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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무충전' 원자력 배터리 떴다… 삼성·SK HBM 전력 대란 '게임 체인저' 가능성은?

美 암페라, 컨테이너형 '토륨 원자로' 공개… 2028년 상용화 목표 양산 돌입
물 안 쓰는 헬륨 냉각·AI 자율 운전 구현… 데이터센터·국방·해운 시장 정조준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와 화화석 연료 퇴출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대형 원전의 한계를 뛰어넘는 '마이크로 원자로' 혁신이 현실로 다가왔다. 공장에서 찍어내 컨테이너로 실어 나르고, 한 번 설치하면 30년간 연료 교체 없이 가동하는 이른바 '원자력 배터리' 시대가 열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와 화화석 연료 퇴출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대형 원전의 한계를 뛰어넘는 '마이크로 원자로' 혁신이 현실로 다가왔다. 공장에서 찍어내 컨테이너로 실어 나르고, 한 번 설치하면 30년간 연료 교체 없이 가동하는 이른바 '원자력 배터리' 시대가 열린다. 이미지=제미나이3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와 화화석 연료 퇴출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대형 원전의 한계를 뛰어넘는 '마이크로 원자로' 혁신이 현실로 다가왔다. 공장에서 찍어내 컨테이너로 실어 나르고, 한 번 설치하면 30년간 연료 교체 없이 가동하는 이른바 '원자력 배터리' 시대가 열린다.
미국 플로리다 소재 에너지 스타트업 암페라(AMPERA)는 지난 9(현지시각) 본사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30년 무충전 가동이 가능한 '토륨 기반 미임계(Subcritical) 마이크로 원자로' 실물 모형을 전격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으로 인한 '전력 쇼크'를 해결할 실질적 대안으로 평가받으며 에너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폭주' 없는 안전 설계… "스위치 끄면 즉시 정지"


암페라가 선보인 원자로의 핵심 차별점은 '미임계 설계'에 있다. 스스로 연쇄 반응을 유지하는 기존 원자로와 달리, 외부에서 중성자를 공급해야만 가동되는 구조다.

즉각적인 제어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중성자 발생 장치(trigger)를 끄면 핵분열이 즉시 멈춘다. 기존 원전이 겪는 '제논 독작용'이나 긴 냉각 시간 없이 즉시 재가동이 가능하다.

폭발 위험 차단도 가능하다. 노심이 스스로 임계 상태에 도달할 수 없으므로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같은 노심 용융(멜트다운) 사고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커터스 스트릿 브라이스 암페라 부사장은 "중성자 발생 장치가 원자로의 액셀러레이터이자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전력 수요에 따라 출력을 미세하게 조정하거나 필요 시 즉각 가동을 중단할 수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토륨과 3D 프린팅의 결합… "공장에서 하루 1대 생산"


암페라는 우라늄 대신 매장량이 풍부하고 핵확산 위험이 낮은 '토륨'을 주연료로 선택했다. 여기에 첨단 제조 기술을 접목해 건설 비용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한, 입자 형태의 핵연료를 세라믹으로 다중 코팅해 3,000℃ 이상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게 설계했다.

3D 프린팅 노심도 혁신이다. 복잡한 격자 구조의 실리콘 카바이드 노심을 대형 3D 프린터로 찍어낸다. 이를 통해 열전달 효율을 극대화하면서도 제작 기간을 단축했다.

40피트 표준 컨테이너 크기로 제작되어 트럭, 기차, 선박으로 어디든 운송할 수 있다. 한 유닛당 약 15MWe(전기 출력)를 생산하며, 두 개를 묶으면 30MWe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력을 충분히 감당한다.

브라이언 매튜스 최고경영자(CEO)"원자로를 발전소가 아닌 공산품처럼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며 "연간 300대 이상의 양산 체제를 구축해 에너지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물 안 쓰는' 원자로… AI24시간 자율 관제


기존 원전의 고질적 문제인 수자원 의존도와 운영 인력 문제도 해결했다.

물 대신 헬륨 기체와 초임계 이산화탄소(sCO2)를 냉각재로 사용한다. 해안가가 아닌 내륙 사막이나 격오지에도 설치가 가능한 이유다.

복잡한 조작 대신 AI 기반 제어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상태를 감시하고 출력을 조절한다. 사용자는 원하는 전력량만 설정하면 된다.

제품을 판매하는 대신 전력 판매 계약(PPA)을 통해 리스 형태로 공급한다. 암페라가 원격으로 운영 및 관리를 전담해 수요처의 부담을 없앴다.

한국형 SMR·HBM 공급망에 미칠 파장은?


암페라의 혁신은 국내 산업계에도 큰 파장을 줄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는 반도체 기업들과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에 '에너지 자립'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

현재 한국은 뉴스케일(NuScale) 등 대형 SMR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나, 암페라와 같은 '초소형·미임계'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전문가들은 암페라가 2026년 비연료 프로토타입을 시작으로 2028년 상용화를 공언한 만큼, 국내 기업들도 관련 부품 소재 및 AI 관제 시스템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규제·동맹·수요… '원자력 배터리' 상용화의 3대 관전 포인트


다만, 암페라의 '토륨 마이크로 원자로'가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세 가지 핵심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인허가 속도다. 기존 대형 원전 중심의 복잡한 규제 대신, 차세대 원자로를 위해 신설된 '10 CFR Part 53' 프레임워크가 얼마나 유연하게 적용되느냐가 상용화 시기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둘째는 빅테크와의 실질적 파트너십이다. 구글, 아마존 등 초거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탄소 중립과 전력 확보를 위해 이 기술을 실제 표준으로 채택할지가 시장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셋째는 반도체 공급망, 특히 HBM 수요와의 상관관계다. AI 서버 가동에 필요한 전력 밀도가 급상승할수록, 전력 소모가 큰 고대역폭메모리(HBM) 생태계에서 '현장 밀착형' 마이크로 원자로의 가치는 수직 상승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이 대형 중앙 집중형에서 '초소형 분산형'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암페라의 시도는 원자력을 '무서운 발전소'에서 '안전한 배터리'로 변모시키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이 같은 파괴적 혁신 기술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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