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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로 한·일 주식 시장 취약점 드러났다...美 매도·아시아 매수 전략 전환점”

3월 4일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여파로 역대 최대 폭으로 폭락해 5100선마저 내줬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98.37포인트(12.06%) 내린 5093.54에, 코스닥은 159.26포인트(14.00%) 급락한 978.44에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3월 4일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여파로 역대 최대 폭으로 폭락해 5100선마저 내줬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98.37포인트(12.06%) 내린 5093.54에, 코스닥은 159.26포인트(14.00%) 급락한 978.44에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한국과 일본 주식 시장의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동안 수익성이 높았던 주식 전략 중 하나인 ‘미국 매도-아시아 매수’를 재검토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며 전략적 전환점이 왔다는 관측이다.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시아 주식 지표인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이번 주 약 6% 하락했다. 미국 S&P500 지수의 하락률 0.1%와 비교해 하락폭이 크다.

글로벌 펀드의 아시아 자금 로테이션이 반전, 달러 강세와 더불어 안전자산인 미국으로 다시 자금이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중동 전쟁은 아시아 주식 시장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 각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 수송 의존도가 높다는 리스크 때문이다. 공급 충격이 장기화되면 주요 수출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최근 인공지능(AI) 주도 상승장에서 쌓인 이익을 실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지난 1년간 상대적으로 크게 오른 한국과 대만에서 쏟아지고 있는 매도 주문이다.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 헤베 첸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자본은 확실성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미 순환은 진행 중이며, 이번 주 달러 강세가 스마트머니의 향방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중국과 일본, 한국, 대만은 모두 순수하게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완충재가 없다. 원유 쇼크는 서방보다 아시아에 훨씬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주식시장의 호재였던 AI용 하드웨어 산업에 대한 매력, 상대적 저평가, 이익 증가가 지정학적 문제로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북해 브렌트 원유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아시아 시장의 강점을 둔화시키고 있다.

첸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AI를 위한 설비 투자 관련 투자자들에게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은 결정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자본 비용이 상승하고 동시에 성장 가시성이 사라진다면 아시아 인프라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에 따르면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 수입국이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20% 상승할 경우 아시아 기업 이익이 2%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 중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취약성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수송 경로 혼란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비축량이 많고 러시아산 원유 접근성도 용이하기 때문에 다소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공급 우려가 커지자 자국 내 최대 정유사에 경유와 휘발유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

나티시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는 “일본과 한국은 원유 수입의 60% 이상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하고 있어 더 다양한 분야에서 큰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며 아시아에 대한 경제적 영향은 원유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건설, 금융, 방위 분야까지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원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금융 환경의 긴축과 대외 수지 악화를 통해 아시아 주식 전망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클레이즈 글로벌 리서치 부문 회장 아제이 라자디아크샤는 4일 블룸버그 TV에서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이며, 미국은 중동산 원유에 거의 의존하지 않는다”라며 “유럽도 그렇지만,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중국과 한국, 일본 같은 아시아 강대국들”이라고 말했다.

다만 심리 급변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는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판단을 '중립'에서 '매력적(Attractive)'으로 상향 조정했다. 역사적인 20% 조정과 최근 변동성은 펀더멘털 악화가 아닌 기술적 반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자 5일 한국과 일본 증시는 반등했다.

알피니티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클라이언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엘프레다 욘커는 “현재 아시아 시장의 매도는 지정학적 리스크뿐만 아니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한국과 같은 일부 아시아 시장은 최근의 강력한 상승세와 이에 따른 높은 밸류에이션을 배경으로 당장 영향을 받기 쉽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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