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퓨리 작전 일주일 만에 차남 모즈타바 전격 승계… 혁명수비대, 총보복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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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에픽 퓨리' 작전… 하메네이 일가, 관저에서 전원 피격
지난달 28일 새벽,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 수행한 정밀 타격 작전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가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를 강타했다. 이 작전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자신의 관저에서 사망했다. 이스라엘 채널12와 AP통신 등 복수 외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공습 희생자는 이란 내에서만 700명을 웃돌며, 부셰르 공항에 계류 중이던 민간 항공기 수십 대도 잿더미로 변했다.
하메네이의 딸과 사위, 손녀 등 직계 가족도 이날 목숨을 잃었다. 그의 배우자 만수레 코자스테 바게르자데 역시 부상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텔레그램 공식 채널을 통해 하메네이의 시신이 성지 마슈하드에 안치될 것이며, 테헤란에서 국장급 영결식을 거행한다고 공표했다.
이번 작전의 직접적 명분은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던 핵 협상 결렬과 이란의 우라늄 농축 재개 정황이었다. 미·이스라엘 양측은 이란이 핵 합의 틀을 사실상 파기했다고 판단하고 선제 타격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초고속 승계'… 모즈타바, 혁명수비대 등에 업고 최고지도자 올라
최고지도자의 갑작스러운 공석은 아야톨라 알리레자 아라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수장으로 구성된 3인 임시 지도부 위원회가 대행했다. 전문가 회의는 권력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신속히 움직였고, 4일(현지시각)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호세이니 하메네이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공식 선출했다.
모즈타바는 오랫동안 이란 권력의 이면에서 혁명수비대 계열 대형 경제 조직들을 관리하며 막대한 자금력과 조직망을 구축해 온 인물이다. 그가 이번 승계에서 혁명수비대의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낸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선출'이 아닌 사실상의 '세습'에 가까운 권력 이양 방식은 이란 내부에서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걸프 전역으로 번진 불똥… 두바이 미 영사관까지 피격
공습 직후 이란의 대응은 즉각적이었다. 이란군은 미사일을 발사해 두바이, 아부다비, 카타르, 바레인 등 걸프 주요 거점을 차례로 정조준했다. 지난 3일에는 드론이 두바이 주재 미국 영사관에 직격해 화재가 발생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공격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직원은 모두 안전하다"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대화의 문을 두드리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라고 못 박으며 강경 노선을 분명히 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역시 최고지도자의 죽음에 대한 총보복을 천명한 상태여서, 당분간 중동은 외교보다 무력 충돌이 전면에 서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에너지 대란… 라스라판·라스타누라 동시 타격에 유가 출렁
에너지 시장은 전면적인 공급망 붕괴 위기 앞에 서 있다. 이란의 보복 공세로 카타르의 라스라판(Ras Laffan) 액화천연가스(LNG) 단지가 피격돼 생산이 일시 중단됐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라스 타누라(Ras Tanura) 정유 시설 역시 드론 공격 여파로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두 시설은 세계 LNG 및 원유 공급의 핵심 인프라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 고조가 맞물리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80달러(약 11만 8400원)를 돌파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상승)의 덫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동 불길, 한국 덮치나… 에너지 수입국·방산 수출국의 두 얼굴
이번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양면적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유가 급등은 무역수지 악화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한국은행 내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할 때마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약 0.1∼0.2%포인트 추가 압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가가 100달러(약 14만 8000원) 선을 재진입할 경우 수입 물가 상승→생산 비용 증가→수출 경쟁력 저하라는 악순환이 현실화될 수 있다.
반면 방위산업 분야에서는 기회 요인도 교차한다. 중동 유사국들의 방산 수요가 급증하는 국면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 업체들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사태 발발 이후 중동 복수 국가로부터 방산 물자 공급 가능 여부를 타진하는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업계 관계자를 통해 확인됐다. 주요 방산 기업들은 현재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하며 수출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모즈타바 체제의 최대 시험대… 연착륙이냐 분열이냐
금융권 안팎에서는 모즈타바 체제가 단기 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를 향후 중동 정세의 최대 변수로 지목한다. 그가 서방의 대이란 제재망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중국과의 에너지 거래를 강화하고, 군부 주도의 계획경제 체제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과의 충돌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점도 전선 확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란의 최고 권력 이양은 단 한 차례, 1989년 호메이니 사망 이후 하메네이로의 승계가 유일했다. 세습에 가까운 이번 권력 이양이 이란 내부 강경파와 온건파의 균열을 어떻게 봉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메네이라는 이름은 사라졌지만, 그가 36년간 구축해 온 혁명수비대 중심의 권력 구조는 아직 건재하다. 모즈타바는 아버지의 유산을 발판으로 권좌에 올랐지만, 붕괴 직전의 민생 경제와 외부의 포위 압박이라는 이중 딜레마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처지다. 세계는 지금 이란의 다음 행보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그 선택이 호르무즈 해협의 개폐를 결정짓고, 나아가 세계 경제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