국은 이란산 에너지를 계속 수입하면서 중재자를 자처하고 있다.
알자지라 워싱턴 특파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주 안에 군사행동 재개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는 미국 측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에너지 시장 충격…유가 개전 이후 50% 이상 폭등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세계 최대 에너지 병목이다. 개전 이후 원유 통행량은 70% 이상 줄었다.
포춘(Fortune)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4일(현지시각) 장중 배럴당 116.55달러(약 17만 1380원)까지 치솟다가 5일 하락세로 돌아서 112.9달러(약 16만 6010원) 선에서 거래됐다.
알자지라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거세진 4일 종가 기준 114.44달러(약 16만 8280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개전 이전인 지난 2월 말 60달러 후반대와 비교하면 50% 이상 뛰었다.
WSJ은 프로젝트 프리덤 첫날 해협을 통과한 민간 선박이 6척에 그쳤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 중 하나인 하파크로이트는 "현재 위험 평가에는 변화가 없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는 당분간 우리 선박에 불가능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상품·해운 데이터 업체 클러(Kpler)의 분석가 나빈 다스는 WSJ에 "해운업계가 이번 작전으로 위험 부담을 덜어냈다고 보기 어렵다. 선박이 가장 먼저 피격될 경우 회사 전체의 평판 위험이 막대하다"고 말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인도 모디 내각은 5일(현지시각) 중동전쟁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특히 섬유·유리 제조업체)과 항공사를 지원하기 위한 긴급신용보증 제도를 승인했다.
영국은 지뢰 탐색함 풀다(Fulda)호를 지중해로 파견해 향후 호르무즈 소해 작전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다.
"군사력만으론 한계"…해협 재개방, 시장 신뢰 회복이 관건
미국 방위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연구원은 WSJ에 "미국은 이미 이란에 가장 강도 높은 수단, 즉 이란 지도부 제거와 핵·군사 시설 타격까지 동원했지만 이란은 굴복하지 않았다"며 "남은 수단이 해상 통제권 확보밖에 없다는 것을 트럼프 행정부도 인식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매슈 사빌 군사과학부장은 "해협 통제는 순수한 군사력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과 보험사, 해운업체의 신뢰 회복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의 중재로 미국의 제안서가 이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측의 요구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 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외신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