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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증 없인 수출 불가" 미국 FCC, 전면 차단 승부수… 삼성·LG '물류 대란' 우려

75% 점유한 中 인증망 '셧다운'… 국가 안보 명분, 인프라 운영까지 전방위 차단
인증 비용 최대 10배 폭등·출시 지연 불가피… 국내 IT·가전 공급망 대격변 분수령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내 판매되는 전자제품의 중국 인증 권한을 사실상 '전면 박탈'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가결했다. 이는 하드웨어 테스트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중국 IT 생태계를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강력한 '차이나 엑시트' 선언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가전 및 IT 기기 제조사들의 대미 수출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내 판매되는 전자제품의 중국 인증 권한을 사실상 '전면 박탈'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가결했다. 이는 하드웨어 테스트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중국 IT 생태계를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강력한 '차이나 엑시트' 선언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가전 및 IT 기기 제조사들의 대미 수출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내 판매되는 전자제품의 중국 인증 권한을 사실상 '전면 박탈'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가결했다. 이는 하드웨어 테스트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중국 IT 생태계를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강력한 '차이나 엑시트' 선언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가전 및 IT 기기 제조사들의 대미 수출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와 업계의 기민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산 못 믿는다"FCC, 만장일치 '셧다운' 가결


지난 2(현지시간) 톰스하드웨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중국 및 홍콩 소재의 모든 시험기관이 미국 수출 전자제품을 인증할 수 없도록 하는 제안을 만장일치(3-0)로 가결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모든 무선 주파수 방출 기기는 FCC 인증이 필수적인데, 지금까지는 저렴한 비용과 지리적 이점 때문에 중국 내 기관들이 이 업무를 사실상 독식해 왔다.

FCC 추산에 따르면 미국향 전자제품의 무려 75%가 현재 중국 내 시설에서 테스트를 거친다. 하지만 FCC는 이 수준이 심각한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했다. 브렌든 카(Brendan Carr) FCC 위원은 "안보 위협으로 간주되는 주체들의 상호 연결 기능을 제한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라며 이번 결정의 무게감을 강조했다.

현재 FCC가 공인한 전 세계 591개 시험소 중 중국·홍콩에만 126개가 집중되어 있으며, '세계의 공장'인 선전에만 50개가 밀집해 있다. 이번 조치는 소유주와 관계없이 '중국 내 시설'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인터텍(Intertek), SGS 등 서구권 대형 인증사의 중국 자회사 27곳도 고스란히 타격을 입게 됐다.

인증 비용 10배 폭등·출시 지연… 삼성·LG '설상가상'

이번 FCC의 차단 승부수는 중국 기업뿐 아니라 중국 현지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글로벌 제조사들에게도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특히 북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야말로 '설상가상'의 처지가 됐다. 양사는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인한 인증 비용 폭등과 신제품 출시 지연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이는 단순한 비용 상승을 넘어, 북미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약화와 브랜드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전 및 IT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혼란에 따른 폭발적인 비용 상승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규제 준수 데이터 분석기관 마크레디(MarkReady) 등에 따르면, 중국 내 기본 FCC 인증 비용은 약 400~1300달러(약 59만~191만 원) 수준이다. 반면 이를 미국 내 기관으로 대체할 경우 비용은 3000~4000달러(약 442만~590만 원)로 최소 3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치솟는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이나 미국 등 제3국 시설로 인증 물량이 일시에 몰리면서 인증 대기 시간이 극도로 길어질 것"이라며 "이는 곧 신제품 출시 지연과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미국 수출길의 물류와 비용, 시간이라는 삼중고가 닥친 셈이다.

하드웨어 넘어 인프라까지… 전방위 '차이나 격리'


FCC의 이번 조치는 하드웨어 인증 차단에만 그치지 않았다. FCC는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3대 국영 통신사의 미국 내 인프라 운영도 전면 금지하는 제안을 함께 통과시켰다.

과거 이들의 소매 통신 라이선스를 취소한 데 이어, 이번에는 도매 및 데이터센터 운영권까지 박탈하는 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통신사가 화웨이나 ZTE 장비를 사용하는 기업, 또는 FCC '안보 위협 목록(Covered List)'에 오른 기업과 망을 연결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고강도 규제도 포함됐다. 하드웨어에서 인프라까지, 중국 IT 전반을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도려내겠다는 전략이다.

공급망 재편 분수령… '탈중국 속도전'만이 살길


이번 FCC의 결정은 60~90일간의 공청회 기간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국내 가전 및 통신 장비 업계는 당장 생존을 위한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인증 비용 상승과 물류 차질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중심의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Trusted Supply Chain)으로 재편되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국내 인증 기관의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거나, 대만, 베트남 등 제3국 내 인증 거점을 발 빠르게 확보하는 '탈중국 속도전'이 향후 미국 시장 점유율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만, 급격한 비용 상승이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전가되어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과 중국의 보복 조치 가능성은 우리 기업과 정부가 관리해야 할 핵심 리스크로 남았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 경제의 안보와 실리를 모두 챙겨야 하는 막중한 과제가 주어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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