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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승부수... “호르무즈 파병 안 하면 시진핑 안 만난다” 정상회담 연기 시사

FT 인터뷰서 최후통첩… “중국, 에너지 수혜 입으면서 단속 뒷짐 지면 회담 의미 없어”
3월 말 베이징 회담 불확실성 증폭… ‘파병 압박’과 ‘무역 전쟁’ 결합한 초강수 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0일 한국 부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트럼프는 이달 말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0일 한국 부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트럼프는 이달 말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쟁의 핵심 변수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미·중 정상회담 연기’라는 강력한 외교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 보호를 위한 군사적 기여를 거부할 경우, 이달 말로 예정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베이징 정상회담을 무기한 늦출 수 있다고 경고하며 압박의 수위를 최대로 높였다.

16일(현지시각) 파이낸셜 타임스(FT)와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발언은 무역과 안보를 하나로 묶어 중국의 항복을 받아내려는 트럼프 특유의 ‘거래형 외교’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트럼프의 명분: “공짜 점심은 끝났다… 90% 수혜 입는 중국이 움직여라”


트럼프 대통령은 FT와의 8분간의 전화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를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성사 조건으로 직접 연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31일부터 예정된 베이징 방문에 대해 “우리는 지연될 수도 있다(We may delay)”고 명시했다. 그는 회담 전 베이징의 입장을 명확히 알고 싶다며, 2주라는 시간은 입장을 정리하기에 “긴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필요한 석유의 90%를 이 해협을 통해 조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해협의 수혜를 입는 국가들이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정상회담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너무 늦다”며, 베이징으로 향하기 전 중국이 구체적인 군사적 행동(군함 파견 등)을 보여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 중국의 딜레마: “회담은 절실하지만, 미국의 논리는 왜곡”

중국 외교부는 공식적으로 양국 관계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파병 요구에는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 관측통들은 호르무즈 해협 위기의 근본 원인이 미국의 이란 공습에 있다고 보며, 미국이 전 세계를 분쟁에 끌어들이기 위해 논리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인상과 과잉 생산 능력 조사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정상회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왕이 외교부장은 “대면 회담 기피는 오해와 오판만 초래할 것”이라며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사실 중국은 당초 준비 부족을 이유로 회담을 4월 말로 연기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트럼프의 이번 '연기 시사'가 역설적으로 중국에게 준비 시간을 줄 수도 있지만, '파병'이라는 전제조건이 붙어 있어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 얽히고설킨 '트럼프의 딜': 안보·무역·NATO까지 흔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연기 카드를 단순히 중국만을 향해 휘두르는 것이 아니다.

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프랑스 등 유럽 동맹국들을 향해서도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돕지 않을 경우 “NATO의 미래가 매우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파리에서는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와 중국 부총리 허리펑이 무역 휴전 합의를 위한 실무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의 연기 발언은 이 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압박 수단이기도 하다.

◇ 한국에 주는 시사점: ‘파병 요구’ 피할 수 없는 현실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함께 한국을 직접 거명하며 파병을 촉구한 점은 우리 정부에 극도의 외교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 원유 수입의 약 70% 이상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국내 경제는 치명상을 입는다. 미국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동맹 균열은 물론, 해협 통행 안전을 보장받지 못할 리스크가 크다.

미·중 정상회담이 연기되면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한국의 대중·대미 수출 전략도 전면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역시 파병 문제로 고심 중인 만큼, 한국은 일본 및 다른 동맹국들과 공조하여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대한 공동 대응 논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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