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UAE·쿠웨이트 등 韓 비축 시설 이용 문의 급증… “수출 리스크 최소화의 최적지”
韓은 ‘우선 구매권’ 확보로 에너지 안보 강화… 동북아 오일 허브 도약 발판
韓은 ‘우선 구매권’ 확보로 에너지 안보 강화… 동북아 오일 허브 도약 발판
이미지 확대보기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페르시아만을 벗어나 안정적인 저장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아시아 고객사들에 대한 공급 중단 사태를 방지하겠다는 포석이다.
16일(현지시각) 베트남넷 브이엔에 따르면, 최근 중동 국가들로부터 한국 내 원유 비축 시설 이용 가능성을 타진하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 호르무즈 봉쇄 공포… 중동 국가들의 ‘플랜 B’가 된 한국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지난 14일, 중동 국가들이 한국의 비축 시설을 사용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명확히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 경제의 절대적인 비중을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사우디, UAE, 쿠웨이트 등은 호르무즈 해협이 막힐 경우 수출길이 사실상 차단되는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한국은 중동의 분쟁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중국, 일본과 인접해 있어 리스크 관리와 시장 접근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이상의 장소’로 꼽힌다.
◇ 산유국이 한국을 ‘에너지 베이스캠프’로 선택한 5가지 이유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동 산유국들에게 매력적인 원유 저장 기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첫째, 중국, 일본 등 아시아 대형 고객사들과 가까워 페르시아만에서 직접 수출할 때보다 운송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둘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더라도 한국에 미리 저장해둔 물량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 끊김 없는 공급이 가능하다.
셋째, 현지 비축 기지가 있으면 국제 유가 변동이나 시장 수요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최적의 가격에 원유를 판매할 수 있다.
넷째, 대형 유조선(VLCC)으로 한국 거점 기지에 대량 수송한 후 소형 선박으로 인근 국가에 분산 공급하는 방식이 개별 직접 운송보다 경제적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공동 비축' 메커니즘은 외국 기업에 저장 공간을 대여해주고, 유사시 한국이 해당 물량을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상호 호혜적 시스템이다.
◇ 한국의 이득: ‘에너지 안보’와 ‘오일 허브’의 두 마리 토끼
이번 협력 모델은 중동 산유국뿐만 아니라 한국에게도 막대한 전략적 이익을 가져다준다.
외국 국적의 원유라도 한국 영토 내에 보관되어 있다면, 에너지 위기 발생 시 한국이 가장 먼저 이 물량을 확보하여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다.
글로벌 산유국들의 물량이 한국으로 몰리면 한국은 명실상부한 동북아시아의 에너지 거래 및 물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세계적인 산유국들이 한국의 관리 능력과 안정성을 믿고 자산을 맡긴다는 것은 한국의 국가 리스크 관리 역량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계기가 된다.
◇ 한국 정유 산업에 주는 시사점
산유국들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현재의 비축 용량을 확대하고 스마트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더 많은 물량을 유치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산유국과의 저장 협력이 강화되면 국내 정유사들은 도입 운임 절감 및 안정적인 원유 수급이라는 직접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단순히 저장 공간을 빌려주는 것을 넘어, 원유 거래와 정제, 금융 결제가 동시에 일어나는 종합 에너지 플랫폼으로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