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관련 발언 직전 원유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거래가 이뤄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내부정보 이용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4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관련 글을 올리기 약 15분 전 약 5억8000만 달러(약 8643억 원) 규모의 원유 선물 거래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 발언 직전 대규모 거래…시장 급변
FT에 따르면 뉴욕 시간 기준 이날 오전 6시49분부터 6시50분 사이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약 6200계약이 거래됐다. 이는 블룸버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한 금액 기준 약 5억8000만 달러 규모다.
이 거래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7시4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과의 “생산적인 대화”가 있었다고 밝히는 글을 게시했다. 이후 유가는 급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과 유럽 증시는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같은 시점에 거래량도 급증했으며 유가 선물뿐 아니라 S&P500 선물 역시 가격과 거래량이 동시에 뛰었다.
◇ 내부정보 의혹 제기…“이례적 거래”
이번 거래의 주체가 단일 기관인지 복수 투자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시점이 지나치게 절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미국 증권사 시장전략가는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는 어렵지만 대통령 발언 15분 전에 공격적으로 선물을 매도한 주체가 누구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업계에서도 최근 몇 달간 정부 발표 직전에 대규모 거래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펀드 매니저는 “25년 시장 경험상 매우 비정상적인 흐름”이라며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날 아침에 이 정도 규모 거래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 백악관 부인…이란도 “가짜뉴스” 반박
백악관은 내부정보 이용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행정부는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법 이익 추구를 용납하지 않는다”며 “근거 없는 추측은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이란 측도 반응을 내놨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미국과 협상이 있었다는 주장 자체를 부인하며 “가짜뉴스로 금융시장과 원유시장을 조작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 발언 이후 글로벌 증시는 다시 하락하고 에너지 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변동성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 규모 자체는 시장 전체 대비 과도하게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거래 시점과 시장 반응을 고려할 때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 유사 사례 반복…시장 신뢰 흔들
최근 예측시장과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미국의 대이란·베네수엘라 군사행동 시점과 맞물린 대규모 거래가 이어지며 유사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펙츠의 팀 스키로 파생상품 책임자는 “평소보다 큰 거래이긴 하지만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시장 흐름을 완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몇 주간 펀드 자금이 유입되며 투자자들이 유가 상승에 베팅한 상태였고 이같은 포지션이 급격한 가격 변동을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은 정책 발표와 금융시장 사이 정보 비대칭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며 시장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