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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금속’ 텅스텐의 역습... 557% 폭등에 상동광산 '공급망 구세주' 부상

중국 수출 통제에 미사일·반도체 핵심 금속 가격 역대 최고치 경신
알몬티 대한중석, 2단계 확장 로드맵 확정... 미국 방산기업과 공급 계약 체결
원광 채굴 넘어 고부가가치 가공 산업으로 수직 계열화... 영월, 글로벌 소재 거점 도약
상동광산을 운영하는 알몬티 대한중석은 이미 미국 방산기업들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자원 안보의 핵심 린치핀(Linchpin)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상동광산을 운영하는 알몬티 대한중석은 이미 미국 방산기업들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자원 안보의 핵심 린치핀(Linchpin)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중 갈등의 파고가 원자재 시장을 덮치며 '첨단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텅스텐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공급망의 80%를 장악한 중국이 자원 무기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세계 최대급 매장량을 보유한 강원도 영월 상동광산이 서방 국가들의 ‘공급망 구세주’로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각) 중국의 수출 통제 여파로 텅스텐 가격이 1년 새 557% 폭등하며 역대 최고치를 정조준했다고 보도했다. 외신 분석을 종합하면, 상동광산을 운영하는 알몬티 대한중석은 이미 미국 방산기업들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자원 안보의 핵심 린치핀(Linchpin)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 절벽에 중동 분쟁 가세... '리튬 사태' 능가하는 역대급 수급난


텅스텐은 다이아몬드에 비견되는 경도와 초고밀도를 지녀 전차 파괴용 철갑탄, 미사일 탄두, 항공기 카운터웨이트 등 정밀 무기에 없어서는 안 될 '전략 금속'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중동 분쟁 격화는 전 세계적인 군비 확장과 맞물려 텅스텐 수요를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시장 조사 기관 프로젝트 블루(Project Blue)에 따르면, 올해 군사 부문 텅스텐 소비량은 전년 대비 12%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수급 불균형의 핵심은 중국의 공급망 통제다. 지난해 2월 중국 정부가 텅스텐 제품을 수출 통제 목록에 올린 이후, 유럽 텅스텐 기준 가격(APT)은 메트릭톤유닛(mtu)당 225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1년 전보다 5.5배 이상 치솟은 수치로, 같은 기간 금이나 구리의 상승률을 압도한다.

비엠오(BMO) 캐피털 마켓의 조지 헤플 부사장은 "12년 넘게 금속 시장을 지켜봤지만 2021년 리튬 사태보다 지금의 텅스텐 시장이 훨씬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단기간 내 가동 가능한 신규 프로젝트가 부족해 공급 절벽이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잠들었던 거인' 상동의 귀환... 2027년 비(非)중국 물량 40% 책임진다


중국이 장악한 텅스텐 시장의 판도를 바꿀 유일한 대안으로 강원도 영월의 상동광산이 부상하고 있다.

과거 대한민국 수출의 60%를 책임지다 1990년대 중국산 저가 공세에 폐광됐던 상동광산이 30여 년 만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중심지로 부활한 것이다. 알몬티 대한중석은 17일 선광장 준공식을 개최하며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위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상동광산의 경쟁력은 압도적인 데이터로 입증된다. 약 5800만 톤에 달하는 매장량은 전 세계 매장량의 약 10%에 해당하며, 원석의 품위(텅스텐 함량)는 세계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아 채굴 경제성이 탁월하다.
알몬티는 2026년 상반기 1단계 상업 생산을 통해 연간 2300톤의 정광을 확보하고, 이어 2027년까지 설비를 확충하는 2단계 확장을 통해 생산량을 4600톤으로 두 배 늘린다는 로드맵을 확정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상동광산은 중국을 제외한 서방 세계 텅스텐 수요의 40%를 단독 공급하게 된다.

미국 방산 공급망의 '최후 보루'... 첨단 소재 수직 계열화로 부가가치 극대화


상동광산의 가치는 단순한 광석 생산을 넘어 '안보 자산'으로서의 가교역할에 있다. 미국 정부가 2027년부터 국방 조달 시 중국산 텅스텐 사용을 전면 금지함에 따라 서방 방산업계의 시선은 한국으로 쏠리고 있다.

실제로 알몬티는 최근 미국 방산 계약업체인 '텅스텐 파츠 와이오밍(TPW)' 및 이스라엘 '메탈 테크'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미사일과 드론 등 첨단 무기 체계에 투입될 텅스텐 산화물을 매달 최소 40톤 이상 공급하기로 확약했다.

나아가 알몬티 대한중석은 영월 현지에 연간 4000톤 규모의 고순도 산화텅스텐 가공 공장을 건립하여 '광산-정제-첨단소재'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다는 포부다.

이는 반도체 배선 공정용 특수가스나 전기차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첨가제, 우주항공용 특수 합금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광 채굴을 넘어 고순도 가공 기술까지 확보할 경우 한국은 전 세계 텅스텐 밸류체인의 핵심 허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자원 안보'의 이정표... 국가적 지원과 전략적 육성 시급


상동광산의 부활은 대한민국 자원 안보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반도체와 방산 등 국가 핵심 산업의 원료 자급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상동광산이 정상 가동될 경우 한국이 세계 텅스텐 생산의 메카로 도약하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상쇄하는 전략적 완충지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전쟁이 격화되는 만큼,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선 국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영월 일대를 텅스텐 특화 단지로 지정하고 고도 가공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대폭 확대해, 상동광산이 창출할 '희토류급 파급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21세기 전쟁은 '금속의 전쟁'이며, 그 전쟁의 승패는 상동에서 결정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시점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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