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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방, 中 희토류 독주 깨려면 '가공 지식'부터 탈환해야

금융 지원 편중된 서구 정책의 맹점… 가공 전문성·지적 재산권·인재 파이프라인 실종
특허와 공정 화학이 곧 국가 안보… "광석 소유보다 공정 소유권이 더 전략적"
희토류 경쟁의 본질은 단순한 자원 확보가 아니라, 광석을 분리하고 정제하여 고성능 자석으로 만드는 ‘처리 능력’의 싸움이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희토류 경쟁의 본질은 단순한 자원 확보가 아니라, 광석을 분리하고 정제하여 고성능 자석으로 만드는 ‘처리 능력’의 싸움이다. 사진=AP/뉴시스
서방 정부들이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 독점에 대응하기 위해 국권 기금과 보조금 등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핵심인 ‘가공 역량’ 재건에는 실패하고 있다는 날카로운 지적이 제기되었다.
희토류 경쟁의 본질은 단순한 자원 확보가 아니라, 광석을 분리하고 정제하여 고성능 자석으로 만드는 ‘처리 능력’의 싸움이라는 분석이다.

1일(현지시각) 이클립스 메탈스의 칼 포팔(Carl Popal) 집행 의장은 에너지 전문 매체 리얼클리어 월드를 통해 서방의 사고방식 전환을 촉구했다.

◇ 40년간 방치된 가공 전문성… 중국의 지배력은 ‘인재와 특허’에서 나온다


서방이 직면한 진짜 위기는 자본의 부족이 아니라 가공 전문성과 지적 재산권(IP)의 부재에 있다. 중국의 희토류 패권은 지난 수십 년간 국가 지원 아래 축적된 분리 특허, 대학과 산업을 잇는 통합 프로그램, 그리고 장기적으로 유지된 전문 인력에 기반한다.

반면 서방은 지난 40년 동안 수익성을 이유로 처리 능력을 해외로 이전하며 관련 노하우가 쇠퇴하도록 방치했다.

포팔 의장은 "중국과 단순한 채굴량(톤수)으로 경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첨단 방산 시스템과 로봇공학에 필수적인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디스프로슘 등 자석 등급 산화물 제조 능력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공정 화학이 곧 무기… 파일럿 플랜트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지정해야


보고서는 서방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한 4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 공정 화학의 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 광석을 소유하는 것만큼이나 이를 분리하는 지적 재산권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둘째, 수소금속학(Hydrometallurgy) 인재 파이프라인의 재구축이다. 대학 내 희토류 중심 교수직을 신설하고 국립 연구소와 연계된 견습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희토류 파일럿 플랜트(시험 생산시설)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간주해야 한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본 공장을 짓기 전, 불순물 관리와 자석 등급 인증을 반복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야 개발 일정을 단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분리부터 산화물 정제까지 이어지는 하류(Downstream) 공정을 방위 공급망과 통합하여 안전한 동맹 관할구역 내에 구축해야 한다. 국내 분리 능력이 없는 채굴은 취약성을 해결하지 못하고 지렛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한국 산업계와 정책 당국에 주는 시사점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역시 자본 투입을 넘어선 ‘기술 주권’ 확보가 시급하다.

원석 확보를 위한 자원 외교와 병행하여, 고순도 희토류 분리 및 자석 제조 공정 기술을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하고 관련 특허 확보에 전폭적인 R&D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기술이 없으면 원석을 가져와도 다시 중국에 정제를 맡겨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화학공학과 금속공학 분야에서 희토류 및 핵심 광물 정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 대학원을 확대해야 한다. 현장에서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형 인재 확보가 중국과의 속도전에서 승패를 가를 것이다.

미국(국방생산법), 호주(CSIRO), 유럽(중요원료법) 등이 추진하는 가공 역량 재건 움직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한국의 강점인 정밀 화학 및 소재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동맹국 공급망 내 '중류(Midstream)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공동 연구 센터 설립을 통해 외부 IP 의존도를 낮춰야 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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