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930억 달러 투입, 54년 만에 유인 달 비행 재개…중국 창어 7호와 충돌코스
한국 큐브위성 탑승·2040년 우주 경제 1조 달러 시대…달이 화성 가는 관문으로
한국 큐브위성 탑승·2040년 우주 경제 1조 달러 시대…달이 화성 가는 관문으로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르테미스(Artemis) II 임무가 오는 4월 1일을 첫 번째 발사 창으로 잡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발사대 39B에서 최종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 BBC는 30일(현지시각) 이번 발사가 단순한 달 비행 재개를 넘어 달 자원 확보와 화성 진출을 겨냥한 미·중 우주 패권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 남극을 잡아라"…자원 확보 전쟁의 서막
아르테미스 II가 그리는 궤도는 10일짜리 시험 비행이다. 나사 우주비행사 리드 와이즈먼(사령관), 빅터 글로버(조종사), 크리스티나 코크(임무 전문가)와 캐나다 우주청 소속 제레미 한센 등 4명이 오리온(Orion) 우주선에 탑승해 달 표면에서 약 7400㎞ 상공까지 접근한 뒤 지구로 귀환한다. 달 착륙은 없다. 그러나 이 비행이 불러올 파장은 단순하지 않다.
핵심은 달 남극이다.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행성과학자 사라 러셀(Sara Russell) 교수는 "달의 영구 음영 지역에는 상당한 양의 물 얼음이 축적돼 있다"며 "이 물은 식수와 산소 공급은 물론 수소 분리를 통한 우주선 연료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희토류, 철, 티타늄, 헬륨까지 매장된 이 지역은 사실상 우주 광산 지대다.
달을 소유할 수 없다는 1967년 유엔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이 존재하지만, 영국 최초 우주인 헬렌 샤먼(Helen Sharman) 박사는 "일단 그 땅에서 작업을 시작하면 다른 나라는 간섭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선점이 곧 영유다.
중국은 이 현실을 정조준하고 있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오는 8월 창어(嫦娥) 7호를 발사해 달 남극 섀클턴 분화구 인근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2030년 유인 달 착륙, 2035년 달 남극 국제연구기지 건설이라는 로드맵도 이미 공표했다.
지난 2월 중국은 차세대 유인 달 착륙용 로켓 창정 10호 시제품을 발사해 1단 기체 회수와 우주선 비상 탈출 시험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2023년 나사 고위 관계자들은 중국이 2030년까지 달 남극 자원 지역을 선점하고 달에 대한 주권을 주장할 가능성을 공개 경고했다.
달은 화성 가는 전진 기지…930억 달러짜리 장기전
나사의 진짜 목표는 화성이다. 아르테미스 계획 총 투자액은 930억 달러(약 140조 원)에 이른다. 달 유인 착륙은 아르테미스 3호가 수행하는데, 현재 2028년 발사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달 기지에서는 생명 유지 시스템, 전력 생산, 방사선 차폐 기술을 실전 검증한 뒤 이를 화성 탐사에 그대로 이식한다는 구상이다. 영국 과학박물관 우주 담당 책임자 리비 잭슨(Libby Jackson)은 "화성에서 생명 유지 기술을 처음 시험하다 문제가 생기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달은 실패해도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시험장"이라고 말했다.
나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2035년까지 달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합의한 것에 맞서 이보다 5년 이른 2030년까지 달에 최소 100㎾ 용량의 원자로를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미국의 달 전략이 단순한 탐사를 넘어 에너지·자원 인프라 선점 경쟁으로 전환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아르테미스 II에는 한국 기술도 실린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큐브위성 'K-라드큐브(K-RadCube)'가 오리온 우주선에 탑재돼 심우주 방사선 환경을 직접 측정할 예정이다.
학계에서는 "석유와 반도체 다음의 경쟁 대상은 달을 비롯한 우주 자원"이라며 "한국이 에너지·통신·건설 기술 강점을 달 산업에 연결하면 우주 경제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10일 비행이 바꾸는 우주의 판도
아르테미스 II는 착륙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10일짜리 비행이 우주 탐사의 방정식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우주비행사들은 오리온 우주선 안에서 생명 유지 장치, 심우주 방사선 대응, 광통신 시스템을 처음으로 유인 환경에서 점검한다. 이 비행에서 얻는 데이터가 2028년 유인 달 착륙 가능 여부를 판가름한다.
스페이스X는 2025년 한 해에만 165회 발사를 기록해 중국의 92회를 크게 웃돌았다. 민간 우주 산업의 참여가 미국 우주력의 실질적 토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세계 우주 경제 규모가 2040년까지 1조 달러(약 1500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아폴로 시대가 '먼저 깃발을 꽂는 경쟁'이었다면, 아르테미스 시대는 누가 먼저 달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자원을 캐내느냐의 싸움이다. 오는 4월 케네디우주센터를 떠나는 로켓 한 발이 그 판도를 가를 첫 수가 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