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시대의 생존법… 이마트·롯데마트, 다이소에 맞서 ‘5천원 전쟁’ 참전
호르무즈 봉쇄와 4.5조 다이소… 한국 소매업계를 뒤흔드는 ‘초저가의 역습’
호르무즈 봉쇄와 4.5조 다이소… 한국 소매업계를 뒤흔드는 ‘초저가의 역습’
이미지 확대보기중동 분쟁으로 인한 유가 폭등과 환율 1,500원을 오르내리는 전례 없는 경제 위기 속에서, 한국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는 대신 ‘가성비의 성지’ 다이소로 몰려들고 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는 27일(현지시각)한국인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다이소와 같은 저가 소매업체들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집중 보도했다.
◇ "백화점은 멀고 다이소는 가깝다"… 4.5조 매출의 비밀
다이소의 성장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한국 소비 지형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한다. 2025년 기준 다이소의 연간 매출은 4조 5,000억 원을 돌파하며, 전통의 강자였던 롯데마트의 매출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수입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도 다이소는 최고가 5,000원 정책을 고수하며 소비자들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생활 잡화에 머물렀던 다이소는 최근 고품질 저가 화장품과 의류 라인업을 강화했다.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다이소 뷰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1020 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전 연령대를 흡수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작은 사치로 만족을 얻는 현상이 다이소에서는 ‘다이소 하울(大量 구매)’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1~2만 원으로도 장바구니를 가득 채울 수 있다는 정서적 만족감이 핵심이다.
◇ 이마트·롯데마트의 반격… “우리도 5,000원에 맞춘다”
이마트의 ‘노브랜드’와 롯데마트의 ‘오늘좋은’ 등 자체 브랜드(PB) 상품들이 다이소의 가격대에 맞춘 1,000원~5,000원대 생필품을 쏟아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물류비 상승 압박 속에서도 대형 마트들은 직매입 비중을 높이고 유통 단계를 축소해 ‘다이소급 가격’을 유지하기 위한 사생결단식 운영에 들어갔다.
대형 마트들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을 넘어, 다이소가 제공하지 못하는 신선식품의 강점과 대형 복합 문화 공간을 결합해 반격을 꾀하고 있다.
◇ 한국 유통 산업 및 소비자 시장에 주는 시사점
다이소의 성공은 '예측 가능한 가격(균일가)'이 소비자에게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얼마나 강력한 마케팅 도구인지를 증명하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저가 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탄탄하고 다변화된 공급망에 있다. 국내 기업들은 동남아시아와 남미 등으로 제조 거점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초저가' 아니면 '초고가'로 극명하게 나뉘는 소비 양극화 시대에 맞춰, 중간 지대에 머물러 있는 브랜드들은 명확한 가격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